2012. 12. 25. 06:10

서수민PD해명 정태호 쫄지 마라가 정답인 이유

개그콘서트에서 대통령에 대해 코미디를 한 정태호에 비난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욕을 한 것도 아니고 당연히 할 수 있는 발언을 한 정태호를 비난하는 이들은 마치 대통령은 신성한 존재이고, 무조건 신격화되어야 하는 존재 정도로 인식하는 듯합니다. 

 

개콘을 이끄는 서수민 피디는 논란이 거세지자 직접 해명을 하며 멋진 말을 남겼습니다. 권력에 휘둘려 이 정도의 풍자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된다면 최악이 될 수밖에 없다는 발언은 당연하니 말입니다. 더욱 두 후보 모두를 대상으로 새로운 대통령이 누가 되든 동일한 발언을 준비했다는 점에서 박 후보 지지자들의 비난은 황당하기만 합니다.

 

풍자개그에 비난이 쏟아지는 현실이 두렵다

 

 

 

 

 

개인적인 인격을 모독하거나 비난을 한 것도 아닌 통상적인 권력자에 대한 풍자에 그친 개콘의 '용감한 녀석들'이 비난을 받는 것은 의외입니다. "절대 권력에 감히 풍자를 하다니"라는 생각을 한다면 그들은 조선 시대로 돌아가야만 할 겁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에는 대학도 나오지 않은 대통령은 대통령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비난을 하던 무리들이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가 대통령이 되자 신격화하듯 과보호하는 모습은 황당하게 다가오니 말입니다. 인격적인 모독을 하는 것도 아닌, 권력을 가진 자들이 국민들을 위해 보다 최선을 다해 달라는 부탁이 과연 비난 받을 일인지 궁금할 정도입니다.

 

"이번에 대통령이 된 박근혜님 잘 들어. 당신이 얘기했듯이 서민들을 위한 정책, 기업들을 위한 정책, 학생들을 위한 정책 그 수많은 정책들 잘 지키길 바란다. 하지만, 한 가지는 절대 하지마라. 코미디. 코미디는 하지마. 우리가 할 게 없어. 왜 이렇게 웃겨. 국민들 웃기는 것 우리가 할테 니까, 나랏일에만 신경쓰기 바란다"

'용감한 녀석들'의 정태호가 자신의 코너에서 대통령 당선자에게 직설적으로 부탁을 하고 있었습니다. 당연히 극중 캐릭터에 맞는 방식으로 충실하게 자신의 발언을 했다는 점에서 이는 그동안 그들이 해왔던 풍자 개그의 연장 일뿐이었습니다.

 

대통령 선거에 나서 다양한 정책들을 내놓았으니 다른 것은 하지 말고, 자신이 국민들을 위해 내놓은 정책에 충실 하라는 발언은 국민 모두가 할 수 있는 부탁이었습니다. 정책만 내놓고 국민들을 위한 정책은 실천하지 않는 이들과 달리, 이번에는 국민들을 위해 충실하게 대통령 직을 수행하라는 외침이 과연 비난 받을 일인가 말입니다.

 

"내 트위터에도 집단 공격을 받고 있다. 문재인 후보 버전도 제작해뒀다가 방송한 것인데, 이 정도 말도 못할 정도면 앞으로는 더 힘들지 않을까 걱정 된다"

"녹화했을 때(19일 저녁 7~9시)가 대선 결과를 알 수 없는 시간이었기 때문에 정씨 뿐 아니라 최효종씨 개그도 박 당선자와 문재인 후보에 대한 버전을 다 만들었다. '박근혜 잘 들어'와 '문재인 잘 들어'로 주어만 달리했을 뿐 내용은 같았다"

 

"내용적으로도 이번 대선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그동안 개콘 등에서도 '정치가 웃긴다'는 풍자는 광범위하게 많이 있었다. 특정 후보(박근혜)를 타겟으로 놓고 한 것이 아니었다"


"진정한 정치를 펼쳐달라는 당부의 말이었는데 이렇게 문제가 될 줄은 몰랐다. 많은 분들이 열 받아 하는 것 같은데, 과연 이렇게 열 받아 할 일인지 의문"

"통상 정권 말에 시사개그를 하고, 정권 초엔 잘 안하지만, 우리는 반대로 지난 총선과 대선기간 동안 일부러 시사적 색깔 안 띠었다. 비겁해보일 수도 있다. 우리 프로그램이 선거에 영향 미칠 수 있기를 원치 않았다. 선거 결과 이후에 목소리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 누가 되든 국민 절반이 이런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것을 당선자가 안고 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논란이 거세지자 개그 콘서트의 서수민 피디가 해명이 나섰습니다. 그리고 서 피디가 밝힌 내용을 보면 왜 비난을 하는지 정말 이해할 수 없게 합니다. 박근혜 당선자만이 아니라 문재인 후보 버전까지 동일하게 만들어진 상황에서 이는 특정인을 위함이 아닌 새로운 대통령에게 주문을 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비난 받을 행동이 아니라는 것이지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새로운 대통령에게 국민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라는 주문이 이렇게 비난 받을 일인지 이해가 안 되는 군요. 만약 문재인 후보가 당선자가 되고, 개콘에서 동일한 방식으로(그렇게 나기기로 녹화가 되었으니) 방송이 되었다면 어땠을지 궁금할 정도네요.

"'용감함을 가장한 만용'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하지만 정씨가 특정 지역 출신이라 그렇다는 등의 편 가르기 식 주장은 맞지 않다. 여러 반응이 있다는 것에 대해 앞으로 당선인이 풀어야하지 않겠느냐. 이런 격한 반응에 (제작진이나 출연진이) 겁먹을 수 있는 것도 지금의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 대해 박근혜 당선인이 잘 안아주셨으면 좋겠다"

"그 때 그 때 필요할 때 개그프로그램에선 정치풍자를 해나갈 수 있다. 다만, 약간 쪼이고 겁이 나긴 한다. 정태호씨한테도 (사전에) '내용이 세다, (선거 직후라) 더 세게 느껴질 것이나, 어떤 반응이 나와도 쫄지 말라'고 당부해두긴 했다"

마지막으로 서 피디가 편 가르기 식 주장이 잘못되었다고 지적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당선인 개인에 대한 비난이나 비방이 아니라, 후보로서 내놓은 국민들을 위한 정책을 잘 이행하라는 발언이 뭐가 잘못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감히 신성불가침의 대상이라도 되는 듯 감싸기에만 나서는 모습은 결과적으로 당선인을 더욱 비난하게 만드는 이유가 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할 겁니다.

 

이 정도의 풍자도 받아들이지 못하고 이런 식의 비난이 폭주하는 것은 그동안 대선 과정에서도 드러났던 '독재'라는 비난이 허튼 것이 아닌 사실이라고 증명하는 것과 다름없으니 말입니다. 지지자들 스스로 부정해야 할 상황을 긍정으로 이끌고 있다는 사실에 부끄러워해야만 할 겁니다.

 

방송이 나가기 전 이미 비난을 받을 수도 있다며 "쫄지 말라"고 정태호에게 당부했다는 서수민 피디가 정답일 수밖에는 없습니다. 어떤 권력이든 당당하게 감시하고 국민들을 위해 정당한 발언을 하는 것이 방송의 역할이라는 점에서 서수민 피디의 "쫄지 마라"발언은 당연했으며, 정답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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