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1. 8. 06:10

비 특급호텔 스위트룸 논란의 핵심은 비가 아니라 국방부인 이유

2013년 들어서자마자 비는 연일 화제의 중심에 서고 있습니다. 김태희와의 열애설에 이어 연예사병 복무와 관련된 논란으로 비난의 십자포화를 맞고 있습니다. 대중들의 심리 중 하나인 잘난 자에 대한 비난 여론이 비에게 쏟아지는 것은 일면 그럴 듯합니다. 

 

비가 현재 받고 있는 특혜에 대해 군에서는 특혜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들이 주장하는 것을 생각해보면 비 정지훈 만이 아니라 연예사병에게 일상적으로 주어지는 것이라는 점에서 비를 비난할 수는 없어 보입니다. 근본적으로 군에서 운영하는 연예사병에 대한 대우 전반에 대한 논의가 절실한 문제이니 말입니다.

 

왜 국방부가 아닌 비만 비난 하는가?

 

 

 

 

비에 대한 비난이 연일 강도 높게 이어지는 상황에서 대중들의 시선 역시 차갑기만 합니다. 군 연예사병 전반에 대한 비판으로 확대되기는 하지만 언론은 상징적인 스타인 비에 대한 비난만 쏟아내고 있다는 점은 문제일 수밖에 없습니다. 

 

 

비의 휴가 일수가 일반병과 비교해 너무 과다하다는 말에 대해 분명 잘못이라고 봅니다. 하지만 비보다 큰 존재감을 보이지 못하는 붐이 사실적으로 더 많은 휴가 일수를 사용한 인물이었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비만 비난하는 것도 이상할 겁니다. 비만 비난하고 있지만 중요한 것은 비만이 아니라 연예사병들 모두가 비와 동일하게 혜택을 받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최근 공개된 연예사병들의 일상이라는 사진 속에 드러난 모습은 많은 이들의 분노를 불러왔습니다. 명품을 입고 군인과는 거리가 먼 그들의 모습에 많은 이들과 과연 군대에 들어간 것인지 놀러간 것인지 알 수가 없다는 불만은 당연합니다.

 

연예사병이라는 단어 자체가 문제라는 지적과 함께 잘못된 인식이 연예인들을 더욱 힘겹게 한다는 한 연예인의 발언은 말 그대로 자신들의 입장일 뿐이었습니다. 연예사병이 주말도 쉬지 못하고 전국을 돌아다니며 누구보다 힘겨운 시간들을 보내고 있다는 그의 주장을 보고 군 생활을 했던 이들이라면 당혹스러움을 느꼈을 듯합니다. 군인들이 일요일에 쉬는데 연예사병은 일요일에도 일한다는 주장만큼 황당한 것은 없으니 말입니다. 농도의 문제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연예사병들과 일반병들을 동급으로 놓고 자신들을 옹호하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 올 뿐입니다.

 

각자의 입장에서 보면 모두가 비난의 대상일 수밖에 없을 겁니다. 하지만 연예인들이 군입대를 해서 연예사병으로 활동하며 특별한 대우를 받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일반병들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높은 휴가 일수만으로도 그들에게 불만을 토로할 수밖에는 없으니 말입니다. 훈련 없이 자신들이 해왔던 일들을 지속하는 것만으로 그런 특혜를 주는 것이 과연 정당한가라는 불만은 자연스러우니 말입니다.

 

논란에 대한 서로의 시각 차이에 대한 문제는 단순히 각자의 입장만 내세워서 해결 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닐 것입니다. 과연 연예사병이라는 제도가 필요한지, 필요하다면 그들의 처우가 어느 정도여야 하는지에 대해 구체적인 고민들과 근본적인 논의가 필요한 문제이니 말입니다.

 

 

다시 언론에 의해 논란이 되고 있는 비 문제로 돌아 와보면 사태의 심각성에 대해 고민하게 됩니다. 지난 해 5월 31일부터 3일간 제주도에서 진행된 '2012 디지털케이블 tv쇼'에 비가 참석했고 해당 기간 중 1박 60만원이나 하는 특급호텔 스위트룸에 투숙했다는 기사는 경악스럽습니다.

 

"행사 당시 정지훈 상병을 비롯한 행사 출연진과 홍보원 직원, 행사 관련 직원까지 약 40여 명이 객실에 나눠 숙박했다. 정지훈 상병의 개별의지로 숙박한 것은 아니다. 간부 지시를 따른 것이므로 내규 위반이라고 말할 수 없다"

논란이 거세지자 국방부는 즉시 사실 관계에 대해 해명을 했습니다. 비만이 아니라 다른 직원들 포함해 40여 명이 객실을 나눠 숙박했다는 발언입니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비 정지훈에게만 특혜가 주어진 것이 아니라 함께 한 모두가 같은 호텔에 숙박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문제는 비의 의지가 아닌 국방부 간부의 지시에 따라 참석한 모든 이들이 특급 호텔에 투숙했다는 점입니다. 국방비로 지원된 숙박을 왜 특급 호텔에서 해야만 했는지 해명은 없는 그저 국방부의 일로 이야기하는 그들의 시각이 문제입니다.

 

"공연팀에 대해 지원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당시 행사는 대규모로 열려서 국방홍보원 담당자들에게도 행사 공식 숙박업소인 신라, 롯데, 하얏트와 같은 특급호텔을 지원했어야 했다. 그러나 숙박시설이 모자라 오히려 주변일대 등급이 낮은 C호텔을 제공했다"


"행사가 3일간 이뤄졌고 무료 공연 및 자선 걷기대회 등 이틀동안 행사에 연예사병들이 참가했기 때문에 숙박은 불가피했다. 협회는 비를 포함한 연예사병들의 숙박비용 지원 명목으로 일부를 지원했을뿐이다"


"국방홍보원에 타 회원사 및 공연팀 수준에 부합하도록 일정 기준에 맞춰 숙박비용을 지원했을 뿐, 객실 등급 조정 등은 전혀 관여한 바도 없고 아는 사실도 없다"

주체한 협회 역시 자신들의 행위가 잘못된 것은 없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비에게 주어진 숙박은 잘못된 것이 아닌 정당한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다른 참가자들과 달리, 비는 C급 호텔이 주어졌다는 점에서 특혜라고 볼 수는 없다는 입장입니다.

 

국방부 역시 케이블 협회 가입되어 있다는 점에서 그들의 참가가 문제가 될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협회 측의 주장대로 A급 호텔이 아닌 C급 호텔을 국방부에 지원을 했다면 이 역시 문제는 아닐 겁니다. 문제는 비가 과연 하루 60만원이나 드는 스위트룸에 묵었냐는 점입니다.

호텔에서 묵은 것이 군인으로서는 특혜에 가까운 일일 수밖에 없지만, 행사의 특성상 어쩔 수 없는 것이라면 이는 비난의 대상이 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비가 다른 국방부 홍보 직원들과 달리, 스위트룸에서 묵었다면 이는 비를 위한 특혜 일 수밖에는 없습니다. 왜 일반 룸이 아닌 스위트룸을 사용해야 했는지에 대해서는 비난을 받을 수밖에 없으니 말입니다.

 

비가 하루에 60만원이나 하는 스위트룸에 묵은 것조차 국방부에서 문제없다고 한다면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접근이 필요할 것입니다. 국방부가 하는 뮤지컬의 경우 군인들을 위함이 아닌 오직 대외 행사의 연장일 뿐입니다. 수익을 위함인지 일반 시민들에게 군을 홍보하기 위함인지가 모호한 이런 뮤지컬이 연이어 지속된다는 사실도 대중들은 이해하기 힘들기만 합니다.

 

군 입대를 기피하던 연예인들을 연예사병으로 활용하며 입대 문제를 해결했다는 것만으로 이런 문제가 해결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기본적으로 연예인들의 군 입대가 곧 연예사병으로 인식되는 상황에서 그들의 군 입대는 더 이상 대단한 이야기가 될 수는 없습니다. 군인인지 일반인인지 분간하기 힘든 그들의 행위로 인해 연예인의 군 입대는 특별한 행위도 아니니 말입니다.

 

이렇게 대중들의 비난이 거센 상황에서 기본적으로 연예사병 제도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이 시작되어야 할 겁니다. 연예인들만의 특혜 공간이 아니어야 하고,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수준의 혜택이 주어져야 할 겁니다. 그렇지 않고 현재처럼 진행되는 연예사병은 지속적인 논란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현재 비에게 쏟아지는 비난은 비겁하게 다가옵니다. 비가 아닌 국방부의 행동에 대해 비난을 해야만 하는 언론들이 그저 비만 집중해 비난하는 것은 근본적인 해결에 대한 고민은 전혀 없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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