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1. 11. 14:02

유승호 보고싶다 통해 진정한 연기자로 거듭났다

광기에 휩싸인 강형준을 연기한 유승호에 대한 호평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아역으로 시작해 성인이 되어가는 유승호에게 이번 작품인 '보고싶다'는 중요했습니다. 아직도 아역 이미지를 완벽하게 벗지 못한 그가 성인 연기자로서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 바로 '보고싶다'였으니 말입니다. 

 

극 초반 유승호에 대한 평가는 그리 좋지는 않았습니다. 여전히 아역 이미지를 벗지 못하고 있다는 혹평이 이어졌으니 말입니다.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내야 하는 해리 역으로 유승호는 맞지 않는다는 이야기들도 많았고, 이런 불편한 시선은 중반을 넘어설 때까지도 이어져왔다는 점에서 그에게는 쉽지 않은 도전이었습니다.

 

유승호 진정한 연기자로 거듭나게 하는 보고싶다

 

 

 

 

이번 주 방송된 '보고싶다'는 정우와 수연의 달달한 연애와 함께 형준의 독기 품은 광기가 핵심이었습니다. 점점 이성을 잃고 광기만 가득해져 가는 형준의 모습은 섬뜩하게 다가왔으니 말입니다. 자신이 가지지 못하는 것은 모두 파괴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그가 노리는 것이 바로 수연이라는 점에서 이런 불안은 더욱 커질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한태준의 광기에 숨죽여 살아야 했던 어린 형준은 어머니의 보호가 가장 중요했지요. 아버지가 죽은 후 형준에게 남겨준 재산을 탐내는 태준을 피해 도망을 치던 형준은 사냥개에게 물려 다리에 큰 상처를 입게 되었습니다. 그런 상처를 안고도 도피를 해야만 했던 그에는 두려움과 고통의 시간들이었습니다.

 

어머니가 구해줄 것을 기다리며 더러운 방에서 숨어있어야 했던 그에게 구원처럼 다가왔던 것이 비라 수연이었지요. 당시 살인자의 딸이라는 놀림을 받으며 살아야 했던 수연이 정우를 만나며 새로운 삶을 시작하던 즈음 형준도 만나게 된 것이 현재의 악연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지옥과도 같은 상황에 처한 자신에게 손을 내밀어준 수연에게 호감을 가진 형준은 결국 위기에 처한 수연을 데리고 도피하는데 성공합니다.

 

자신의 어머니의 지시로 인해 납치가 되어 끔찍한 상황에 처했던 수연을 죽이지 않고 살렸다는 것만으로도 형준에게 감사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수연에 대한 형준의 마음은 사랑보다는 집착에 가까웠습니다. 수연을 데려가기 위해 그녀를 찾는 김 형사를 죽이고, 그녀를 애타게 찾는 정우와 어머니의 소식마저 단절시켜 오직 자신만을 바라보며 살도록 한 형준의 모습은 경악스럽기까지 합니다.

 

어린 나이에 이미 자신의 앞길을 막는 이를 죽인 경험을 가진 형준은 프랑스에서도 동일한 살인을 저질렀습니다. 자신이 사용하던 이름 해리 보리슨이 입양되어 폭력을 당했던 양부모를 죽인 것이지요. 방법도 김 형사를 죽인 것과 동일했다는 점에서 형준은 어린 시절부터 잔인함이 가득했던 듯합니다.

 

그런 잔인함이 불안할 수밖에 없었던 어린 시절의 기억들과 경험에서 기인한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지요. 그런 힘겨움에서 자신을 살리기 위해 누군가를 죽여야 하는 존재가 되었다는 점에서 그에게도 동정의 여지는 분명합니다.

형준이 복수의 대상으로 삼았던 한태준을 압박해가지만 그가 내민 최강의 카드는 그를 혼란스럽게 만들었습니다. 어머니에 대한 복수심에 들끓었던 형준은 어머니가 살아 있다는 사실이 오히려 고통으로 다가왔지요. 복수의 대상이 사라졌다는 사실은 그에게 한태준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호하게 만들었으니 말입니다.

 

한태준만이 아니라, 자신의 것이라 생각해왔던 수연이 정우를 잊지 못하고 그를 다시 사랑하게 되었다는 사실은 형준을 분노하게 합니다. 철저하게 정우 소식을 막고 왜곡된 사실을 주입시키며 수연을 사육해왔던 형준으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상황이 벌어졌으니 말입니다.

 

어머니와 수연의 복수라는 미명아래 많은 사람들을 죽인 형준으로서는 자신이 한 행동 모든 것이 아무런 의미도 없게 되었고, 이런 분노는 곧 수연에 대한 복수로 이어지게 되었지요.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는 어머니에 실망하고 자신을 떠난 수연에게 복수를 다짐하는 형준의 광기는 보는 이들마저 두렵게 만들었습니다.

 

 

초반과 달리, 중반을 넘어서며 본격적으로 형준의 캐릭터가 광기를 뿜어내며 유승호의 연기력도 인정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그동안 어린 아이로만 여겨지던 유승호가 진정 사나이의 눈빛을 보이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여전히 어린 얼굴을 하고 있지만, 그가 보여준 강형준이라는 캐릭터는 더 이상 유승호가 어린 아역 배우가 아님을 명확하게 했습니다.

분노와 광기를 모두 지닌 채 섬뜩한 표정마저 잃지 않는 사이코패스 연기를 능숙하게 하는 유승호는 '보고싶다'를 통해 진정한 성인 연기자로 거듭나게 되었습니다. 이 드라마는 분명 박유천을 위한 박유천의 드라마라는 사실을 부정할 수는 없습니다. 그가 보여준 탁월한 연기력은 아이돌 출신 연기자라는 가치가 무의미함을 잘 보여주고 있으니 말입니다.

 

박유천과 윤은혜의 러브라인이 강화되고 많은 이야기들이 흥미롭게 전개되는 과정에서 유승호의 매력은 더욱 빛을 발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연기를 해왔던 유승호가 성인으로서 아역과는 다른 연기를 어떻게 보여줄지 궁금해 하거나 불안해했던 이들에게는 '보고싶다'를 통해 진정한 유승호라는 배우를 발견했을 듯합니다.

 

 

모든 것을 갖춘 젊고 매력적인 자산가인 해리 보리슨과 가슴 속에 가득 담아둔 광기와 분노를 품고 있는 강형준이라는 두 가지 얼굴을 능숙하게 보여준 유승호의 연기는 매력적이었습니다. 결코 쉬운 연기가 아님에도 스스로 극한의 경험이라도 하듯 드라마를 통해 성장하는 유승호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그의 열정은 칭찬받아 마땅했습니다.

 

남은 2회 동안 어떤 이야기가 전개될지 알 수는 없습니다. '보고싶다'가 정우와 수연의 아름다운 사랑으로 마무리될지, 아니면 형준으로 인해 모두가 죽는 슬픈 결말로 이어질지 알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까지도 눈을 뗄 수 없는 것은 박유천이 보여준 매력적인 연기와 윤은혜와 유승호의 재발견이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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