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1. 12. 09:03

임형주 100억 기부가 반가우면서도 아쉬운 이유

팜페라테너 임형주가 사비 100억을 기부해 대안유치원을 개관했다고 합니다. 이런 임형주에게 많은 이들이 찬사를 보내는 것은 당연합니다. 결코 기부라는 행위가 쉬운 일은 아니니 말입니다. 그것도 상상도 할 수 없는 100억이라는 금액을 교육을 위해 선뜻 기부를 했다는 사실은 칭찬받아 마땅하니 말입니다. 

 

임형주의 대단한 기부에도 많은 이들이 아쉬워하는 것은 그 규모와 운영의 형태가 아쉬움으로 다가오기 때문일 것입니다. 거대한 규모를 자랑하는 이 유치원을 대안유치원으로 활용한다는 사실이 이해하기 어렵다는 의견들도 많기 때문입니다.

 

화려한 대안 유치원? 누구를 위한 유치원이냐는 비난 잠재워야 한다

 

 

 

 

임형주의 기부를 이상하게 바라보거나 왜곡시켜서는 안 될 것입니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던 일을 선뜻 나서 사회를 위해 공헌하기 위한 그의 행동은 무척이나 긍정적인 행위이니 말입니다. 하지만 이런 임형주의 기부에 많은 이들이 쉽게 공감하지 못하는 것 역시 분명한 사실이고 현실입니다.

 

화제가 되고 있는 100억 기부는 지난 2008년 자신의 국내데뷔 10주년과 세계데뷔 5주년을 맞이해 당시 자신의 수익금 중 100억 원 이상을 기부해 '아트원 문화재단'의 산하 교육기관인 소르고 유아학교를 설립했습니다. 당시 소르고 유아학교는 초호화 시설을 자랑하며 개원 당시 '임형주의 100억 유치원'이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습니다.

 

임형주의 100억 유치원은 국내외 주요 언론들에 집중 조명을 받음은 물론 국내 정재계 주요 인사들의 손자, 손녀들과 국내 유명 연예인들의 자녀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던 곳이기도 합니다. 가장 화려한 모습으로 유명인사들의 성지처럼 여겨지던 100억 유치원이 기부의 현장으로 바뀐 것은 흥미로운 일인 것은 분명합니다.

지난해 초에는 교육사업에 대한 끊임없는 관심을 표명하며 불경기에도 불구하고 원비를 동네 국공립 유치원, 어린이집 수준으로 대폭 낮추고 무조건적인 입시교육 위주의 극성 학부모들을 배제시키는 국내에서는 이례적으로 대안유치원이라는 신개념의 교육 시스템을 도입했다고도 합니다. 

 

입시위주의 공간이 아닌 새로운 형태의 교육 시스템을 도입하고 원비 역시 대폭 낮추며 문턱을 대폭 낮췄다는 사실 역시 긍정적으로 여겨질 수밖에는 없습니다. 문제는 이 호화스러운 유치원이 문턱을 낮춘다고 해도 과연 많은 이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느냐는 의문이니 말입니다.

 

100억이나 들여 만든 유치원이 화려하고 대단한 가치로 다가오기는 하지만, 그곳을 이용하는 아이들이 특정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2008년 개원한 이 유치원을 4년이나 지난 지금 다시 기부라는 이름으로 화제가 되는 것은 의아하기도 합니다.


"많은 분들이 원비를 절반 수준으로 낮추고 국내에서는 이례적인 대안유치원으로 재개원 한다고 했을 때 굉장히 만류들을 하셨다. 그러나 그동안 내 삶의 모토 중 하나가 늘 새로운 도전을 하는 것이기에 이번 선택도 '임형주다웠다'는 호의적인 평을 들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국내 최초의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대안유치원으로서 재학생 유아들에게 기부와 나눔의 중요성을 어렸을 때부터 교육시킬 수 있도록 하는 커리큘럼을 펼치겠다"

"입시 위주의 교육과는 차원이 다른 자유롭지만 인성과 예절을 중요시 하는 대안학교의 특징을 잘 살리되 만국공용어라 할 수 있는 영어교육에도 많은 신경을 기울일 것이며 예술교육은 플러스 알파가 될 것이다"

그동안 수익을 위한 유치원 사업을 해오다 원비를 낮추고 새로운 대안유치원으로 재개원 했다는 사실은 분명 대단한 일입니다.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는 이 유치원이 새로운 도약을 위해 보다 적극적인 방식으로 기부와 나눔의 중요성을 전파하는 교육의 산실을 만들겠다는 임형주의 다짐 역시 박수를 보낼 만 합니다.

 

문제는 과연 이 공간에서 교육이 되는 이들이 저소득 아동들에게도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느냐는 점일 것입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이 공간을 이용하는 이들은 개원 초기에도 그랬듯 가진 자들의 전유물이 될 수밖에는 없을 겁니다. 초호화 시설에 임형주가 운영하는 유치원이라는 메리트는 그들에게는 좋은 가치이니 말입니다.

 

근본적으로 저소득 유아들을 위한 유치원이 아니라는 점에서 소외받은 이들이 이 유치원을 이용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봅니다. 결국 이 공간은 다른 유치원을 선택할 수도 있는 상대적으로 여유 있는 이들의 공간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입니다. 원비마저 내림으로서 경쟁력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고, 이곳에 들어서려는 이들은 더욱 늘어날 수밖에는 없어 보입니다.


그동안 임형주의 유치원은 등록금과 원비 전액이 아트원 문화재단에서 진행해오고 있는 사회 저소득층 예술영재 지원프로그램인 '멘토 & 멘티 프로그램'에 전액 기부되어 왔습니다. 그만큼 수익을 목적으로 하지 않고 저속득 아이들을 위해 기부를 해왔다고 볼 수 있었습니다.


어떻게 운영을 하고 그 가치를 보여줄지는 아직 알 수가 없습니다. 개인의 이익이 아닌 사회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임형주를 비난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하지만 과도하게 100억을 앞세워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이야기하는 것도 자중해야 할 듯합니다. 저소득 아동들이 유치원 교육마저 소외되고 있다는 점에서 턱없이 부족한 놀이방 등에 그 비용을 사용했다면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가치가 크게 다가왔을 텐데 아쉽기는 합니다. 무늬만 기부가 아닌, 진정 소외된 이들을 위한 긍정적인 공간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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