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1. 16. 08:02

최창엽 학교 2013보다 장나라가 보여주는 교사의 자격이 부럽고 간절한 이유

요즘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드라마인 '학교 2013'은 중요한 드라마입니다. 학교 문제가 그 어느 때보다 더욱 큰 문제로 다가오는 화두를 담고 있다는 점은 흥미로울 수밖에 없습니다. 학생과 교사, 그리고 학부모의 관계를 다양하게 보여준다는 점에서 이 드라마는 분명 흥미롭습니다. 

 

기간제 교사로 등장하는 정인재는 어쩌면 많은 이들이 꿈꾸고 기대하는 교사일 겁니다. 현실에서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진정한 교사의 모습을 보이는 정인재를 보면서 나에게도 그와 같은 은사가 있었다면 학창시절이 조금은 더 좋은 기억을 가질 수 있었을 텐데라는 생각을 하는 시청자들이 많았을 테니 말입니다.

 

학생들을 마음으로 품는 교사 정인재, 가장 절실한 존재이다

 

 

 

 

민기가 학내 논술대회에서 모든 것을 포기하고 나간 이후 논란은 시작되었습니다. 시험 내용이 그대로 담긴 시험지를 민기가 이미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지요. 어머니가 자신에게 건넨 예상 시험지가 논술고사 시험지와 동일하다는 사실에 자괴감까지 가진 민기로서는 더 이상 이런 삶을 살아가기가 힘들었으니 말입니다.

 

 

더 이상 버티기 힘들었던 민기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됩니다. 학교 옥상으로 올라가 삶을 마감하려는 그의 행동에는 자신의 삶이 아닌 어른들에 의해 강요된 삶을 살아야 하는 현실에 대한 고통이었으니 말입니다. 민기가 논술대회를 포기하고 옥상으로 올라가던 순간 교내에는 사이렌이 지배하고 있었지요.

 

1등을 하는 민기와 달리 언제 퇴학을 당해도 뭐라고 하기도 힘든 정호가 사고를 쳤기 때문입니다. 정호를 막기 위해 남순과 흥수가 몰래 교무실에 들어가 휴대폰들이 사라진 것을 알고 정호를 잡기 위해 나서는 순간 사이렌은 울리기 시작했던 것이지요. 교무실마저 방범을 해야만 하는 학교의 현실이 씁쓸하기만 한 대목이었습니다.

 

사이렌 소리로 학교는 삽시간에 혼란스러워지고 이런 상황에 정호는 다시 교무실로 들어오지요. 자신이 훔쳤던 휴대폰들을 다시 되돌려 놓기 위함이었습니다. 그런 정호를 보고 마음을 쓸어 담은 남순과 흥수는 이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달리기 시작합니다.

 

부모의 큰 기대와 강요로 인해 학교 옥상을 선택해야만 했던 민기와 부모의 방관으로 인해 불량학생으로 전락해 도망만 쳐야 하는 정호의 삶은 어쩌면 우리 시대 학교가 모두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문제의 모든 것이었을 듯합니다. 전혀 다른 그들이 공존하고 그런 그들이 함께 가야만 하는 곳이 바로 학교라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교사의 자격과 역할은 더욱 고민되고 힘겨울 수밖에는 없으니 말입니다.

 

 

사건 사고는 끊임없이 이어지고 학생들을 마음으로 품어주는 교사가 사라져가는 학교에서 인재의 역할은 더욱 중요하게 다가오지요. 학생들이 자신을 더 이상 필요하지 않는 존재라고 생각한다며 더 이상 교사로서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 인재는 학교를 그만두기로 작정했지요. 물론 마음이 돌아서고 있었지만 그녀의 행동으로 인해 학교에서는 급하게 기간제 교사를 채용하기로 했고, 더 이상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는 점은 아쉽기만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인재의 역할은 더욱 크게 빛을 발합니다. 자살 충동을 느낄 정도로 심약해진 민기를 아우르고 그를 다독여주는 역할을 강세찬이 하기는 힘들었으니 말입니다. 학생들을 좋은 학교로 이끄는 역할에는 누구보다 좋은 자질을 보이고 있는 세찬이지만, 결코 아이들을 마음으로 품기 힘들어하는 그에게는 인재야말로 진정한 교사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시대 좀처럼 찾아볼 수 없는 교사의 역할을 묵묵하게 수행하는 인재라는 존재는 현실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교사이니 말입니다.

 

자살까지 생각할 정도로 힘들었던 제자인 민기. 민기의 어머니가 주동자가 되어 자신을 교사의 자리에서 밀려나도록 사주를 했다는 사실을 알고도 그녀가 할 수 있는 것은 단순했습니다. 자신의 제자인 민기가 더 이상 비슷한 생각을 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전부였으니 말이지요. 민기를 대신해 민기 어머니에게 그 사실을 알리고 더욱 단단해지기를 바라는 인재는 진정한 교사의 자격을 갖춘 존재였습니다.

 

학교에서 포기한 고남순도, 방황하며 자신의 분노를 어떻게 해결할지 몰라 하는 오정호도, 깊은 고통 속에서 스스로도 감당이 안되는 분노 앞에 흔들리던 박흥수도 모두 인재라는 교사가 없었다는 더 이상 학교라는 공간에 남을 수 없었습니다. 그런 인재의 노력을 보면서 철저하게 이기적이었던 교사 세찬도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과거 자신도 좋은 선생님이 되는 것이 소원이었던 시절이 있었고, 그렇게 되고자 노력했지만 결코 하지 못했던 그 역할은 인재가 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소중했습니다. 자신이 결코 이루지 못했던 가치를 보여주는 인재를 감싸고 보호하려는 세찬의 마음은 어쩌면 모든 교사들이 가지는 바람과도 같을지 모르겠습니다. 현실 속에서 결코 타협 없이 학생들을 바르게 인도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쉽지 않으니 말입니다.

 

인재가 민기를 잡고 더욱 단단해지도록 노력하는 동안, 세찬은 정호의 마음을 다잡아 다시 학교를 다닐 수 있도록 노력합니다. 깡패들에게 돈을 빌려 매를 맞는 정호를 구하기 위해 찾아간 친구들과 그런 정호를 구해내기 위해 학급 공금에 손을 댄 남순의 모습은 극적이었습니다. 서로 으르렁대며 다투던 그들이 하나의 목적을 위해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다는 사실은 마음으로 품는 교사인 인재가 존재했기에 가능한 일이니 말입니다.

 

그런 그들이 인재의 마지막 수업으로 인해 위기에 빠지기 시작했습니다. 더 이상 잡기 힘들다면 떠나는 스승을 위해 작은 파티라고 해주자는 학생들의 제안은 곧 그들에게 학교 공금 횡령이라는 중대한 범죄 사실을 드러내야 하는 위기 상황으로 이어지니 말입니다. 이들이 어떤 방식으로 위기를 빠져나올지 모르겠지만 이보다 중요하고 감동으로 다가왔던 것은 인재와 세찬이었습니다.

 

떠나려 해도 쉽게 떠날 수 없는 학교. 교사를 천직으로 생각하며 살고 싶었던 인재에게 그 자리를 떠나야 한다는 현실이 힘겹고 버거운 것은 당연했습니다. 비록 학생들에게 실망해 사표를 제출하기도 했지만 이 역시 너무나 그들을 사랑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 다가온 이별이 힘겨운 것은 당연했습니다.

 

 

자신의 마지막 수업을 마치고, 담임으로 있었던 아이들의 교실을 찾은 인재가 수업 중인 학생들을 하나하나 돌아보며 눈물을 흘리는 모습은 감동이었습니다. 인재가 얼마나 교사라는 직업에 최선을 다했는지는 이 한 장면만으로도 충분했으니 말입니다. 그런 인재의 눈물을 우연하게 본 세찬으로서도 마음이 아픈 게 사실입니다.

 

어쩔 수 없이 학교로 돌아와야만 했던 세찬이 자신의 교육관과 다른 인재와 많이 다투기는 했지요. 하지만 그런 다툼은 현실과 이상의 차이에서 나오는 당연한 결과이기도 했습니다. 그런 다툼 속에서 인재가 보여주고 있는 바른 교사상에 세찬도 감동하는 것은 당연했습니다.

 

어떤 방법으로든 인재를 학교에 계속 있게 하고 싶었던 세찬이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지만 끝내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합니다. 문학 담당만 세 명이 된다면 학교에서도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면 사표 수리를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보였으니 말이지요. 이 상황에서 세찬의 선택은 의외였습니다. 자신이 그만두겠다고 나서는 세찬으로 인해 문제가 어떻게 해결될지 더욱 궁금해졌으니 말입니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정인재의 말처럼 모두가 흔들릴 수밖에 없는 학교라는 웉타리. 그 안에서 조금씩 성장해 가는 모습은 흥미롭기만 합니다. 모두가 보냈었던 과거이거나 현재이기도 한 학교라는 지독한 현장을 살아가는 방식을 리얼하게 담고 있는 '학교 2013'은 그래서 많은 이들에게 호평을 받는 것일 테니 말입니다.

 

모래알 같던 아이들이 조금씩 서로를 알아가고 그런 아이들을 마음으로 품는 교사 정인재에 대해 스승이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는 학생들의 모습은 흥미롭습니다. '학교 2013'이 많은 이들에게 호평을 받는 것은 우리 시대 학교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현실의 문제만 그대로 담고 있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교사상을 보여주고 있는 정인재라는 교사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모두가 꿈꾸고 바라는 교사상을 완벽하게 수행하고 있는 장나라의 연기도 매력적입니다. 쉽지 않은 역할임에도 최선을 다해 그 역할을 수행해내는 장나라의 모습은 역시 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오게 할 정도입니다. 과연 인재를 구하기 위해 스스로 교사를 그만두겠다는 세찬의 행동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궁금해집니다. 진정한 교사와 학생, 그리고 학교의 역할이 무엇인지 이야기하는 '학교 2013'이 어떤 결말을 가져 올지 기대됩니다. 장나라가 보여주고 있는 교사의 자격이 부럽고 간절한 이유는 그런 교사가 학교라는 거대한 공간을 바르게 바꿀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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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0 Comment 4
  1. 미우  2013.01.16 08:10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지금 당장은 어려워도― 천천히 더 나아지리라 믿습니다.

    • 디샤워's 2013.01.16 08:43 신고 address edit & del

      그렇죠. 그런 기대와 믿음마저 버리고 산다면 힘드니 말입니다.

  2. 알 수 없는 사용자 2013.01.30 13:22 address edit & del reply

    안녕하세요, TISTORY 입니다.

    티스토리 메인에서 '학교 2013'을 주제로 회원님의 글을 소개 해드렸습니다.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tistoryeditor@daum.net 메일을 통해 문의 주세요.
    앞으로도 재미있고 유익한 글로 자주 뵈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3. ▷lAngmA◁ 2013.01.30 16:00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학교.. 옛날이랑은 많이 달라졌죠.. 하지만 이렇게 지금의 학교가 몇 년 전과 다르다는 사실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선생님의 역할은 중요하죠. 저도 학교에 근무하며 학생들의 인권을 보호하려면 교사의 권위가 있어야 보호가 가능하다 생각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학생과 학부모님들의 교사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면 바뀌어야 하는 것은 학생과 학부모가 아니라 교사가 아닐까 싶었습니다. 옛날의 선생님들께서 우리의 부모님 역할을 해주셨다면.. 이제는 선생님들이 학생의 친구가 되어줄 때 인 것 같습니다. 가뜩이나 요즘 친구관계는 예전과 다르거든요. 선생님들이 해 줄 수 있는 것은 거기까지인 것 같습니다. 같이 힘들어해주고 같이 기뻐해주고.. 힘들 때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생각해보면 예전에도 선생님들은 그렇게 해 주신 것 같아요. 다만 어려서 깨닫지 못하고 있었을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