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1. 27. 12:15

내딸 서영이 이보영의 홀로서기를 지지할 수밖에 없는 이유

자신이 다니던 로펌에 사표를 제출하고 나오는 순간 아버지 삼재와 마주친 서영은 놀랄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버지를 통해 서영이를 의심하기 시작한 우재. 그런 사실을 알게 된 서영으로서는 이런 상황들이 답답하기만 합니다. 

 

아버지가 필요한 사랑만 하느냐는 딸 서영이의 발언이 공감을 이끌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그것이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서영이가 두 번이나 아버지 삼재를 버린 현실에 비판이 가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극중에서 보여 진 이들의 모습은 서영이를 욕할 수 없게 합니다.

 

삼재의 자책보다 서영이의 당당한 홀로서기를 지지한다

 

 

 

 

 

한 번 틀어진 관계를 회복하는 것은 쉽지가 않습니다. 다양한 방법들을 동원한다고 해도 그런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쉽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잘 해보고 싶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는 아버지의 말들. 서영이 원하는 사랑을 주지도 않으면서 아버지가 원하는 사랑만을 강요하느냐는 딸 서영이 말은 커다란 비수처럼 가슴에 꽃 힐 수밖에 없었습니다.

 

자신의 행동이 늘 자식들을 위한 것이라는 착각을 더 이상은 하지 말아달라는 서영이의 말은 모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부녀간의 관계에서 자극적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는 그녀의 발언에 동조할 수밖에 없는 것은 그녀가 살아왔던 삶의 고달픔을 알기 때문일 겁니다.

 

아버지 삼재가 서영이에게 그런 이야기를 할 수밖에 없는 심정 역시 모를 바가 아닙니다. 과거 자신으로 인해 처참하고 힘겨운 삶을 살아야 했던 삼재가 서영이의 결혼으로 인해 새로운 사람이 되었습니다. 잘못 산 삶에 대한 회한이 일었지만 이런 깨달음은 너무 늦었습니다. 돌이키기 힘든 상황에 처한 삼재가 할 수 있는 것은 숨어서 딸을 지켜보고 그녀의 행복을 기원하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딸이 행복하기만을 바라는 삼재는 그런 애절함이 과해 어쩔 수 없는 상황 속에 빠져들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이름을 속인 채 우재의 회사에 들어가기까지 한 삼재로 인해 수수께끼 같았던 서영이의 과거는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속이려 해도 속일 수없는 현실 속에서 이런 잦은 만남들은 결국 사실을 밝히는 과정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었으니 말입니다.

 

서영이에게 집으로 돌아와 함께 살자는 이야기가 얼마나 허망한지는 삼재는 알지 못합니다. 그리고 우재를 찾아가 혹은 시부모를 찾아 무릎 꿇고 사죄를 드리겠다는 삼재의 말도 서영이가 그토록 이야기했던 아버지만의 사랑이었습니다. 그렇게 빈다고 해도 아버지를 부정하고 결혼했던 서영이가 정상적으로 결혼을 이어갈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이미 돌이킬 수 없는 길을 걷게 된 상황에서 선택할 수 있는 삶은 하나 밖에는 없습니다. 시댁도 본가도 아닌 홀로 서기가 그녀가 택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었으니 말입니다. 평생 자신이 아닌 타인을 위해 살아야했던 서영이의 삶 속에 서영이는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어린 시절에는 아버지로 인해 무너진 집에서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았습니다.

 

학업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순간 서영이는 동생 상우를 위해 본인은 학교를 그만두고 아르바이트를 했습니다. 자신의 꿈을 잠시 미루고 동생을 위해 자신을 버린 서영이는 이후 힘들게 학업과 일을 병행하며 살아야 했습니다. 아버지의 도움 없이 어머니와 동생을 보살피며 살아야했던 서영이는 그 고통의 한 중앙에서 우재를 만났습니다. 그리고 서영이는 우재의 사랑을 받아들이고 결혼을 결심했습니다.

 

부잣집 남자와 결혼을 하게 되어 행복할 것으로 생각되었던 서영의 삶이 힘겹기만 했습니다. 결혼까지 생각하지 않은 상황에서 부모가 없다고 했던 그 말이 결혼을 하게 된 상황에서는 낙인이 되었으니 말이지요. 거짓말이 되어버린 상황에서 돌이킬 수 없었던 선택은 서영이를 행복하기보다 불안하게 만들었습니다. 우재의 모든 것을 내주는 사랑도 조금씩 자신을 받아들이며 진정한 며느리로 생각하는 시부모들도 서영이에게는 힘들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마음 편하게 행복을 느끼지 못한 채 불안함을 감수하기 위해 노력해야만 했던 서영에게 행복한 삶은 존재하지도 않았습니다. 언제 그 거짓말이 들통 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그녀의 결론은 이혼 밖에는 없었습니다. 언젠가 고백을 해야만 했지만 운명처럼 다가온 현실은 그녀를 더욱 냉철하게 만들었습니다.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서 잘못을 빌 수도 없는 서영이 할 수 있는 일은 단순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어린 시절 집안을 책임져야 했던 서영이도 결혼을 하고난 후에는 시댁을 위해 살아가는 서영이 외에는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평생을 살아왔던 서영이 자신을 위한 삶을 살기 위해 시작한다는 사실은 반가웠습니다.

 

삼재가 통한의 눈물을 흘리고 스스로의 행동을 자책하며 상우에게 서영이가 집에 와서 살기를 바라는 마음 역시 부모의 마음이었습니다. 서영이의 삶보다는 부모가 생각하는 자식에 대한 사랑의 가치가 더욱 컸던 삼재가 할 수 있는 것은 그런 사랑이 전부였습니다. 자신이 방을 얻어 나가 살 테니 서영이가 집에 들어와 살게 하랴는 삼재의 마음은 그저 서영이를 생각하지 않는 아버지 삼재의 마음일 뿐이었습니다.

 

아버지 삼재의 마음이 잘못되었다고 탓하는 이들은 없을 겁니다. 삼재가 보이는 마음 역시 부모라면 당연히 보일 수 있는 사랑이니 말이지요. 그럼에도 서영이의 홀로서기를 응원할 수밖에 없는 것은 그녀만을 위한 삶이 절실하기 때문입니다. 자신을 위한 삶을 살 틈도 없이 힘겹게 살아야했던 서영이 자신을 위해 살겠다는 다짐은 응원 받아 마땅하니 말입니다.

 

삼재의 고통도 서영이의 아픔도 모두 이해할 수밖에 없는 '내딸 서영이'는 우리의 삶을 너무 잘 보여주는 드라마였습니다. 삼재의 아픔과 고통도 안타깝지만 그보다는 당당하게 자신의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는 서영이의 행복한 홀로서기를 응원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이제 서영이도 자신만을 위해 행복해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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