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1. 27. 06:22

박시후 문근영 청담동 앨리스 결말, 당당하고 솔직한 고백이 해피엔딩을 이끈다

파리로 가려던 승조를 잡은 세경의 선택은 현명했습니다. 과거와 다름없이 또 다시 자신 만의 세계에 들어가 숨으려는 승조를 그렇게 놔둘 수 없다는 세경의 선택은 옳았습니다. 누구보다 승조를 잘 알고 있는 세경은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이 그렇게 고통스러워 자신을 자책하는 일을 더 이상 하지 못하게 했습니다. 

 

세경의 행동으로 숨지도 못하게 된 승조는 자신에게 거짓말을 한 세경에 대한 분노로 정신이 없습니다. 괴롭고 분해서 왜 자신을 언제부터 속여 왔는지 일일이 밝혀내려 노력합니다. 승조의 그런 노력들이 결국 세경과의 사랑이 완성형에 다가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계기가 되니 말입니다.

 

자명종 토끼를 자처한 승조, 세경을 사랑할 수 있을까?

 

 

 

 

자신이 보고 싶은 것과 듣고 싶은 말만 듣기를 원했던 승조의 사랑은 당연히 환상과 유사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오직 자신이 보고 싶었던 것들로 세경을 만들어내고 그렇게 만들어진 세경을 사랑하는 승조에게 현실 속 세경이 사랑이 아니니 말입니다.

 

 

거짓 없는 솔직함으로 승부하는 세경의 모습은 승조의 입장에서는 당돌하고 기분 상하는 존재로 다가왔을지도 모릅니다. 윤주처럼 떠나버리든 그녀가 현재 보이는 행동처럼 강자 앞에 굴욕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이 청담동 스타일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세경의 이런 당당함은 결국 사실을 망각하고 환상에서 자기위안을 삼으며 스스로 상처를 낼 수 없게 만드는 그녀가 정답이었습니다. 

 

자신을 속인 세경을 따지기 위해 만나는 승조는 여전히 그녀를 사랑하고 있습니다. 자신을 잡기 위해 공항에 온 세경을 보고 안도를 했다는 말로 그가 세경을 얼마나 사랑하고 있었는지는 그대로 드러났으니 말입니다. 언제부터 자신을 속였고 왜 자신을 속여야만 했는지 알고 싶었던 승조는 의문을 풀어가면서 세경의 본모습을 조금씩 보기 시작합니다.

 

세경보다 더욱 안타깝고 아픈 존재는 윤주였습니다. 모든 사실이 드러나고 이혼을 결심하는 그녀에게 남편의 제안은 그녀를 더욱 초라하게 만들었습니다. 3천억이 넘는 사업을 그대로 놓치기 싫은 남편은 자신에게 차승조를 데려오라고 합니다. 사업을 다시 성사시키게 하면 그녀와 이혼하지 않고 비즈니스를 할 수 있게 해준다는 남편의 말은 그녀를 슬프게 만들 뿐이었습니다.

 

사랑은 존재하지 않고 오직 비즈니스만 존재하는 윤주의 삶은 무미건조할 수밖에 없으니 말입니다. 그녀는 사랑도 존재했지만, 남편에게는 더 이상 사랑이라는 단어조차 무의미해졌기 때문입니다. 제안을 듣고 자신에게 벌주느냐는 질문에 간단하게 비즈니스이니 거래라고 이야기하는 남편의 말 속에 더 이상 사랑이라는 감정은 존재하지 않음을 알게 되었으니 말입니다.

 

 

사랑도 없는 오직 서로의 욕심만 채울 수 있는 관계에서 가족과 부부는 무의미한 존재일 뿐이지요. 그런 점에서 세경이 밝힌 사랑 비즈니스라는 말은 설득력을 얻을 수밖에 없습니다. 분명 좋은 조건의 남자에 더욱 마음이 가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사랑마저 부정할 수는 없으니 말입니다. 사랑과 일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놓치지 않겠다는 세경의 선택이 위기에 처하게 되었지만, 중요한 것은 바로 사랑이라는 것은 마지막 회에 잘 드러날 듯합니다.

 

진지함으로 일관하던 상황을 일시에 포복절도하게 만든 것은 분노한 승조의 한 마디였습니다. 세경을 아무리 잊으려 해도 잊을 수 없었던 승조는 계속 세경을 찾게 되었지요. 인찬과 헤어진 후 자신에게 써준 편지의 실체를 확인하고 나서 그는 세경의 회사로 달려갑니다. 하지만 그때 해고되고 짐을 가지고 나온 그녀를 맞이한 것은 타미홍이었지요.

 

그런 모습을 보고 혼란스러운 승조는 타미홍을 찾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관계가 무엇인지 궁금해 합니다. 아주 세밀하게 설명하는 승조의 모습도 재미있었습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나오는 시계토끼를 듣기는 했지만, 확실하게 알지 못했던 승조는 "타미홍이 자명종 토낀가"라고 말하는 장면은 긴장감이 가득하던 이야기를 순식간에 풀어내는 최강의 한 마디였습니다.

 

서로의 진심을 알아가는 과정에서 핵심적인 이야기는 세경의 집 옥상에서 나눈 승조와의 대화였습니다. 3만 유로의 그림 속에 담긴 이야기가 중요하게 다가왔기 때문입니다. 행운과 열심히 노력해서 얻은 당연한 결과라는 세경과 승조의 시각 차이는 이들이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를 알게 합니다.

 

그림을 사준 이가 아버지일 수밖에 없음을 알고 있는 세경과 그런 단순하고 명쾌한 사실을 부정하려는 승조의 차이는 결국 가난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가난한 것이 그저 어리석은 것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세경의 질문과 눈물은 이 드라마의 주제와 함께 가장 핵심적인 내용이었습니다.

 

세경이 청담동에 들어서려 했던 이유가 무엇인지, 그리고 세상이 바라보는 물질의 가치 등이 함축되어 드러난 대사들이었으니 말입니다. 행운을 타고난 재벌 집 아들 승조. 그런 승조는 자신에게 연이어 등장하는 행운을 당연하게 믿지만 그런 행운을 가져보지도 못했던 이들에게 그런 운은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이니 말입니다.

 

승조가 그림을 사준 구매자가 바로 아버지라는 사실을 깨닫고 그가 보일 행동은 당연합니다. 자신은 상상도 하지 못했던 아버지가 구매자라는 사실은 세경이 일깨워주고 싶었던 사랑의 진실이 무엇인지 알게 해줍니다. 그 그림의 구매자는 바로 아버지였고, 오직 돈만 이야기하는 승조의 아버지가 아들을 사랑하는 방식은 바로 그런 식이었습니다.

 

위기에 놓인 아들을 그대로 방치할 수 없었던 아버지가 선택한 구매는 결국 승조를 최악의 상황에서 빠져나올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그런 아버지의 선택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깨닫게 되는 순간 승조가 찾을 수 있는 이는 바로 세경이라는 점은 결말이 어떻게 날지 알 수 있게 해주니 말입니다.

 

마지막 한 회가 남았습니다. 결말을 조심스럽게 해피엔딩으로 볼 수 있는 것은 실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결말이 그저 꿈에서 깨어난 앨리스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예고편에 들어있기 때문일 겁니다. 진심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승조가 세경의 진심을 깨닫고 그녀에게 돌아오는 모습을 상상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마지막 회가 더욱 궁금하고 기다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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