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1. 30. 09:02

학교에 가자 이종석과 김우빈 특집, 드라마 감흥 망친 나쁜 특집의 좋은 예

종영된 '학교2013'의 아쉬움이 컸던 시청자들에게 '학교에 가자'는 반가웠습니다. 강렬했던 드라마의 여운이 그대로인 상황에서 특집 방송은 그 아쉬움을 채워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기 때문입니다. 2학년 2반 학생들이 모두 모였다는 점에서 이런 기대감은 더욱 컸습니다. 

 

뚜껑이 열린 '학교에 가자'는 실망 그 자체였습니다. 오직 이종석과 김우빈을 위한 특집이었기 때문입니다. 드라마를 보신 분들이라면 이 두 남자의 우정에 매료되었을 이들이 많았을 겁니다. 하지만 이 둘만을 위한 드라마가 아니라는 점에서 이런 식의 특집은 문제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안 하는 것보다 못했던 어설픈 특집, 학교2013 감흥마저 없앴다

 

 

 

 

학교라는 공간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이야기들을 참신하게 담아낸 '학교2013'은 중요한 드라마였습니다. 국민의 거의 대부분이 경험해야만 하는 학교생황은 시대불문하고 화두의 대상이 되고는 했습니다. 그런 공간에 대한 가치와 그 공간이 담고 있는 사회적 함의들을 담아내고 있다는 점에서 이 드라마는 중요했습니다.

 

 

단순히 교사나 학생 둘 중 어느 한 편에 서는 방식이 아니라는 사실도 반가웠습니다. 학생의 입장도 교사의 입장도 아닌 다양한 사건 들 속에서 합리적인 방법을 찾아가는 과정은 많은 이들의 호평을 받은 이유였습니다. 문제 학생이 있는 만큼 문제 교사는 존재할 수 있고, 학교라는 공간이 단순한 비즈니스를 위한 가치로 변질되고 있다는 것도 문제였습니다.

 

학생과 교사 사이에 학부모까지 가세하며 더욱 복잡해진 우리 시대의 학교는 그만큼 중요합니다. 하지만 이런 중요성만큼 문제의 해법 역시 복잡하고 힘들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복잡다단한 이야기들을 드라마로 담는 일은 그래서 힘들고 어려울 수밖에 없었지요. 그런 아쉬움을 담담하지만 흥미롭게 만들어낸 '학교2013'은 많은 이들에게 공감을 이끌며 행복한 종영을 할 수 있었습니다.

 

문제는 한 주에 2회씩 진행되던 드라마가 한 회를 쉬면서 남겨진 상황에서 급조하듯 만들어낸 특집은 옥에 티였습니다. 마지막 회에서 열린 결말로 많은 이들에게 뭉클함을 전해주었던 드라마는 그래서 많은 시청자들이 특집에 대한 기대감 역시 컸습니다.

 

"마지막 회의 아쉬움을 달래줄 특집 방송은 재미있는 볼거리와 학교에 대한 생각을 해볼 수 있는 드라마의 기획의도, 모두를 담기 위해 노력했다"

제작진 역시 마지막 회의 아쉬움을 달래줄 수 있을 것이라며 특집에 대한 자신감을 내보이기도 했습니다. 2학년 2반 35명의 학생들이 모두 출석한 상황에서 진행된 특집은 민망함 그 자체였습니다. 주인공이었던 이종석가 김우빈을 위한 특집이었기 때문입니다. 

 

이종석과 김우빈에 대한 시청자들의 기대감도 높았고, 많은 이들이 관심과 사랑을 보였다는 점에서 그들에게 많은 부분을 할애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최소한 특집이라는 형식으로 출연자인 35명을 모두 스튜디오에 출연시켰다면 보다 새로운 방식의 연출이 필요했습니다.

 

컬투를 앞세워 나름 재미있게 진행한다고 했지만, 식상하고 재미도 없는 진행과 방송은 최악이었습니다. 모델이기도 한 이종석과 김우빈의 모델 워킹이나 그들을 위주로 한 특집은 둘을 위한 특집이지, '학교2013'을 위한 특집은 아니었습니다.

 

학교를 배경으로 진행된 만큼 두 주인공들의 실제 학창시절이 어땠는지 알아보는 과정이 흥미롭기는 했습니다. 직접 관련 학교를 찾고 교사와 직접 인터뷰를 하면서 이들의 실제를 보여주는 과정은 이들 팬들에게는 반가운 일이었습니다. 인터뷰를 했던 교사가 스튜디오를 찾아 그들과 함께 하는 장면 역시 '학교'라는 특성을 살린 내용이라는 점에서 다르지는 않았습니다. 식상해도 그런 연출 자체가 문제는 아니었으니 말입니다.

 

문제는 오직 이종석과 김우빈을 위한 이야기만 가득한 특집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은 거의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 둘이 문제가 아니라 특집이라며 대단한 것처럼 홍보를 했던 이들이 결국 뚜껑을 열어보니 둘을 위한 특집이었다는 사실은 당혹스럽게 다가오니 말입니다.

 

35명이나 되는 출연진들을 왜 다 불렀는지 의문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을 불렀다면 이유가 있었을 텐데 그저 배경으로 그들을 세우고, 이종석과 김우빈을 위한 특집을 만든 제작진들은 황당하기만 합니다. 드라마를 통해 진정성 있게 시청자들과 교감을 했던 그들이 특집 방송 하나로 시청자들의 긴 여운마저 망가트렸다는 점에서 문제였습니다. 

 

어쩔 수 없이 만들어진 특집이라고는 하지만, 좀 더 새로운 방식으로 드라마에 대한 여운을 극대화했어야 합니다. 그런 극대화를 통해 드라마에서 이야기했던 '학교'의 문제를 다시 한 번 되짚어 볼 수 있는 특집이었다면 좋았을 텐데, 오직 이종석과 김우빈을 위한 특집에 머물렀다는 점은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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