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2. 5. 11:02

홍석천 힐링캠프, 사회적 편견에 맞서 싸운 13년의 투쟁 그가 아름답다

국내에서 가장 유명한 게이인 홍석천의 등장은 흥미로웠습니다. 연예인으로서 커밍아웃 1호인 홍석천은 분명 흥미로운 존재였습니다. 여전히 게이에게 두꺼운 벽을 두고 있는 대한민국 사회에서 홍석천이라는 존재는 여전히 특별할 뿐입니다. 

 

동성애자에 대한 편견은 여전히 강합니다. 보수화가 더욱 심화되는 세상에서 홍석천이라는 존재는 특별합니다. 13년 동안 알려진 연예인으로서 커밍아웃을 하고 살아가는 그의 모습은 그가 표현하듯 투쟁이나 다름없으니 말입니다. 그런 자신의 힘겨운 상처들을 눈물과 웃음을 곁들여 유쾌하게 치유한 홍석천은 아름다웠습니다.

 

사회적 편견에 맞서 싸운 13년의 투쟁, 홍석천이 아름답다

 

 

 

 

정말 행복하게 살고 싶어서 자신의 성 정체성을 고백해야 했다는 홍석천에게 누가 감히 돌을 던질 수 있을까요? 물론 누구나 돌을 던질 수 있다고 외칠지도 모르겠지만, 그의 당당한 고백은 많은 이들에게 힐링이 되었습니다.

 

홍석천이 중요한 이유는 단순히 동성애자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모든 소수에게 희망을 전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그의 고백은 흥미로웠습니다. 그동안 '힐링캠프'에 출연했던 이들이 시청자들에게 매력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는 점에서 홍석천의 등장은 프로그램 자체의 정체성을 되찾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에서도 중요했습니다.

 

사실 홍석천의 이야기는 이번에 처음은 아닙니다. 이미 다양한 형태로 그의 삶이 조명되고 많은 진실들이 밝혀졌다는 점에서 '힐링캠프'는 식상할 것으로 생각되었습니다. 홍석천이 어떻게 커밍아웃을 하게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이미 알고 있는데 과연 무슨 이야기를 할 수 있을지에 대해 궁금했지만, 보기를 잘 했습니다.

 

홍석천이 힐링캠프에서 들려준 이야기는 다양했습니다. 그가 어떻게 커밍아웃을 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첫 사랑이야기, 부모님과의 관계, 그리고 자신과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수많은 이들에게 스스로 힐링을 해주는 홍석천의 이야기는 흥미로웠습니다.

 

네덜란드 출신의 남자 친구의 이야기는 흥미로웠습니다. 홍석천을 보고 유부남이었던 그가 성정체성을 깨닫게 되었던 과정은 드라마 같았습니다. 부인에게 고백을 하고 그런 상황에서 부인과 삼자대면을 한 이들은 홍석천을 사랑하게 된 클럽에서 함께 춤을 추며 서로의 삶을 축하해주었다는 사실은 대단했습니다.

 

남자친구의 부모님이 자신을 보고 싶다고 해서 함께 네덜란드에 가서 그들의 부모를 만나는 이야기는 특별했습니다. 아들의 커밍아웃과 함께 사랑하는 남자를 맞이하는 부모의 자세는 대단했습니다. 처음 충격을 받았지만 아들의 선택을 존중한 그들은 동성애자에 대한 교육과 스스로 책을 사서 읽어보며 이해하려 노력했다는 사실은 대단함으로 다가왔습니다.

 

 

 

자신과 다른 삶을 사는 이에 대한 분노나 따돌림이 아니라, 이해하려 노력하는 모습은 중요한 일이니 말입니다. 그런 네덜란드 부모가 홍석천에게 아들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자 감동을 했다는 그의 발언은 너무 큰 차이가 나는 우리의 현실을 돌아보게 합니다.

 

네덜란드 부모와 달리, 홍석천의 부모가 받아들이는 충격은 대단했습니다. 아들이 남자를 사랑한다는 사실은 부모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사랑을 우정으로 생각할 정도로 홍석천의 부모에게 이런 커밍아웃은 낯설게 다가올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아들의 선택을 존중한 그의 부모가 느꼈을 고통과 아픔은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충분히 알 수 있는 일이었습니다.

 

이혼 한 누나의 아들을 입양한 사연 역시 감동이었습니다. 바뀐 법으로 인해 자신이 챙길 수 있는 가족이 생겼다는 사실에 감사하는 홍석천은 그 아이들과 겪은 사실에 대한 고백은 또 다른 감동이었습니다. 필리핀으로 유학을 보낸 조카들을 즐거운 서프라이즈를 보여주기 위해 학교를 찾은 홍석천과 그런 삼촌을 바라보는 조카의 흔들리는 눈빛은 그들의 현실이었습니다.

 

쉽게 드러내기 힘든 진실을 그대로 보여줘야 하는 어린 아이로서는 힘겨울 수 있었으니 말입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난 이제는 홍석천을 이해하고 누구보다 사랑하는 조카들의 편지를 보며 한 없이 눈물을 흘리는 그의 모습은 행복해 보였습니다.  

 

 

 

홍석천이 동성애자라는 이유만으로 그가 마약을 할 것이라는 편견은 그를 힘들게 했다고 합니다. 갑자기 집으로 찾아와 수색을 하고, 홍석천과 친한 이들에게도 동일한 조사를 수시로 하는 상황은 사회적 편견이 만든 결과였습니다. 끊임없이 신고가 들어와 어쩔 수 없이 수사를 할 수밖에 없다는 담당 형사의 고백에서 알 수 있듯 사회적 편견은 여전히 홍석천을 힘들게 하고 있습니다.

 

이성의 사랑이 아닌, 동성의 사랑을 터부시하는 세상에서 홍석천이 짊어지고 가야 하는 고통은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것 이상일 겁니다. 자신이 믿는 신을 찾았던 홍석천은 그곳에서 절망을 느꼈다고도 합니다. 자신을 바라보는 차가운 시선으로 그곳에서도 버림받은 존재가 되었다는 사실에 고통스러웠다는 홍석천의 고통은 충분히 느껴질 수 있었습니다.

 

소수자에 대한 편견은 여전히 강력합니다. 그런 지독한 편견에서 13년이라는 긴 시간을 이겨낸 홍석천은 대단합니다. 13년 전 커밍아웃도 대단했지만 연예인으로서 유일하게 커밍아웃을 한 홍석천은 여전히 투쟁일 수밖에 없습니다.

 

홍석천이 '귀머거리 뱀 이야기'를 들려주는 대목은 대단했습니다. 사냥꾼이 파 놓은 구덩이에 빠진 귀머거리 뱀과 정상 뱀의 이야기는 중요했으니 말입니다. 그러면서 인생은 B와 D로 이뤄져 있다는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탄생과 죽음이라는 B와 D가 존재하지만 그 중간에 C가 있다고 합니다. 물론 그 C가 초이스였고, 인생을 살아가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선택이라는 이야기는 많은 이들에게 큰 감동으로 다가왔을 듯합니다.

 

너무 힘겨운 선택을 했고, 수많은 사회적 편견에 맞서 싸워야 했던 홍석천을 응원합니다. 동성애자는 아니지만, 홍석천으로 인해 동성애를 선언할 수밖에 없는 그들을 이해는 할 수 있을 겁니다. 13년의 투쟁은 많은 이들에게 동성애자들에 대한 편견을 조금은 사라질 수 있게 했다는 점에서 그의 출연은 '힐링캠프'다운 선택이었습니다. 홍석천과 그와 같은 소수에게 13년 동안의 힘겨운 투쟁을 많은 시청자들이 응원한다는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까지 성적 소수자들에게 마음을 열어주기를 바라는 홍석천은 아름다운 존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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