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2. 7. 06:10

심형래 개인파산신청이 최악일 수밖에 없는 이유

개그맨이자 영화감독이기도 한 심형래가 최근 개인파산신청을 했다고 합니다. 심형래의 개인파산신청에 비난이 쏟아지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그가 운영하던 영구아트 직원들의 임금과 퇴직금 수억을 지불하지 않은 채 파산신고를 신청한 그에게 비난은 당연하니 말입니다. 

 

임금과 퇴직금 미지급으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 선고에 사회봉사 80시간을 명령받기까지 했습니다. 아직까지도 체불된 임금을 받지 못한 수많은 이들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그들에게 임금 지불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하는 심형래가 개인파산신청을 한 것은 도덕적으로 심각한 존재라는 이유가 될 겁니다.

 

파렴치한 심형래, 직원들의 임금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

 

 

 

 

심형래는 한 시대를 풍미한 코미디언입니다. 영구라는 캐릭터로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그는 분명 최고 스타였습니다. 이런 심형래가 더욱 대단하게 다가왔던 것은 영구라는 이름으로 어린이들을 위한 영화를 만들어 영화감독으로서 입지를 다져간 그는 신지식인 1호에 선정될 정도로 다양한 분야에서 성공한 존재입니다.

 

 

1993년 영구아트센터를 만들어 다양한 영구 시리즈로 아이들을 위한 최고의 존재로 군림하던 심형래였지만 위기는 항상 존재했습니다. 분명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영화들로 큰 성공을 거두기는 했지만 완성도는 담보할 수 없는 영화라는 점에서 그는 언제나 번외의 존재일 뿐이었습니다. 스티븐 스필버그의 '주라기 공원'이 전 세계적인 인기를 얻자 그에 대항하는 작품이라고 내놓은 '티라노의 발톱'은 대중의 놀림감으로 전락했습니다.

 

말도 안 되는 탈을 쓰고 공룡이라고 나오는 영화를 '주라기 공원'의 대항마로 홍보하는 것 자체가 무리였으니 말입니다. 그저 미취학 아동들을 위한 영화 정도로 홍보를 했다면 비난을 받지는 않았을 테니 말이지요. 이런 상황에서도 '용가리'를 통해 어느 정도 CG로서 가능성을 보인 심형래는 '디워'를 통해 그의 인생 최고의 순간을 맞이했습니다.

 

미국 현지에서 촬영하며 큰 반항을 일으켰던 '디워'는 한국 영화의 CG 기술이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증거로 남은 작품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꾸준하게 문제가 되어왔던 심형래 특유의 언론 플레이는 이 영화에서도 꾸준하게 재기되었습니다. 더욱 과대 포장된 애국심 논란은 결과적으로 극심한 호불호로 이어지기도 했었지요.

 

여론몰이에 능한 심형래는 '디워'를 통해 삽시간에 최고의 존재감으로 올라섰지만, 이것이 그의 발목을 잡고 말았습니다. 분명한 한계를 가진 그가 더 이상 성장할 수 없다는 사실은 야심차게 준비했던 새로운 영구 시리즈인 '라스트 갓파더'가 적나라하게 보여주었으니 말입니다. 마피아와 영구의 결합은 그에게는 처참함으로 다가왔고, 성장이 아닌 퇴보를 통해 몰락으로 이끌었다는 점에서 심형래가 만들어 놓았던 허황된 궁전은 그렇게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심형래에 대한 여론은 극단적으로 나눠져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에게 극찬을 보내는 이들과 비난을 퍼붓는 이들이 거의 반반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니 말입니다. 물론 '디워' 이후 그 균형도 후자 쪽으로 급격하게 기울기는 했지만 말입니다.

 

한나라당과 깊은 인연을 맺었던 심형래는 이런 정치적인 성향보다도 논란이 될 수밖에 없는 말들로 항상 구설수에 올랐던 존재이기도 합니다. 성적 희롱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등 논란의 중심에 서기만 하던 그의 몰락은 어쩌면 당연했는지도 모릅니다.

 

불법총기 제작과 로비, 도박, 성로비설 등 다양한 논란에 빠진 심형래는 영구아트센터 직원 40여명의 임금과 퇴직금을 지불하지 않은 채 파산신청을 함으로서 그들을 다시 한 번 절망에 빠트리고 말았습니다. 법원이 결정해서 신청을 받아들일지 말지 결정할 일이겠지만, 현재로서는 받아들일 것으로 기대된다고 합니다.

 

심형래는 개인파산신청을 통해 수억 원의 채무에서 벗어날 수 있어 행복하겠지만, 밀린 임금으로 정상적인 삶을 살기도 힘든 직원들은 그대로 임금도 받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자신을 위해 최선을 다한 직원들을 위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야만 하는 심형래가 개인파산신청을 하는 것은 씁쓸하게 다가올 뿐입니다.

 

최소한 심형래로 인해 개인파산을 해야만 하는 처지에 빠진 많은 이들을 위해서라도 임금 체불에 최선을 다해야만 합니다. 그런 상황에서도 그들의 삶보다도 자신의 삶에 집중하는 그에게 비난이 쏟아지는 것은 당연합니다. 심형래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그 자신만이 아는 일이겠지요. 하지만 그동안 보여준 행동들이 대중들의 비난으로 이어진 것이라는 점에서 그에게 진정성을 찾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최소한 인간이라면 어렵게 생활하는 직원들의 임금이라도 챙기려는 노력을 보여야 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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