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2. 25. 08:02

내딸 서영이 천호진 이보영 마지막 눈빛과 이일화 발언이 중요한 이유

마지막 2회를 남긴 상황에서 '내 딸 서영이'는 새드엔딩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우재를 살리기 위해 차에 뛰어들었던 삼재가 결국 최악의 상황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수술 후 경과가 좋아보였지만, 급격하게 나빠진 삼재는 사경을 헤매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위급한 상황에서도 딸 서영이를 바라보며 눈물을 흘리는 아버지 삼재의 모습은 시청자들마저 뜨거운 눈물을 흘리게 만들었습니다. 삼재가 죽음으로 마무리될지 어떨지 알 수는 없지만, 작가가 아버지를 위독하게 만든 것은 분명한 의도가 존재했습니다.

 

서영이와 우재 위해 희생한 아버지 삼재, 작가의 의도는 뭔가?

 

 

 

 

의사 아들은 결혼해서 행복한 삶을 살고 있고, 소원했던 딸과도 화해를 한 삼재. 그렇게 부인의 묘지를 찾아가는 길에 쓰러진 그는 안타깝기만 합니다. 가장 행복한 순간 세상 모든 것을 가진 것과 같았던 이 소중한 시간 생사의 갈림길에 놓이게 되었다는 사실은 슬프기만 합니다.

 

 

어머니가 모셔져 있는 진안으로 가는 길에 속이 안 좋아 휴게소에 들렀던 그들. 삼재는 얼마 전부터 이상한 속이 두렵기만 합니다. 아이들 앞에 내색도 하지 않은 채 속여 왔던 삼재는 딸 서영이가 좋아하는 호두과자를 사들고 그 자리에서 쓰러지고 맙니다. 가장 사랑하는 그래서 행복한 가족들 앞에서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쓰러진 아버지를 바라보는 서영이와 상우, 그리고 호정이의 마음은 무겁기만 합니다.

 

서영이에 대한 안 좋은 꿈을 꾼 삼재는 잠자리가 사나워 딸을 보기 위해 한달음에 그곳으로 달려갔습니다. 우재가 골목길에서 튀어나오는 차에 치일 위기에 빠지자 몸을 던져 구해냅니다. 그렇게 시작된 우재와의 인연은 결국 서영이의 이혼으로까지 이어지는 계기가 됩니다. 하지만 삼재가 우재를 구하지 못했다면 서영이의 불행은 깊어질 수 있었다는 점에서 삼재의 희생은 고귀했습니다.

 

정밀 검사만 받았어도 이렇게 심각한 수준이 되지는 않았겠지만, 자신의 정체를 드러낼 수 없었던 삼재는 그렇게 병을 안고 살아가야 했습니다. 속이 엉망이 되어버렸다는 상우의 말처럼 자신의 몸을 보호하지도 않고 오직 아이들을 위해 살아야 했던 아버지의 삶은 그렇게 엉망이 되어버린 내장과 같았습니다. 심각한 고통이 수반된 상황에서도 이를 참아내야 했던 아버지의 고통은 자식들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었으니 말입니다.

 

수술 후 깨어난 삼재는 정신을 차리자마자 "너희들 위해서라고 해서 미안하다"라는 말부터 꺼냅니다. 과거 자신의 잘못 앞에서 서영이 앞에서 했던 말에 대한 반성이었습니다. 아이들을 위해서가 아니라 나를 위해서 살아와서 미안하다고 하는 삼재의 모습은 유언과도 같은 말이었습니다.

 

그 말을 남기고 시간을 묻던 삼재는 12시가 넘었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서영이를 먼저 걱정하는 삼재는 우리 모두의 아버지였습니다. 잠을 제대로 자야 일을 제대로 한다며 서영이를 집으로 보내는 아버지의 마음은 우리가 알고 있는 아버지와 어머니의 모습 그대로였습니다.

 

아버지의 상습폭행에 술을 마시고 죽으려 차를 훔쳐 달아나다 행인을 친 아이의 변호를 맡은 서영이는 이를 통해 아버지의 존재감에 대해 깨닫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아버지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하게 되었고, 그녀가 아버지에게 사과를 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역지사지처럼 그 아이의 삶을 통해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게 되었다는 점에서 서영이에게 그 변호는 중요했으니 말입니다.

 

자신을 보기 위해 남은 우재에게 자신에게 조금도 미안해하지 말라고 합니다. 서영이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모든 빚을 갚았다고 이야기하는 삼재의 모습은 보는 이들마저 서럽게 했습니다. 아버지라는 운명은 그렇게 자신을 파괴해서라도 자식들을 구하고 아끼고 챙길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잘 보여주고 있으니 말입니다.

 

시원한 열무국수 한 그릇 먹고 싶다는 말로 수술 후 아침을 맞이한 삼재는 현재처럼 행복하게 살라고 아들 내외에게 당부합니다. "좋은 부모가 되었다는 것은 니들이 행복하다는 이야기야"라는 삼재의 말은 호정이 말처럼 유언같이 다가왔습니다. 수술 들어가기 전 그동안 하지 못했던 말들이 떠올랐다는 삼재는 이 고통스러운 상황이 가장 행복한 순간들이었습니다.

 

이혼을 결심한 차지선의 공백을 뼈저리게 느꼈던 강기범은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이혼을 막으려 노력합니다. 그 사이에 중재 역할을 한 아들 성재로 인해 지선이 원하는 삶이 적힌 서류를 전달합니다. 공증을 통해 서류에 합의를 한다면 다시 집으로 돌아가겠다는 지선을 위해 모든 것을 하기로 한 기범의 모습은 과거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힘겨운 쇼핑도 최선을 다하는 그들에게 더 이상 과거와 같은 삶은 없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자신의 꿈을 위해 뒤 늦게 배우의 길을 찾아 나선 민석과 그런 남편을 이해하지 못하던 강순은 남편의 부재가 주는 외로움을 통해 새삼스럽게 남편의 존재감을 생각하게 됩니다. 그렇게 자신의 꿈을 위해 설거지를 하고 있는 남편을 찾아가 꿈을 인정하고 돕겠다는 말을 하며 오열하는 강순의 모습은 행복이었습니다.

 

수술이 잘 끝나고 안정을 되찾아가는 듯했던 삼재는 아이들이 모두 모인 자리에서 최악의 상황에 빠지고 맙니다. 호흡을 하지 못하는 삼재에게 기도삽관을 시도하는 긴박한 상황 속에서도 삼재는 서영이를 바라보며 눈물을 흘립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딸 서영이와 상우를 번갈아 바라보던 삼재의 얼굴 속에는 편안함마저 담겨있었습니다.

"미안하다"라는 말을 남기고 뜨거운 눈물을 흘리던 삼재의 모습은 결말이 어떻게 될지 궁금하게 합니다. 삼재의 죽음을 통해 아버지의 존재와 가족의 가치를 이야기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 죽음이 우재와 서영이의 결합을 이끄는 계기가 될 수도 있으니 말입니다. 작가가 의도한 것은 어쩌면 방심덕이 서영이에게 건넨 이야기에 들어 있었습니다.

 

"보통 자식이 부모 돌아볼 여유 생기면 부모는 떠나고 없거든, 철들자 이별이라고" 말하는 방심덕의 말은 곧 작가가 시청자들에게 이야기하고 싶은 주제였습니다. 자신의 꿈마저 포기하고 아이들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며 살아왔던 우리 부모님에 대한 가치를 이야기하고 있다는 점에서 '내 딸 서영이'는 값지게 다가옵니다. 과연 어떤 결말을 이야기할지 알 수는 없지만, 가족의 정과 부모와 자식의 관계를 잘 보여준 이 드라마는 명품이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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