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2. 28. 13:07

미쉘위 국적포기 과연 우리가 욕할 수 있을까?

골프 선수인 미셀위가 이중국적자에서 국적 선택을 했습니다. 미국과 한국 두 개의 국적을 가지고 있던 그녀가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 미국 국적을 선택했다는 사실에 많은 이들이 분노하고 있습니다. 과거 한국인 위성미로 국내에도 와서 열렬한 환영을 받았던 그녀가 이제는 한국인이 아니라는 사실은 아쉽습니다. 

 

하와이에서 태어난 그녀는 처음부터 미국 태생이었습니다. 할아버지가 한국으로 되어있어 자연스럽게 두 개의 국적을 가지고 태어났습니다. 하와이에서 태어나 골프를 배워 아마추어 선수로 큰 활약을 펼치던 그녀에 대해 많은 이들은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골프 신동으로 큰 활약을 하면서부터 한국인 위성미는 자연스럽게 우리의 자랑이 되기도 했습니다.

 

우리가 과연 미셀위의 국적 선택을 탓할 자격이나 있을까?

 

 

 

미셀위가 최근 이중국적자에서 미국 국적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23년 동안 간직하고 있었던 한국 국적을 포기해야만 했던 상황은 새롭게 바뀐 국적법으로 인한 선택이었다고 합니다. '외국국적 불행사 서약'을 만 22세 이전에 선택해야만 두 국적을 유지할 수 있었는데 그 시기를 놓쳐 어쩔 수 없는 하나의 국적을 선택할 수밖에는 없었다고 합니다.

미국에서 활동하던 그녀가 만 22세 이전에 '외국국적 불행사 서약'을 했다면 두 개의 국적을 가질 수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녀는 그런 적절한 순간 선택을 하지 못했고, 어쩔 수 없이 하나의 국적을 취득할 수밖에는 없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녀는 너무나 자연스럽게 미국 국적을 선택했습니다.

 

미셀위가 태어나 한국에서 거주한 것은 이벤트성 입국을 제외하고는 전무합니다. 그래도 한국어를 아주 잊지 않고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이 반가울 정도였습니다. 그녀가 골프 신동으로 큰 관심을 받지 않았다면 우리는 어쩌면 평생 미셀위가 누구인지도 모른 채 살았을 듯합니다. 미국에서 큰 인기를 얻고 최고의 존재감을 관심을 받자, 한국 언론은 미셀위가 한국인이라며 그녀의 성공을 대한민국의 성공으로 이야기를 했습니다.

 

어린 나이에 거대한 성공을 거둔 미셀위가 승승장구하며 미국 골프 계를 점령했다면 그녀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대단했을 듯합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 미셀위는 국내 언론에 거의 등장하지 않는 인물일 뿐이었습니다. 이미 국민들의 관심에서 멀어진 그녀가 국적 취득과 관련해 다시 논란이 일고, 이 과정에서 한국 국적을 포기했다는 이유로 그녀를 비난하는 것은 어불성설처럼 다가옵니다.

 

우리가 과연 미셀위에 대한 얼마나 관심을 기울였고, 그녀를 진정한 한국인으로 대한 적이 있었나 하는 생각을 먼저 해봅니다. 개인적으로 미셀위가 최고의 관심을 받던 상황에 그녀에 열광하고, 그녀의 성취에 환호했습니다. 그리고 그녀가 승승장구해 자랑스러운 한국인으로 세계적인 스타가 되기를 기원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 그녀에 대한 기사들은 줄어들고 사라진 상황에서 그녀에 대한 관심도 사라진 것 역시 부정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프랑스 중소기업 디지털 경제장관에 임명된 플뢰르 펠르랭은 한국에서 입양된 여성입니다. 소위 고아 수출로 유명했던 한국의 사정상 그녀는 국내에서 태어났지만 프랑스로 입양되어 프랑스인으로 최고의 위치까지 올라선 인물입니다. 그런 그녀에게 우리가 관심을 가진 것은 그녀가 성공했기 때문입니다. 만약 그녀가 이렇게 대단한 성취를 올리지 못한 플뢰르 펠르랭이라면 과연 그녀를 한국인이라고 우기는 이들은 얼마나 있을지 궁금하기만 합니다.

하인스 워드의 경우도 우리 사회에서 가장 천시 받는다는 흑인 혼혈로 태어나 미국인으로 살 수밖에 없었던 존재였습니다. 하지만 어머니의 나라를 잊지 못하고 자신의 이름을 한글로 문신으로 세길 정도로 대한민국을 잊지 않고 살아왔습니다. 그런 그를 우리가 바라본 것은 미식축구 선수로 최전성기를 보내던 순간이었습니다. 갑자기 하인스 워드는 우리의 자랑스러운 국민이 되었고, 그에 대한 관심은 대단했습니다. 물론 그가 이렇게 뛰어난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면 우리는 그를 그저 미국인 하인스 워드라고만 생각했을 겁니다.

 

미셀위의 국적포기에 대해 배신이라고 이야기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감히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 미국 국적을 포기하는 그녀는 국가를 배신한 존재라고 험악한 욕을 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과연 그녀를 위해 해준 것이 무엇이고, 그녀를 당당한 대한민국 국민으로 인정하고 사랑한 적이 있었는지 의문이 듭니다.

 

남성 골퍼를 능가하는 슈퍼 골퍼가 될 것이라는 기대는 이미 무너졌고, 그 존재감이 미미해지자 우리는 이미 미셀위를 버렸습니다. 그녀에 대한 그 어떤 관심도 보이지 않다가 국적 포기 사실이 알려지자 이렇게 득달같이 달려들어 비난을 하는 것이 과연 정상인가 의문이 듭니다. 과연 그녀를 위해 우리가 무엇을 했는지 부터 생각한다면 그녀의 선택은 너무 자연스러우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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