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3. 19. 13:01

김미경 발언논란 속에 드러난 멘토 전성시대의 허상

케이블 방송에서 '김미경 쇼'를 진행하고 있는 김미경이 논란의 중심에 섰습니다. 젊은이의 멘토로 화려한 주목을 받았던 그녀는 역설적으로 그 역할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재기가 나왔다는 사실이 문제였습니다. 멘토가 멘토가 아니라는 논란은 그 무엇보다 무서운 것이기 때문입니다. 

 

막말 멘토가 과연 멘토로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느냐는 주장은 타당합니다. 단순히 화법의 문제라면 이는 새로운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는 문제일 겁니다. 하지만 그런 논란의 문제가 아니라, 근본적인 가치관의 문제라면 더 이상 '김미경 쇼'는 존재 가치를 잃을 듯합니다.

 

멘토 전성시대의 허상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김미경 논란

 

 

 

 

우리시대 멘도가 사라졌다는 점에서 스승이 될 수 있는 멘토에 대한 갈증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힐링과 멘토는 유사성이 높습니다. 현실에 찌든 삶을 어떻게 해소할 것이냐는 점에서 방송은 그 역할을 하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스타강사 중 한 명인 김미경은 케이블이기는 하지만 자신의 이름을 내건 쇼를 진행하는 진행자입니다. 그런 그녀가 보여준 어투가 보인 문제는 분명 논란이 될 수밖에는 없어 보입니다. 대중들의 주목을 받고 있고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한다는 점에서 신중한 발언이 중요하게 다가오니 말입니다.

 

"인문학은 지혜를 만들기 위해 읽는 거라고. 그런데 그 사람의 지혜가 300페이지 책으로 쓰이면 그게 자기계발서적이야. 근데 안 읽는다고? 웃기고 있어. 시건방 떨고"

 

"여러분 우리가 얼마나 시건방 떠느냐고 남의 말을 안 듣는지 알아요? 책은 아무 문제 없어요. 읽는 사람이 문제에요. 초등학교 교과서에서도 깨닫는 사람들은 깨닫는 거고"

 

2회 방송에서 한 학생이 자기계발 서적은 읽지 않고 인문학만 읽는다는 발언에 대한 김미경의 발언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인문학에 대한 비난으로 읽는 이들도 있고, 시건방이라는 발언에 비난을 하는 이들도 존재합니다. 그리고 그런 모든 것을 비난의 대상으로 받아들이고 풀어내는 이들도 존재합니다. 

 

책의 문제가 아니라, 읽는 사람의 문제라는 김미경의 발언이 문제는 아니었습니다. 인문학을 읽는 것은 좋은 것이고, 자기계발서적을 읽는 것은 잘못되었다는 이분법적인 접근이 문제라고 지적하는 것이 잘못은 아닐 겁니다. 문제는 그녀의 화법이 주는 당혹스러움은 문제로 다가오기 때문입니다. 

 

 

김미경의 발언이 논란이 되며 그녀가 내놓은 책들도 논란의 중심에 서고 있습니다. 그녀의 책에서 열거하는 내용들도 대부분 직설적이고 독선적인 발언이 주가 되었다는 사실은 중요합니다. 성공이라는 가치를 이루는 과정에서 그녀가 제시하는 방법에 대해 호불호가 명확하다는 사실은 문제일 겁니다. 

 

화법에 대한 문제를 재기한다면 김미경이 주장하는 가치를 전달하는 것이 쉽지는 않을 듯합니다. 그녀가 소통의 도구로 삼고 있는 화법이 독하면 독할수록 가치를 가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그녀의 화법이 변하면 그녀가 주장하는 가치가 상실될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문제는 이런 멘토 전성시대 소비를 요구하는 이들이 과연 정상인가 하는 문제일 겁니다. 사회 자체가 소수의 성공에만 취해있고, 그렇게 되기를 강요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주변의 모든 이들을 누리고 자신만이 성공을 해야만 한다는 강박을 집요하게 강요하는 사회에서 다양한 멘토 전성시대는 당연하기만 합니다. 

 

김미경이나 그와 전혀 다른 측면에 가 있던 김난도나 모두 멘토로서 이야기를 풀어가는 측면에서 크게 다르지는 않습니다. 서로 다른 화법으로 멘토를 자청하고 있지만, 그들에 대한 평가는 극단적인 호불호로 이어질 수밖에는 없습니다. 과연 이들이 이야기하는 멘토가 젊은이들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올지는 알 수가 없습니다. 

 

멘토는 넘쳐나지만 마지막까지 어깨동무를 할 수 있는 존재가 없는 사회는 우울하기만 합니다. 그저 방법론적인 성공 이야기들은 넘쳐나지만 구조적인 변화 없이는 멘토라는 이름으로 성공하는 이들만 존재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밖에는 없어 보입니다. 

 

성공담을 팔아 더 큰 성공을 거두는 멘토 장사가 만들어낸 이 씁쓸한 논란은 우리 시대 과연 이렇게 넘쳐나는 멘토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다시 한 번 고민하게 합니다. 과연 무엇을 위한, 누구를 위한 멘토 전성시대인지 알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김미경 발언논란은 결국 멘토 전성시대의 부작용이라고 밖에는 볼 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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