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3. 29. 11:19

이지애 합성사진 논란이 중요하게 다가오는 이유

이지애 아나운서가 '해피투게더'에 출연해 밝힌 합성사진 논란이 화제입니다. 무슨 사진이기에 그런지 궁금한 이들에게는 다시 회자하는 부작용이기는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시중에 떠도는 사진이 정체가 명확해졌다는 사실입니다. 

 

'의뢰인 K'팀인 박수홍, 이지애, 강성범, 양지원이 출연한 이번 주 '해피투게더'는 재미있었습니다. 생활 속 법률에 관해 이야기해주는 방송은 흥미롭습니다. 유재석과 동기인 박수홍은 다시 한 번 해투에 나와 서로 아웅다웅하는 모습도 재미있었습니다. 이런 즐거움들과 함께 이지애가 밝힌 합성사진 논란은 많은 이들에게 중요하게 다가왔습니다.

 

이지애 합성사진 논란은 왜 중요하게 다가오는가?

 

 

 

해투의 초반은 유재석과 박수홍의 만담과 같은 이야기들이 흥미롭게 다가왔습니다. 서로의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는 이들은 그만큼 친할 수밖에 없고 친해서 허물없이 다양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사실은 중요하지요. 자신의 집 위에 사는 양현석과 관련된 이야기 역시 시청자들에게는 흥미롭게 다가왔습니다. 

 

 

생활 주변에서 자연스럽게 벌어질 수밖에 없는 다양한 일들에 관한 법률 상식을 이야기하는 과정은 예능과 교양의 만남이라는 점에서 흥미로웠습니다. 44살이 된 박수홍이 결혼하기 어려운 이유는 '의뢰인 K'를 진행해왔기 때문이라고 밝혀 의아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생활 속에서 등장하는 수많은 이야기를 알고 있는 박수홍은 점점 결혼과 멀어지고 있다는 말은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너무 많은 것을 알면 오히려 사는 것이 더 고역일 수밖에 없는 것이 사실이니 말이지요. 적당히 모르면 자연스럽게 넘어갈 수 있는 허물도, 너무 잘 알게 되면 모든 것이 문제로 다가올 수 있으니 말입니다. 박수홍의 성격이 워낙 섬세해 유리알 같은 멘탈이라는 자막이 나올 정도였다는 점에서 성격을 바꾸지 못하면 결혼은 힘들 듯해 보였습니다.

 

요리도 잘하고, 돈도 잘 벌고, 매너마저 좋은 것으로 알려진 박수홍이 결혼할 계획이 있다면 많은 이들이 이야기하듯, 무난한 성격으로 자신을 좀 더 편하게 하는 것이 정답일 듯합니다. 해투에서 다양한 이야기들이 나오고 유재석 특유의 입담들로 시종일관 재미있는 상황들을 만들어간 것은 사실이지만 오늘 방송의 핵심은 이지애 아나운서의 고백이었습니다. 

 

이지애 아나운서의 고백이 중요한 이유는 그녀만의 문제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대중을 상대로 하는 직업을 가진 그들은 언제나 대중의 시선에서 멀어지기는 어렵습니다. 김준호가 잊힐 권리를 이야기할 정도로 과거의 잘못이 평생 주홍글씨처럼 따라다니는 연예인들의 삶은 화려한 만큼 힘겹기도 합니다.

 

무죄를 받은 사건도 처음 보도로 사회적 매장을 당했던 이들이라면 다시 회복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힘겹게 복귀를 하더라도 그 사건은 영원히 그들과 함께한다는 점에서 김준호가 이야기한 잊힐 권리는 중요하게 다가왔습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그들은 잊힐 권리를 요구하지만, 대중들은 알 권리를 주장합니다. 그런 권리의 충돌 속에서 현명한 방법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은 단기간에 정리될 수준이 아니라는 점에서 더욱 중요하게 다가왔습니다.

 

연예인 혹은 방송인으로 살아가면서 느낄 수밖에 없는 어려움을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이지애 아나운서는 자신이 겪었던 황당한 경험담을 들려주었습니다. 방송을 그만둘까 라는 생각까지도 할 정도로 여자 아나운서에게는 치명적인 상처를 안긴 합성사진 논란은 충격이었으니 말입니다.

 

"신혼여행을 다녀온 후 우연히 인터넷에서 그때 찍은 사진을 봤다. 치과 간판 앞에서 사진을 찍었는데, 간판이 치과가 아닌 여성 질환으로 바뀌어있었다. 누군가 합성해 놓은 것이다. 내가 문제 삼으면 문제가 더 커질 상황이어서 대응하지 않았다. 너무 자존심 상했다"


친한 지인이 운영하는 치과에서 치료를 받고 간판 앞에서 사진을 찍었던 이지애 아나운서는 그게 화근이 될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습니다. 자연스럽게 찍은 사진 한 장은 합성을 통해 치과가 아닌 여성 질환으로 변하며 그녀에게는 큰 상처를 안겨주었습니다. 

 

여성 질환을 폄하할 이유는 없지만, 합성사진 안에 담겨 있는 내용은 의도적으로 이지애 아나운서를 희롱하기 위한 목적이 다분했기 때문입니다. 악의적으로 합성해 인터넷에 퍼트린 이 사진은 충격이었습니다.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기억 중 하나인 결혼식을 마치고 현실에서 마주한 것이 말도 안 되는 합성사진이었다는 사실은 직접 경험을 하지 않아도 얼마나 충격적인지 충분히 알 수 있었습니다.

 

 

여자 연예인에 대한 합성사진 논란은 참담합니다. 누두 사진을 이용해 합성사진을 만들기도 하고, 등장하지도 않은 동영상에 이름만 바꿔서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일들이 많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몇몇은 신고를 통해 범인을 잡기도 했지만, 크게 달라지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이 문제는 심각하게 다가옵니다.

 

풍자와는 달리, 이지애 아나운서의 합성사진은 악의적이라고 밖에는 할 말이 없었습니다. 풍자란 등장인물의 사실관계를 가지고 뒤틀어 실체를 드러내는 것이지만, 그 사진 속에는 그 어떤 사실관계도 존재하지 않고, 심지어 웃기지도 않았습니다. 이렇게 악의적인 합성사진 때문에 모욕감을 주고 이를 바라보며 흐뭇해하는 행위는 이제는 근절되어야 할 겁니다. 자신의 그 대상이 된다면 누구보다 몸부림을 치고 분노할 이들이 타인을 궁지에 몰아넣고 히히덕거리는 것은 잔인한 범죄일 뿐이니 말입니다. 

유명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상대를 위협하고 이를 통해 부당한 이익을 노리는 존재들이 많아졌습니다. 남성이나 여성이나 성의 차이를 떠나 유명인이라는 이유만으로 그들을 협박하는 유사한 범죄들이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이지애 아나운서의 고백은 중요하게 다가왔습니다. 누군가의 행위가 장난인지 알 수는 없지만, 그 결과 때문에 큰 상처를 받을 수밖에 없었던 이지애 아나운서의 고통은 모두가 공감하는 아픔이었습니다. 자신이 합성하는 대상이 누나 혹은 여동생이거나 어머니라고 한다면 그런 짓을 할 수는 없을 테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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