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4. 11. 08:09

구가의서 통해 인형에서 영혼을 가지게 된 이연희, 김태희 롤모델 될 기세다

새롭게 시작된 드라마 '구가의서'는 이승기를 위한 이승기의 드라마로 인식되었습니다. 하지만 초반 최진혁과 이연희로 인해 큰 주목을 받게 되었습니다. 최악이라 여겨졌던 이연희가 새로운 존재감으로 주목을 받았다는 사실은 '구가의서'로서는 중요했습니다. 

 

퓨전 사극이라고는 하지만 사극 특유의 연기는 노련한 연기자들도 부담스러워 한다고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연기력이 부족한 이연희가 특별 출연이기는 하지만 중요한 역할을 초반 해줘야 한다는 사실은 부담이었습니다. 초반 기선제압을 하지 못하면 이후 드라마 시청률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최진혁과 이연희의 연기력은 대단했습니다.

 

같은 시간대 경쟁을 하고 있는 '장옥정, 사랑에 살다'에서 장옥정을 맡은 김태희는 여전히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기존에 현대극에서도 불안정한 연기로 몰매를 맞기만 하던 그녀가 사극, 그것도 가장 강력하고 매력적인 캐릭터인 장옥정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시청자들에게는 당황스럽게 다가왔습니다.

 

 

기존 우리가 알고 있던 장희빈과는 전혀 다른 장옥정의 모습을 보이겠다는 의지는 흥미로웠습니다. 하지만 그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김태희가 이런 강렬한 캐릭터를 어떻게 소화할지 의문이 많았습니다. 첫 시작은 무난하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장옥정 역할이 무난해서는 안 된다는 점에서 아쉽기만 하네요.

 

김태희는 서울대 출신의 미모를 갖춘 연기자로 많은 주목을 받은 인물입니다. 광고 시장을 평정하며 뛰어난 외모 하나로 연예인이 될 수 있음을 잘 보여준 존재입니다. 뛰어난 외모에 머리까지 좋은 김태희는 분명 매력적인 존재입니다. 그걸 부정할 수 있는 이들은 없으니 말이지요. 문제는 그녀가 연기를 하고 싶다는 사실입니다. 연기자가 아닌 다른 직업을 택했다면 뛰어난 외모에 국내 최고의 대학이라는 서울대 출신이라는 타이틀은 모든 것을 얻을 수 있을 정도였습니다.

 

연기자의 길을 선택한 김태희에게 연기는 언제나 그녀의 발목을 잡는 도구였습니다. 그녀가 '아이리스'를 통해 상을 받기도 했지만, 연기가 대단해서가 아니라 인기에 부응하는 수상이었습니다. 여전히 김태희는 연기력 부족한 광고용 연기자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물론 과거보다 좋아진 연기력으로 조금씩 성장해가고 있다고는 하지만, 김태희의 연기 연습을 위해 많은 드라마들이 희생양이 되어야 하는가 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입니다.

 

 

이연희 역시 김태희와 크게 다를 것이 없었습니다. 뛰어난 외모와 한없이 착해 보이는 비주얼은 모든 남성들의 로망이었습니다. 우수에 찬 큰 눈에 긴 생머리의 그녀는 그저 보고만 있어도 행복할 정도니 말이지요. 예쁜 인형처럼 아름답기만 한 그녀는 연기자로 입을 열기만 하면 그 모든 것들이 무너진다는 사실이 아쉽기만 했습니다.

 

좀처럼 연기력 상승 없이 얼굴로만 승부하던 이연희는 아쉬운 존재감이었습니다. 거대 기획사의 힘이 아니라면 결코 주인공을 맡을 수 없을 것이라는 의견들은 당연해 보였습니다. 하지만 '구가의서'에서 보여준 이연희는 자신이 왜 연기자가 되고 싶었는지 잘 보여주는 중요한 터닝 포인트였습니다.

 

슬픈 운명을 타고난 캐릭터를 소화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았지만, 안정적으로 자신의 역할을 수행해내는 모습은 대단했습니다. 물론 다른 연기자가 그 역할을 맡았다면 보다 안정적인 연기를 했을 겁니다. 아니 그보다 농익은 연기를 했을 수도 있습니다. 이연희에게는 어쩌면 연기자로서 마지막 기회가 될 수도 있는 지점이었습니다.

 

주인공으로 등장했던 '유령'에서도 그저 비주얼 외에는 존재감이 없었던 유령과도 같은 연기자였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예쁜 얼굴을 가지고 있어도 연기자라면 최소한 자신이 맡은 배역을 소화해내는 연기력을 갖춰야 한다는 사실은 자연스러우니 말이지요.

 

 

이연희와 김태희가 열심히 하지 않는다고 이야기하는 이들은 없을 겁니다.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있을 겁니다. 그녀들의 이야기들에서 그런 노력들이 진하게 묻어나오기도 하니 말이지요. 노력해도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은 연기력이라는 점에서 그녀들은 분명 한계에 다다라 있습니다. 뛰어난 외모를 갖췄지만 보다 성장하기 위해서는 필수인 연기력 부재는 그녀들의 아킬레스건이었으니 말이지요.

 

최소한 이연희는 이런 논란에서 잠시 피해있을 수 있을 듯합니다. 지독한 운명에 힘겨워하는 서화 역에 최선을 다한 이연희에서 시청자들은 찬사를 보냈기 때문입니다. 표정이 다양하지 못한 한계와 장문의 대사를 소화하기 힘들어하는 문제 등이 드러났지만, 장족의 발전을 보인 이연희의 노력에 박수를 보낸 것이지요.

 

김태희의 경우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극 전체를 이끌어 나가야 하는 만큼 보다 안정되고 매력적인 연기를 보여줄 필요가 있습니다. 초반 불안정하고 밋밋한 연기만으로 최고의 캐릭터인 장옥정을 소화하기는 힘겨워 보이니 말이지요. 상대적으로 불리한 상황에서 선전을 하고 있는 '직장의 신'이 김혜수의 탁월한 연기력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는 사실은 김태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클 듯합니다.

 

'구가의서'가 자신의 마지막 연기라도 되는 듯 최선을 다한 이연희는 인형에서 영혼을 가진 연기자로 돌아서기 시작했습니다. 특별 출연이라는 점에서 큰 부담을 가지지 않고 최선을 다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녀가 어떻게 연기를 해야 할지에 대해 이번 경험은 큰 자산이 될 겁니다.

 

이연희의 이런 노력과 발전은 김태희가 그녀를 롤 모델로 삼아야 할지도 모를 일이기도 합니다. 뛰어난 비주얼로 승부하던 두 여배우의 다른 평가 속에서 여전히 남아 마지막까지 책임져야 하는 김태희로서는 큰 부담을 가지고 연기를 할 수밖에 없으니 말이지요. 자신을 버리고 혼신을 다한 이연희가 과연 다음 배역에서 발전된 연기를 꾸준하게 보여줄지 기대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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