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 TV특강이 방송된 후 호평이 쏟아졌습니다. 충분히 예상된 결과였지만, 방송에서 드러난 실체는 단순한 호평만으로는 부족할 정도였습니다. 왜 많은 이들이 무한도전에 그렇게 열광하는지는 오늘 방송만 봐도 충분했습니다.
학교에서도 포기한 역사 공부를 예능이 대신하는 이런 한심한 나라에서 살아야 한다는 사실이 황당함으로 다가올 정도입니다. 더욱 유재석이 마지막 장면에서 안중근 의사의 어머니인 조마리아 여사의 편지를 대신 읽는 장면은 눈물이 날 정도로 감동이었습니다.
이토 히로부미를 암살하고 사형을 언도받은 아들 안중근에게 건넨 마지막 말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왜 우리가 역사를 배워야 하는지 그 안에 모두 담겨 있었기 때문입니다. 왜 안중근은 일본인에게는 영웅인 이토 히로부미를 암살해야만 했는지, 그리고 그의 어머니가 마지막으로 건넨 그 말은 왜 우리가 기억해야만 하는지 무한도전은 강렬하게 보여주었습니다.
"네가 어미보다 먼저 죽은 것을 불효라고 생각하면 이 어미는 웃음거리가 될 것이다. 너의 죽음은 한 사람 것이 아닌 조선인 전체의 공분을 짊어진 것이다. 네가 항소를 한다면 그건 일제에 목숨을 구걸하는 것이다. 나라를 위해 딴맘 먹지 말고 죽으라"
"아마도 이 어미가 쓰는 마지막 편지가 될 것이다. 네 수의를 지어 보내니 이 옷을 입고 가거라. 어미는 현세에서 재회하길 기대하지 않으니 다음 세상에는 선량한 천부의 아들이 돼 이 세상에 나오거라"
조마리아 여사가 사형 선고를 받은 아들 안중근 의사에게 남긴 말은 스튜디오에 있던 아이돌들마저 눈물을 글썽이게 했습니다. 어머니보다 먼저 죽어야 하는 아들의 아픈 마음을 알게 된 어머니가 아들에게 그런 마음 자체가 웃음거리라고 말할 정도로 안중근 의사의 어머니 조마리아 여사도 대단한 존재였습니다.
안중근 의사가 비겁하게 목숨을 구걸하는 행위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며 죽으라는 어머니의 모습은 일반적일 수 없었습니다. 아무리 잔인한 살인자의 어머니라도 사형을 받는 아들을 보면 살리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모정이라고 하는데 안중근 의사의 어머니는 전혀 달랐습니다. 안중근 의사의 행동이 단순한 살인 행위가 아닌, 대한민국의 독립을 위한 당연한 행위였음을 조마리아 여사는 강조하고 있었습니다.
안중근 의사의 죽음이 한 사람의 것이 아닌 조선인 전체의 공분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안중근 의사처럼 독립을 위해서는 조선인이 모두 죽음을 대신해 싸울 것이라는 메시지를 대신 하는 듯했습니다. 아들에게 수의를 지어 주면서 이 옷을 입고 의롭게 죽음을 맞이하라는 어머니 조마리아 여사의 이런 모습이 결국 위인 안중근을 만들어냈던 듯합니다.
조국의 독립을 위해 큰일을 한 아들에게 비굴한 삶보다는 당당한 죽음을 받아들이라는 어머니의 모정은 그 무엇보다도 강했습니다. 현세에서 다시는 볼 수 없지만, 다음 세상에는 선량한 천부의 아들로 태어나기 바라는 대목에서는 강한 모정이 드러나 있었습니다. 나라를 빼앗긴 현실에서 이런 죽음은 당연하지만, 다시 태어난다면 평범한 행복을 모두 누리길 바라는 어머니의 마음은 모두를 울렸습니다.
무한도전이 아니라면 안중근 의사와 어머니 조마리아 여사의 이 값진 이야기를 알지 못했을 겁니다. 일단 역사에 대한 관심이 사라진 시대에 이런 이야기들을 애써 찾아 읽는 것은 힘든 일이기 때문이지요. 무한도전이 아니었다면 평생 모르고 살았을 이 값진 의미들은 참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왜 우리가 역사 교육을 받아야 하고, 그런 역사 교육이 어떤 가치인지에 대한 모든 것은 조마리아 여사의 편지 안에 모두 담겨있었습니다.
무한도전의 TV 특강은 아이돌들과 함께 한 '헐 장학퀴즈'로 시작했습니다. 한국사에 대해 기초지식을 묻는 퀴즈에서 한심한 모습을 보인 그들은 전문가들에게 사전 교육을 받아 직접 아이돌들에게 강의를 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지요. 청소년들만이 아니라 성인인 그들에게도 한국사는 쉽지 않았습니다.
아이돌들에게 한국사를 가르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무한도전 멤버들의 모습도 아름다웠고, 긴 녹화시간 동안 강의에 열중한 아이돌의 모습도 대단했습니다. 국가가 포기한 우리 역사 공부를 예능에서 대신 해주는 이 한심한 상황이 황당하기만 하지만, 무한도전이 이야기하는 역사는 왜 우리가 역사 공부를 게을리 해서는 안 되는지를 잘 보여주었습니다.
단재 신채호 선생의 '역사를 잃은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는 문구로 시작된 무한도전의 TV특강은 레전드의 위엄을 확실하게 보여준 특집이었습니다. 웃음과 감동, 그리고 재미와 의미까지 모두 담아낸 무한도전의 한국사 특강은 국사 교육을 등한시하는 대한민국의 현실을 통렬하게 비판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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