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가정의 달을 맞아 '나 혼자 산다'는 가족을 만나는 과정을 담았습니다. 혼자 사는 남자들에게 가장 힘든 것은 미혼의 경우 부모들의 결혼 압박입니다. 대입을 앞둔 상황에서는 좋은 대학, 졸업을 앞두면 좋은 직장, 결혼 적령기가 되면 결혼. 그렇게 이어지는 부모님들의 바람은 당연하지만 큰 부담으로 다가오기만 합니다.
방송에서 나왔던 아들들의 모습은 어쩌면 아들이라면 모두가 느낄 수밖에 없는 그리움이자 사랑일 겁니다. 딸들과 달리 애정 표현이 약한 아들들이 나이가 들며 느끼는 부모님들에 대한 한없는 고마움과 사랑을 익숙하지는 않지만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감동으로 다가왔습니다.
말이 참 많은 퀵 마우스 노홍철의 아버지가 자신에게 보낸 문자는 아들과 아버지의 관계를 잘 보여주었습니다. 10분도 안 되는 거리에서 살고 있음에도 살갑지 않은 아들에게 보낸 아버지의 문자는 너무나 사무적이었습니다.
가정의 달을 맞아 부모님들을 찾아뵙는 모습을 담은 '나 혼자 산다'는 MC인 노홍철의 사연으로 시작했습니다. 살갑지 않은 노홍철이 자신의 아버지에게 받은 문자 한 통을 들어 설명하는 과정은 많은 이들이 공감했을 듯합니다.
"난 처음 보는 사람과 웃고 떠들기도 잘 한다. 하지만 부모님 앞에서는 입을 닫는다"
"최근 아버지 문자를 한 통 받았는데 스팸문자인줄 알았다. 제목은 '사인 요청' 내용은 '아빠 고향 친구의 여직원 3명. 추신, 전달은 아빠가 할 것임'이었다. 나에게 맞춘 사무적인 문자였다"
"그 문자를 받는 순간 정말 내가 못됐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마음이 저리더라"
아무리 낯선 사람들을 만나도 바로 친한 사이처럼 만드는 노홍철이지만, 부모님 앞에서는 말을 잘 하지 않는다고 하지요. 그런 자신이 충격으로 다가온 것은 최근에 받은 문자 때문이었습니다. 제목과 내용, 그리고 추신으로 나눠 적은 사무적인 문자는 결제를 받는 형식이었습니다.
아들의 사인을 원하는 아버지 친구를 위해 필요한 사항들을 가볍게 이야기해도 상관없는데 이런 식의 문자를 보낸 것은 그만큼 관계가 서먹서먹하다는 의미니 말입니다. 노홍철의 사연은 물론 다르기는 하지만 유사한 고민의 공감이었습니다.
김태원은 간만에 집을 찾았습니다. 40을 훌쩍 넘어선 그였지만, 그를 맞아주는 어머니는 언제나 어린 아이와 같이 생각합니다. 어린 시절 방황하고 힘겨워하던 자신을 누구보다 사랑해준 고마운 어머니. 그런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과 사랑은 김태원에게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어머니가 죽은 후에도 유령이 되어 자신을 찾아온다면 그것마저 감사하다고 이야기를 할 정도로 김태원의 어머니에 대한 사랑은 각별했습니다. 유독 가족 중 못났던 자신. 그리고 모나기만 했던 자신의 고민을 들어주고 엇나가지 않도록 다독이며 사랑으로 다잡아주려 노력했던 어머니에 대한 사랑은 당연해 보였습니다.
기러기 아빠로 살고 있는 이성재는 아버지 생신을 앞두고 방송 촬영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앞당겨 축하를 해주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방송 촬영이라면 극구 반대했을 것이 분명해 몰래 카메라까지 동원한 성재의 모습은 특별했습니다. 군입대시 악수를 한 것을 제외하면 아버지와 살갑게 지낸 적이 없다는 이성재는 아버지의 칭찬을 받고 싶어 했습니다.
대기업 사장이었던 아버지에게는 항상 부족한 아들이었다고 합니다. 다른 형제들과 다른 길을 걷는 성재가 못마땅했던 아버지. 그런 아버지가 어느 날 갑자기 휠체어가 없으면 바깥으로 나다니기도 힘들게 되었다고 합니다. 몇 년 전만 해도 자신과 팔씨름해서 이기기도 했던 아버지가 그렇게 기력이 약해졌다는 사실에 눈물을 흘리는 이성재의 모습은 감동이었습니다.
식사를 대접하고 그가 거주하고 있는 작은 오피스텔에서도 아들에 대한 칭찬을 하지 않는 아버지였지만, 아들이 출연하는 영화나 드라마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고 있었습니다. 관객수까지 기억하고 있을 정도로 아버지에게 이성재는 자랑스러운 아들이었습니다. 촬영 후 아버지의 집을 찾은 제작진들이 전해들은 속마음은 우리 부모님들의 생각을 엿보게 해주었습니다.
잘 하고 있지만 칭찬에 인색한 것은 그런 칭찬이 자칫 안하무인을 만드는 것은 아닐까 하는 고민 때문이었습니다. 아들이 자랑스럽고 그런 아들에게 칭찬을 해주고 싶지만, 그런 마음까지 아껴가며 아들이 건실하고 당당한 배우로서 더욱 성장하기를 바라는 아버지의 마음은 큰 감동으로 다가왔습니다.
전주가 고향인 데프콘은 집을 나서면서도 아버지에게 '물짜장'을 외쳤습니다. 서울에는 존재하지도 않는 물짜장이 그 어느 때보다 생각나는 데프콘은 선물을 가득 들고 아버지가 운영하는 쌀집을 찾습니다. 그리고 짧은 인사와 함께 전주에만 존재하는 물짜장 먹방을 부자가 보여주었습니다. 이들 부자의 먹는 모습을 보면 먹성 좋은 데프콘은 아버지를 닮아서였나 봅니다.
오토바이 헬멧과 MBC 로고가 박힌 시계 등을 선물하자 무엇보다 고마워하는 아버지의 모습은 시청자마저 행복하게 해주었습니다. 낡은 TV로 아들이 자주 나오는 MBC를 볼 수 없다고 하자, TV까지 사들고 내려온 효자 데프콘은 집에 TV 설치를 하고 어머니가 원하는 에어콘 장만의 의지까지 불태웁니다.
어린 시절 방황하며 경찰서 신세를 지기도 했던 데프콘, 음악을 하겠다며 서울로 올라가 힘든 시간을 보내야만 했던 그가 최근 유명세를 타며 성공이라는 열매를 조금씩 따기 시작했습니다. 남들은 인정하지 않았지만 부모님들은 아들을 위해 노력하고 아들의 꿈이 이뤄지기를 멀리서나마 기원했음을 데프콘은 잊지 않고 있었습니다. 아버지가 아들과 함께 "피스"를 외치는 모습에서 이들의 관계가 어떤지 잘 보여주었습니다.
울고, 웃고 부모님들과 만난 이들의 모습은 각기 달랐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자라온 환경도 경험도 제각각이었지만 그들이 부모님을 생각하는 모습이나, 부모님들이 그들을 생각하는 것은 동일했습니다. 서로 다른 방식이기는 하지만 그들이 느끼는 감정은 사랑이었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성장한 만큼 나이 들어 힘이 약해지신 부모님들에 대한 사랑. 나이가 들었음에도 여전히 어린 아이 같은 부모님들의 그들에 대한 사랑은 시청자들에게 100% 공감을 이끌며 감동으로 다가왔습니다. 어른용 '아빠 어디가'처럼 다가온 이번 특집은 '가정의 달'에 가장 적합한 주제였다는 점에서 반가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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