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5. 30. 09:08

수지가 이승기와 최진혁 모두의 구가의서인 이유

이승기와 수지가 출연 중인 '구가의서'가 이번 주 방송 분량을 마쳤다는 사실이 아쉽게 다가옵니다. 일일극처럼 매일 방송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의견들이 쏟아질 정도로 구가의서 패인들이 늘어나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그만큼 '구가의서'의 이야기가 주는 재미와 배우들에 대한 관심이 높기 때문일 겁니다.

 

강치와 여울의 1mm 키스는 지독한 아쉬움으로 다가왔습니다. 가슴 설래게 하는 그 장면에서 시청자들의 심장을 멎게 하더니, 눈 키스만 진하게 하고 끝난 그들이 과연 언제 다시 그런 달달한 장면들을 만들어줄지 궁금할 지경입니다. 

 

 

'구가의서' 16회 마지막에 여울이 누군가에 납치를 당하는 장면은 강치와 월령의 대결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예고했지요. 조관웅의 수하가 납치했다는 이야기도 있고, 월령이 신수가 되기를 거부하는 강치를 위협하기 위함이라는 말들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여울이 사라졌고, 이로 인해 강치의 분노는 극단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다는 사실입니다. 

 

강치의 분노는 결국 여울에 대한 사랑을 보여주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중요합니다. 법사가 강치가 죽을 수도 있으니 멀리 도망가라는 말에도, 건드려서는 안 되는 이를 건드렸다는 말로 여울에 대한 사랑을 강조했습니다. 강치에게는 여울은 그 무엇보다 중요한 존재입니다. 자신의 목숨까지 버리며 구하고 싶은 존재가 여울이라는 점에서 납치 사건은 이후 이야기 전개에 중요하게 다가올 듯합니다. 

 

'구가의서'라는 제목은 이제는 다들 알고 있을 듯합니다. 구미호가 인간이 되는 방법이 적혀 있는 전설속의 서적이라는 사실은 흥미롭습니다. 통상 구미호하면 여자를 떠올렸는데, 이 드라마에서는 매력적인 남자들인 최진혁과 이승기가 구미호 역을 맡고 있다는 사실이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더욱 자극했습니다. 

 

천년을 살아왔던 월령은 어느 날 우연히 본 서화에게 한 눈에 반해 인간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서화와 행복한 삶을 살 수만 있다면 영원한 생명은 버려도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월령에게는 영원한 삶보다는 사랑하는 사람과 함게 하는 인간의 삶이 더 소중하다고 느꼈습니다. 천년 만에 처음으로 자신의 가슴이 뛰는 감정을 느끼게 한 서화를 위해서라면 영원한 삶은 무의미한 게 월령이었습니다. 

 

 

100일 동안 법사가 알려준 방법으로 수행을 하면 '구가의서'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동안 자신이 해왔던 평범한 모든 것을 버린 채 수행을 하던 월령은 며칠만 지나면 서화와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는 사실이 반갑고 기쁘기만 했습니다. 서화를 탐내던 조관웅의 집착만 아니었다면 월령은 인간이 되어 서화와 함께 강치를 키우며 행복한 삶을 살았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조관웅에 의해 월령을 찾던 담평준에 의해 죽을 수밖에 없었던 슬픈 현실은 그들의 모든 것을 바꿔놓았습니다. 

 

서화를 지키기 위해 신수가 되어야 했던 월령. 자신이 천년악귀가 되기 않기 위해서는 자신을 배신한 서화를 죽이면 되었습니다. 하지만 위급한 상황에서도 서화를 죽이기보다는 보호하는데 급급한 월령은 서화의 어깨에 자신의 상처만 세긴 채 평준의 칼에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인간을 사랑해 신수의 삶을 포기하고 인간이 되고자 했던 월령은 '구가의서'는 구경도 하지 못한 채 천년악귀가 되어 돌아왔습니다. 그런 그가 자신의 아들이자 자신을 배신했던 서화의 자식이기도 한 강치 앞에 등장해 인간을 믿지 말라고 말하는 것은 당연했습니다. 더욱 자신의 아들인 강치가 여울을 위해 인간이 되고자 한다는 사실을 알고는 더욱 그를 만류합니다. 

 

월령과 서화 사이의 이야기를 알지 못하는 강치로서는 아버지의 행동이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아버지라는 사실을 알게 된 후에도 그를 아버지로 인정하지 않는 강치로서는 20년 만에 갑자기 나타나 자신에게 인간을 포기하고 신수가 되라고 강요하는 월령을 이해 못하는 것은 당연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반인반수로 태어나 20년 동안 자신이 신수라는 사실을 모르고 살아왔던 강치는 '구가의서'가 무엇인지를 알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물론 구가의서가 존재한다는 사실조차 자신이 신수로 변신한 후 알게 되었지만, 그의 곁에는 여울이라는 구가의서가 존재하고 있습니다. 왜 그런지 알 수 없지만 여울이 자신의 곁에만 있으면 자신이 신수로 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강치는 알고 있습니다. 

 

여울 역시 강치가 자신이 곁에 있으면 신수로 변하지 않고 인간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20년 전 월령과 서화에게도 현재의 강치와 여울과 같은 강인한 믿음이 있었다면 달라졌을 겁니다. 청조가 그랬듯 갑자기 변한 모습에 극단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면 월령의 소원은 이룰 수 있었을 겁니다.

 

이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역시 여울입니다. 20년 전 신수인 월령이 이루지 못한 진실한 사랑을 몸소 보여주고 있는 존재가 바로 여울이기 때문입니다. 강치가 자신이 반인반수라는 사실을 뒤늦게 깨닫고 힘겨워하는 상황에서 곁을 지켜주던 이가 바로 여울이었습니다. 달빛 정원에서 신수인 강치에게 조심스럽게 어깨에 손을 얹자 잠시이지만 인간으로 돌아오던 모습은 중요했습니다.

 

신수이지만 자신을 믿고 사랑해주는 이가 있다면 인간이 될 수도 있다는 힌트였으니 말이지요. 평준이 신수로 변한 강치에게 칼을 겨누는 상황에서 보인 여울의 모습은 중요했습니다. 모두가 괴물이 되어버린 강치를 경계하고 두려워하고 있는 상황에서 여울은 그런 흉측하게 변한 강치의 손을 잡고 믿어줍니다. 그런 여울로 인해 강치는 염주 팔찌도 없이 인간의 모습으로 돌아오는 신기함을 보였습니다.

 

조관웅의 협박을 이겨내고 전세를 역전시키는 과정에서도 백년객관 앞에 모인 많은 사람들 앞에서 강치는 당당하게 염주 팔찌를 풀었습니다. 그럴 수 있었던 것 역시 여울이 그 곁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여울만 있다면 강치는 평생 인간의 모습으로 살아갈 수 있다는 사실이 다시 증명된 셈입니다.

 

여울의 이런 능력은 단순히 강치에게만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닙니다. 천년악귀가 되어버린 월령마저 변화시킬 수 있는 중요한 키이기 때문입니다. 여울의 행동은 곧 그가 그토록 찾기를 원했었던 '구가의서'가 무엇인지를 깨닫게 해줄 겁니다. 나아가 진정한 사랑이 존재할 수 없다고 믿고 있던 월령에게도 사랑이라는 것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해주는 이가 바로 여울입니다.

 

 

인간은 절대 믿을 수 없는 존재들이라는 가설을 무너트리는 유일한 존재가 여울이라는 점은 흥미롭습니다. 강치는 여울이 자신을 배신할 존재가 아니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자신의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여울은 그 모든 것을 그대로 받아들이며 사랑하고 있습니다. 보여줄 수 없는 모든 것을 보여줬음에도 사랑이라는 굳건함을 잃지 않는 여울로 인해 강치는 이미 구가의서를 얻은 셈입니다.

 

여울의 이 진정한 사랑은 결국 월령에게 인간에 대한 믿음을 회복하는 계기를 마련해줄 겁니다. 나아가 서화와의 재회를 통해 행복한 결말도 조심스럽게 예측해 볼 수 있게 합니다. 강치와 월령이라는 두 신수들에게 사랑의 위대함을 깨우쳐주는 여울이라는 인물은 그래서 점점 더 중요하게 다가옵니다. 이 지독할 정로도 매력적인 '구가의서'는 벌써부터 다음 이야기가 기다려지기만 합니다. 이승기와 수지의 환상 호흡에 최진혁의 불꽃 카리스마까지 하나가 된 그들의 모습은 곱씹어봐도 즐겁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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