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6. 9. 13:08

아이비 신곡 SNL 출연 풍자는 사라지는 오직 섹시만 남았다

아이비가 SNL 코리아에 출연했습니다. 마음껏 자신의 끼를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그녀에게는 즐거운 경험이었을 듯합니다. 하지만 그녀에게 주어졌던 섹시 아이콘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은 오히려 독이 되었던 듯합니다. 

 

섹시함으로 무장해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던 아이비라는 점에서 그녀의 SNL은 큰 반항으로 다가올 수는 없었습니다. 그리고 함께 출연했던 클라라 역시 유사한 캐릭터의 충돌이라는 점에서 반가움으로 다가오지는 않았습니다.

 

 

야함을 적나하게 드러내며 파격적인 재미를 던져주는 SNL 코리아는 안 그럴 것 같은 스타가 망가지면서 재미를 전해주고는 합니다. 의외성이 주는 재미에 많은 이들이 큰 반응을 보여주었고, 그런 파격적 변신이 흥미로웠던 SNL 코리아에 출연한 아이비는 그래서 아쉬웠습니다. 긴 휴식 후 본격적인 활동을 준비하는 그녀가 팬들과 만나는 자리가 SNL 코리아였다는 사실은 득보다는 실이 더 많았던 듯합니다. 

 

SNL 코리아가 많은 이들에게 큰 관심을 받고 성공했던 것들은 그럴 것 같지 않은 이들이 한없이 망가졌을 때 느끼는 쾌감에 있습니다. 이미지가 중요했던 연예인이 자신의 모든 것을 깨트리고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보여준다는 사실은 흥미롭기만 합니다. 그 파격적인 변신이 바로 SNL 코리아의 진정한 재미였습니다. 

 

섹시 퀸의 컴백을 알리며 아이유의 복귀를 환영하고 행복해하는 이들도 분명 존재할 듯합니다. 아이비는 한때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섹시 아이콘 중 하나였다는 점에서 그녀의 복귀를 기다리고 반가워했던 많은 이들에게는 SNL 코리아를 많이 기대했을 듯도 합니다.  

 

 

 

아이비 스스로도 출연에 흥분한 모습을 보였을 정도로 이 방송에 대해 많은 기대를 했던 듯합니다. 지하철에서 남자 친구를 위해 마음껏 섹시함을 보여주는 장면이나, 아이비를 위한 아이비를 만들어 흠뻑 젖은 아이비의 모습을 보여주는 장면 등은 충분히 예상된 모습들이었습니다. 섹시라는 콘셉트를 어떻게 표현할까라는 주제에 SNL 코리아가 보여준 방식은 그저 식상하기만 했습니다.

 

섹시한 시구로 화제가 되었던 클라라는 그런 이미지를 그대로 적용해 콩트에 나가 시구를 하는 그녀의 모습은 그저 야한 클라라일 뿐이었습니다. 그동안 케이블 방송에서도 자주 노출 장면 등으로 화제가 되었던 클라라는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자신의 의도와 달리, 섹시함이 불거져 속상하다는 말까지 하고는 했습니다. 하지만 노골적으로 자신의 섹시함을 도발적으로 드러내며 이슈화시키는 과정만 연속시키는 상황에서 그녀의 그런 발언들은 이상할 정도네요.

 

아이비와 클라라가 섹시함을 드러내고 정면 충돌한다는 점이 시청자들에게 큰 이슈로 다가올 것이라 예측했던 듯합니다. 그리고 그런 섹시 충돌을 극적으로 만들어내기는 했지만, 과연 그런 섹시 대결이 SNL 코리아가 추구하는 재미인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단순하게 섹시한 몸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며 이것이 할 수 있는 전부라고 한다면 아이비에게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없어 보입니다. 물론 '내 머리 속 지우개'에서 재미있는 콩트를 보여주기도 했지만, 여전히 아이비를 기억하게 하는 단어들로 섹시와 못된 이미지가 전부라는 점은 안쓰럽습니다. 색다른 변신을 통해 새로운 아이비로 재탄생하는 방법을 원했다면 판단착오는 아니었을지 모르겠습니다.

 

과거 최고의 섹시 아이콘이었던 시절과 달리 그녀의 섹시함은 조금 달랐습니다. 이미 많은 이들은 아이비의 섹시함에 대해 노골적인 반감을 표하기도 합니다. 나이를 속일 수 없다는 현실적 문제와 한계를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으면서도 과거의 자신 이미지에만 집착한다면 문제입니다. 아이비가 자신의 신곡도 홍보하는 등 새롭게 시작하는 과정에서 SNL 코리아가 좋은 방송이었을지 모르겠지만, 정작 프로그램 자체가 문제로 다가오는 아이러니만 벌어졌네요.

 

다양한 풍자와 솔직한 성담론이 한국적인 방식으로 표현되던 SNL 코리아는 많은 이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어울리지 않을 것 같던 두 가지가 하나가 되어 서로에게 시너지 효과를 보여주던 방송이 오직 섹시만 주장하는 가치만 남았다는 것은 아쉽습니다. 풍자가 빠진 섹시는 그저 저급해질 수밖에는 없으니 말입니다. 과거 노골적인 풍자와 섹시, 그리고 파격적 변신을 보여주었던 SNL 코리아가 그리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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