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0. 2. 11:26

강승윤 TOP 4, 한계와 정체 드러낸 슈퍼스타 K 2

'슈퍼스타 K 2'가 더 이상 발전할 수 없는 오디션임을 분명하게 한 방송이었네요. 김지수의 탈락은 이 방송이 노래를 잘 하는 이가 아닌 팬덤을 얼마나 빨리 모으고 힘을 보여줄 수 있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밖에 없음을 보여준 것이었어요.

슈퍼스타 K 2는 팬덤 장사하는 방송일 뿐이다




음악으로 포장해서 제대로 장사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은 것은 오늘 방송을 보신 많은 분들의 생각일 듯하네요. 결코 이 프로그램이 노래를 잘 하는 참가자를 1등으로 뽑는 대회가 아니라는 것이지요. '슈퍼스타 K 2'가 사랑하고 보존하고 싶은 존박을 위한 무대는 예고되고 많은 이들이 예측했던 것처럼 안전하게 진행되었어요.

마이클 잭슨이 그들의 미션으로 정해졌다는 것은 누가 봐도 존박에게 유리할 수밖에 없음을 알게 해주지요. 마이클 잭슨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흉내내봤으니 공평한 거 아니냐고 할 수 있지만 현지에서 살아오면 느꼈던 감성과 언어 전달에서 항상 어려움을 겪었다는 존박에게는 최고의 선물이 아닐 수 없었죠.

무대 정중앙에 거대한 거울까지 배치하고 다른 이들과는 비교도 안 되는 무대는 그를 더욱 돋보이게 만들었지요.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를 잡는 것도 능력이라고 하지만 엠넷의 노골적인 행동들은 문제가 될 수밖에는 없겠지요. '슈퍼스타 K 2'가 복제한 '아메리칸 아이돌' 10에 출연해 TOP 20까지 올랐던 이는 어느 정도 검증이 끝났다는 말이기도 하지요.

'아메리칸 아이돌 10'으로 인해 '슈퍼스타 K 2' 출연전부터 화제를 모았던 그가 이 프로그램에 출연했다는 것부터가 의외였어요. 의도적인 섭외가 있었는지 아니면 상대적으로 쉽게 가수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존박이 선택했는지 아직 알 수 없지만 그의 출연 첫 회부터 화제를 몰고 왔던 것이 사실이지요.

존박이야 엠넷이 아끼고 여성 팬들이 사랑하는 존재이니 더 이상 언급할 필요는 없겠죠. 마지막 남았던 슈퍼 세이브를 차지함으로서 다양하게 인증 작업을 마친 그는 마지막 무대에 설 수밖에 없는 당위성을 부여받았네요.

개인적인 호불호가 아니라 강승윤은 '슈퍼스타 K 2'가 만들어낸 최악의 존재가 되어버렸어요. 아이러니하게도 그가 탈락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통과함으로서 그는 점점 최악의 상황에 몰릴 수밖에는 없게 되었네요. 심사위원들의 점수에서 항상 낮은 점수를 받는 그가 현재의 자리까지 올라설 수 있었던 것은 네티즌의 힘이었다는 윤종신의 말은 모든 이들이 공감하는 이야기였어요.

철저하게 여심으로 자신의 모자란 점을 채워나간 그는 절대강자로 여겨졌던 김지수를 누르고 TOP 4에 오르는 이변을 일으켰어요. 여러 가지 부침으로 인해 힘겨웠던 것이 눈에 보인 김지수가 다른 무대와 달리 힘없고 아쉬운 노래를 부르는 모습은 많은 이들을 안타깝게만 했어요.

당연히 김지수는 '슈퍼스타 K 2'에 출연한 이후 가장 안 좋은 평가를 받을 정도로 불안정했던 것이 사실이에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승윤보다 높은 점수를 받았던 그가 탈락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조작설이 제기되었던 투표의 힘이었어요. 강승윤 팬 카페에서 불법 조작 투표가 횡횡하고 노골적으로 부추기기까지 했음에도 공정성이 생명인 오디션 프로그램 '
슈퍼스타 K 2'는 아무런 제재도 하지 않았어요. 그들에게는 오직 그들을 통해 돈만 벌면 되는 것이니 말이죠.

대한민국의 어긋한 팬덤이 그대로 전이된 '슈퍼스타 K 2' 채점 방식은 아이돌이 인기를 얻어가는 과정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을 뿐이지요. 그들은 적극적인 팬층인 10대와 20대 여성들을 주 타깃으로 공정해야 할 방송을 사유화하며 우습게 만들고 있네요.

처음부터 잘못된 채점 방식이 문제이지 그런 틀 속에서 정당하게 다음 단계로 올라간 강승윤의 잘못은 아니에요. 그가 노래하는 능력은 다른 참가자들에 비해 모자랄지 모르지만 엠넷이 요구하는 팬덤을 가지고 있기에 그는 다음 단계에 올라설 충분한 존재일 뿐이지요.

엠넷이 내건 2억과 고급 차량, 화려한 데뷔 앨범들은 개인이 보기에는 대단히 매력적인 상이 아닐 수 없지만 그들이 벌어들이는 성과에 비교하면 아무것도 아니지요. 총제작비가 엄청난 것도 사실이지만 그만큼 광고 효과도 뛰어나지요. 직접 광고 수익뿐 아니라 브랜드인 '슈퍼스타 K 2'를 단기간 만에 최고의 상품으로 만들었다는 것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성과에요.

'슈퍼스타 K 3'에 출전해 상위 그룹에 참여하고 싶은 이들은 존박과 강승윤을 표본으로 봐야 할 거에요. 여성들의 마음을 흔들 수 있는 외모를 가졌다면 노래가 조금 부족하다 해도 과감하게 도전할 필요가 있어요. 단 순간에 스타가 될 수 있는 길을 '슈퍼스타 K'는 알아서 만들어 줄 테니 말이지요.

허각과 김지수처럼 외모로 승부할 수 없는 이들은 탁월한 능력을 가지지 않았다면 다른 프로그램을 고민해야 할 거에요. 여성 지원자들 역시 탁월한 실력과 외모를 가지지 않는다면 동일한 조건의 남성들에게는 대결 상대가 될 수 없음을 알아야만 하지요.

'슈퍼스타 K'가 벌써부터 한계를 드러낸 이유는 그들의 극단적인 이윤추구로 인해 대중들이 기대했던 진정한 가수를 볼 수는 없기 때문이에요. 강승윤과 존박이 결승에서 만난다고 해도 전혀 이상할 게 없는 '슈퍼스타 K 2'가 되었다는 것은 그들 스스로 치욕이라 생각해야만 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