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6. 22. 06:20

고아라 응답하라 1994 출연확정에 기대보다 우려가 큰 이유

지난 해 '응답하라 1997'은 하나의 신드롬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과거를 회상하는 드라마 중 이 보다 좋은 평가를 받은 작품이 없다고 해도 좋을 정도로 '응칠'은 대단했습니다. 더욱 배우로서 입지가 거의 없거나 좁았던 이들이 대거 등장하며 신선함마저 선사하며 많은 이들을 행복하게 해주었습니다. 

 

응칠을 통해 서인국과 정은지는 스타로 발돋음했습니다. 서인국의 경우 슈스케 우승을 통해 이미 많은 팬들을 거느리고 연기도 병행하며 인기를 얻고 있었지만, 응칠이 결정타가 되었음을 부정할 수는 없습니다. 정은지는 응칠이 낳은 최고의 스타였습니다. 걸그룹 에이핑크의 리드 보컬이었던 그녀는 첫 연기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모두의 부러움을 샀습니다. 

 

 

지상파 드라마를 민망하게 할 정도로 엄청난 인기를 얻었던 '응칠'은 당연히 후속편을 기대하겠습니다. 그리고 그런 기대에 부응하듯, 신원호 피디와 이우정 작가가 다시 한 번 '응답하라 1994'를 준비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최근 '응칠2'의 주연 배우들이 공개되었습니다. 하지만 후속편에 대한 기대만큼이나 우려도 커지고 있다는 사실은 아쉽습니다. 

 

최근 공개된 '응답하라 1994'의 주연배우로서는 고아라, 유연석, 정우, 김성균이 확정되었습니다. 응칠에서 환상의 호흡을 보였던 성동일과 이일화가 부부로 다시 등장한다는 사실은 반갑습니다. 최근 주목 받고 있는 유연석이 등장해 화려한 성장을 보일 수도 있다는 사실은 응칠 이후 새로운 스타탄생을 예고하기도 합니다. 

 

"유연석 씨는 정말 연기력이 뛰어난 배우라고 생각한다. '건축학개론'을 비롯해 '늑대소년', '혜화, 동' 등 영화와 드라마 '구가의 서' 등 화제작에 많이 출연했으나 한방이 부족했다. 러브라인을 주도해서 이끌만한 역을 하지 못해서 아쉬웠다. '응답하라 1994'를 통해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정우 씨와 김성균 씨도 연기력이 좋은 배우들이다. 특히 김성균 씨는 '생활 연기'에 강한 배우로 정평이 났다. '응답하라 1994'는 평범함 사람들의 생활을 보여주는 드라마라 김성균 씨의 맹활약이 기대 된다"

 

신원호 피디는 유연석의 선택에 대해 확신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다양한 영화와 드라마에 출연했지만 한 방이 부족했던 유연석이 이번 작품에 적합하다는 판단은 많은 이들이 공감하는 부분일 겁니다. 화제작들에 출연했지만, 조연으로 확실한 입질을 다지지 못했다는 점에서 '응답하라 1994'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정우와 김성균 역시 이름은 낯설지만 연기력만은 최고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는 점에서 무난한 선택이라고 보입니다. 다양한 변신이 가능한 이들이라면 아직은 상대적으로 어린 주연 배우들을 능가하는 단단함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문제는 바로 고아라입니다. 고아라가 과연 신데렐라가 될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고아라, 정우, 유연석, 김성균을 주인공으로 낙점했다"

 

"'응칠'도 모험은 아니었다. 대중에게 뚜렷히 각인된 이미지가 없는 연기력이 좋은 배우를 뽑는다는 게 원칙이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고아라 씨의 경우 '반올림'을 시작으로 많은 작품에 출연했지만 아직까지 특별한 이미지는 없다. 그래서 이번 드라마를 통해 뭔가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문제는 가장 중요한 주인공에 고아라가 선택되었다는 사실입니다. 신원호 피디는 인터뷰를 통해 고아라에 대해 아직 특별한 이미지가 없어서 선택했다고 밝혔습니다. 다양한 드라마에 출연했음에도 자신의 이미지조차 만들지 못한 고아라를 자신이 뭔가 만들고 싶다는 의지가 컸다는 이야기였습니다.

 

고아라는 SM에서 내세우는 대표 연기자입니다. 어린 시절부터 꾸준하게 연기 생활을 해왔던 그녀이지만 성장이 거의 없는 인물이기도 합니다. 고아라의 대표작은 그녀의 데뷔작인 '반올림'입니다. 그 작품을 제외하고는 그녀를 연기자로 인식하게 하는 작품은 없었다는 점에서 우려가 되는 것이지요.

 

최악의 SM 드라마 중 하나로 꼽히는 '맨땅의 헤딩'은 졸작도 이런 졸작이 없다는 이야기를 들을 정도로 최악이었습니다. 발연기의 대명사로 자리를 잡은 유노윤호와 고아라가 주인공으로 나온 이 작품은 최악의 드라마라는 표현으로도 부족할 정도였습니다.

 

영화에서도 '페이스 메이커'와 '파파'에 출연하기는 했지만 고아라의 이름을 기억해내기는 힘들었습니다. 출연하기는 했지만 특별하게 기억에도 남지 않는 그녀에게 연기자라는 길은 너무나 멀고도 멀기만 해보였습니다. SM 소속이 아니라면 이렇게 길게 연기자로 살아남을 수 없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고아라에 대한 인식은 좋지 않습니다.

 

'응답하라 1994'는 고아라가 성동일-이일화 부부가 운영하는 하숙집 딸로, 정우, 유연석, 김성균, B1A4 바로 등이 하숙생으로 만나며 얘기가 시작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1994년을 배경으로 대학 새내기들의 캠퍼스, 하숙집 이야기를 담고 서태지와 아이들, 농구대잔치 등 당시의 문화 코드를 살린 에피소드들을 가미, 리얼리티와 재미를 높일 예정이라고 합니다. 7월 중 촬영에 돌입해 9월 방송된다고 하니 아직은 실체를 알기에는 긴 시간을 기다려야 할 듯합니다.

 

내용을 보면 시대적으로 달라지고, 배경이 고등학교가 아닌 대학이라는 점이 다를 뿐 비슷한 형식을 가져갈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곧 응칠을 넘어서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는 점입니다. 비슷한 형식을 취한다면 식상해질 수밖에 없을 겁니다. 여기에 여주인공인 고아라가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한다면 응칠의 기억마저 훼손시킬 수도 있다는 점에서 불안하기만 합니다.

 

SM의 저주에 빠져있던 이연희가 '구가의서'에 출연하며 대반전을 이루기는 했습니다. 물론 전편에 등장하는 주인공이었다면 이런 호평을 받기는 힘들었을 듯합니다. 짧은 분량이지만 최선을 다해 그동안 비난을 우호적인 분위기로 바꿨다는 점에서 고아라도 기대할 수는 있을 겁니다. 하지만 이연희와 다르게 주인공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극을 이끌고 나가야 한다는 점에서 고아라의 경우는 이연희와는 다릅니다. 많은 이들이 우려를 하는 것은 바로 이런 문제 때문일 겁니다. 과연 고아라가 신연호 피디의 호언장담처럼 새로운 변신을 보여줄지도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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