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6. 29. 13:05

정글의 법칙 정준 하차와 탱탱 부은 오지은의 코골이도 이기지 못한 지루함 문제다

예능이 예능임을 잃었을 때 느끼는 감정은 배신일 겁니다. '정글의 법칙 인 히말라야'가 바로 이런 배신감 일 수밖에 없을 듯합니다. 지난 뉴질랜드 편에서 박보영 소속사 사장의 발언으로 엉망이 되어버린 정법이 진정성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문제는 아닐 겁니다. 

 

오지에서 자신의 한계를 실험하며 그 안에서 예능 특유의 재미를 흥미롭게 담아주었던 정법은 히말라야로 향하면서 재미를 잃고 말았습니다. 예능 특유의 재미를 담보하지 못하는 정법은 예능이 아니라 다큐멘터리가 될 수밖에는 없으니 말입니다.

 

 

 

고산병에 힘겨워하며 투쟁 아닌 투쟁을 하는 정법은 최악의 도전이었습니다. 낯선 공간을 끊임없이 이어가며 고생하는 이들은 정착해서 다양한 재미를 보여주던 기존의 방식과는 너무 달랐습니다. 다름이 생소함으로 다가왔다는 사실이 현재 정법의 한계이자 문제일 겁니다. 언제나 새로운 것들을 시도하고, 이런 도전들이 시청자들에게 행복한 기억으로 남겨지는 것이 중요할 겁니다. 하지만 이번 정법은 많은 이들이 불만스러워하고 있다는 사실이 문제입니다.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해주던 정준은 고산병에 심하게 걸려 고통을 호소했습니다. 3,000미터가 넘는 고산을 올라가는 여정을 하는 그들에게 고산병은 당연한 과제였습니다. 문제는 이런 상황을 사전에 인지하고 등산 전에 충분히 연습을 하지 못한 제작진은 아쉽네요. 고산병이 걸릴 수밖에 없는 환경 속에서 충분한 과정을 거스르고 곧바로 헬기로 올라가는 상황은 모두를 힘겹게 했습니다.

 

전문 산악인들도 고산병으로 힘들어 하는 상황에 예능인들이 고산을 오르는 행위는 위험한 행동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사전에 충분한 연습과 고산병을 이겨낼 수 있는 기간도 없이 고산병에 노출될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든 제작진들은 스스로 문제를 만들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 방송까지 보면 제작진들이 자신들의 진정성을 보여주기 위해 이번 출연진들을 실험용으로 사용한 것은 아닌가란 의심이 들기도 했습니다. 뉴질랜드 편에서 불거진 조작 논란에서 확실하게 벗어나 진정성을 가득 담겠다는 제작진들의 의지가 너무 과하게 들어간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게 했습니다. 그 정도로 출연진들은 재미는 버리고 고생만 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사실은 이를 증명하는 듯합니다.

 

히말라야 편의 분위기 메이커였던 정준은 고산병을 이겨내지 못하고 끝까지 함께 할 수 없었습니다. 체력적으로 누구보다 좋았던 정준이라는 점에서 아쉬웠고, 분위기를 밝고 재미있게 만든 존재였다는 점에서 그의 중도 하차는 아쉽기만 했습니다.

 

고산병에 시달려 몸을 가누기도 힘들어하던 정준은 동료들이 잠을 자기 힘들어할까봐 스스로 제작진의 텐트로 이동해왔습니다. 그리고 전문가들의 진단을 받으며 마지막 밤을 지켜낸 그는 그 마지막 밤 역시 최악이었습니다. 밤새도록 토하며 생사의 갈림길을 오가야 했던 정준은 최악이었습니다.  

 

밤새도록 토하고 숨을 쉬기 힘들어 산소 호흡량을 최대로 올려야 했던 정준은 더 이상 버틸 수 없었습니다. 마지막까지 함께 하고 싶었지만 고산병으로 어쩔 수 없이 돌아가야만 했던 정준은 끝내 눈물을 보였습니다. 정준을 보내고 다음 일정을 준비해야만 했던 그들은 야크와 함께 하는 일정을 보냈습니다.

 

 

고산 지대에 사는 주민들의 삶을 함께 하고 그들의 생활에 깊숙하게 들어가는 모습 자체가 나쁘지는 않았습니다. 낯선 공간에서 만난 이들의 삶을 함께 체험하는 과정은 여행에서 가질 수 있는 가장 값진 선물이기 때문입니다. 힘겨움에 지쳐 심한 코골이를 하는 오지은의 탱탱 부은 민낯을 그대로 공개한 그녀의 모습은 아름다웠습니다. 여배우이지만 조금도 머뭇거림 없이 당당하게 나서는 그녀의 모습은 정법에서 가장 행복한 만남이었습니다.

 

축구 선수 둘이 있는 정법은 현지 주민들과 축구를 하기 위해 작은 골대를 만들고 그들과 함께 축구를 하는 등 보다 친숙해지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도 보기 좋았습니다. 문제는 예능 특유의 재미보다는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서 자주 보던 방식의 내용들만 연이어 등장했다는 사실이 문제입니다.

 

시청자들이 그동안 정법을 보면서 공감할 수 있는 재미가 사라진 상황에서 정법에서 재미를 찾는 것은 쉽지 않았습니다. 이미 촬영을 마친 정법의 히말라야 여행은 현재의 방식으로 이어질 수밖에는 없습니다. 이번 여행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을 충분히 감안해 예능에 걸 맞는 재미를 찾지 못한다면, 정법은 추락을 할 수밖에는 없을 겁니다. 다음 여행은 재미마저 확보할 수 있는 좋은 기획력을 가질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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