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7. 6. 07:16

이서진 영어실력 꽃보다 할배 첫방송 빵터진 막내 백일섭의 문제적 인물 캐릭터가 중요한 이유

나영석 피디가 KBS를 나와 tvN으로 자리를 옮긴 후 첫 작품으로 선택한 것은 다시 여행이었습니다. 이미 '1박2일'로 큰 성공을 거두었던 그가 다시 이우정 작가와 함께 만든 황혼의 여행을 담은 '꽃보다 할배'는 많은 기대만큼 첫 방송부터 대박을 터트렸습니다.

평균나이 76세, 총합 302세의 노인 4명이 유럽 여행을 떠나는 예능은 준비 과정부터 화제였습니다. 비록 연기로 탄탄한 자신의 입지를 다진 이들이지만 예능에 익숙하지도 않은 그들이 여행 버라이어티를 한다는 사실에 모두가 의아해했습니다. 하지만 나영석 피디가 그동안 보여주었던 능력을 생각해보면 우리가 상상하지도 못할 특별한 뭔가가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도 존재한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이순재, 신구, 박근형, 백일섭이라는 80세부터 70세까지 그저 뒷방 할아버지 정도로 취급받던 그들이 예능의 중심에 섰다는 사실은 그것만으로도 흥미로웠습니다. 이들만으로는 힘겨운 해외여행을 하기가 쉽지 않다는 제작진의 판단 하에 그들의 짐꾼이 되어줄 젊은피를 섭외했고, 그 대상은 40대 이서진이었습니다.

 

할배들의 짐꾼 역할을 하는 젊은 피가 40대라는 점에서도 이들의 멤버 구성은 말 그대로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그 모든 것을 뒤집은 예능이었습니다. 자신이 짐꾼으로 선정되었다는 사실도 모른 채 그저 걸그룹과 유럽 여행을 가는 프로그램에 출연하게 되었다며 들뜬 이서진의 모습도 흥미롭기만 했습니다. 더욱 자신이 가장 좋아한다는 소녀시대의 써니와 함께 한다는 사실만으로도 행복했던 이서진은 들뜬 기분을 잠재우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새 신발과 옷을 사고 여행 전 날 써니와 함께 유럽 여행을 한다는 사실에 쉽게 잠들지도 못하던 이서진은 공항에서 의외의 상황에 당황하고 맙니다. 이순재를 시작으로 신구와 박근형, 백일섭이라는 대선배들을 공항에서 만나게 되었으니 말입니다. 그 순간까지도 그저 공항에서 우연히 마주한 것이라 생각했던 이서진은 진실을 알고 당황합니다.

 

걸그룹과의 유럽 여행이 아니라, 할배들과의 유럽 여행이라는 사실을 알고 흙빛으로 변해가는 이서진의 모습은 불쌍해 보일 정도였습니다. 대선배들과 뜻하지 않은 유럽 여행을 해야 한다는 사실은 들뜬 마음보다는 큰 부담감으로 다가왔습니다.

 

 

무조건 직진만 하는 이순재, 인자하게 막내를 챙기는 둘째 형 신구, 카리스마를 잠시 숨기고 멋진 할배의 모습을 보인 박근형, 막내 특유의 떼쟁이가 된 백일섭의 멤버 구성은 그 자체로 흥미로웠습니다. 60년대부터 현재까지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배우들인 이들이 함께 여행 버라이어티를 한다는 것만으로도 흥미로웠습니다.

 

첫 만남과 유럽 여행지인 프랑스에 도착해 첫 숙소를 찾아가는 과정까지 담은 첫 회는 자칫 밋밋할 수도 있었지만, 나영석 피디의 능력은 이런 우려를 모두 씻어냈습니다. 각자의 캐릭터가 너무 뚜렷한 할배들을 꽃미남으로 만들어내는 능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수준이었기 때문입니다.

 

무조건 직진만 하는 열혈 순재와 달리, 느긋하면서도 엉뚱하기만 한 신구와 순재와 신구의 중간의 모습을 보인 박근형까지는 무난했습니다. 문제는 나이 70에 막내가 된 백일섭이었습니다. 형들과는 여전히 친형제들같이 지내고 있는 백일섭에게 이번 여행은 심기가 불편하게 했습니다. 형들과 멋진 여행을 하는 것은 즐겁지만 막내라는 이유만으로 모든 일을 자신이 해야 한다는 사실이 불만이었으니 말이지요.

 

나이 70에 형들 커피를 타줘야 하는 신세가 된 백일섭은 여행을 떠나기도 전부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하더니, 여행이 시작되면서부터 아픈 무릎과 무거운 장조림으로 인해 폭발을 거듭하며, 막내 떼쟁이 본능과 불안한 존재로 예능에선 탐나는 역할로 자리 잡았습니다. 무릎이 아파 빠르게 걷기도 힘든 백일섭에게 부인이 정성스럽게 싸준 장조림은 부담으로 다가왔습니다.

 

자존심이 강해서 이서진이 짐을 대신 옮겨준다고 해도 마다하는 할배들의 유럽 여행기는 첫 날부터 정신없이 이어지기만 했습니다. 파리 에펠탑과 유명 관광지로만 기억되는 프랑스는 할배들에게는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편한 여행은 시작부터 존재하지 않았고, 1인당 하루 10만원의 경비에서 모든 것을 해결해야만 하는 그들에게는 모든 것이 낯설고 힘겹기만 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서진의 존재는 구세주나 다름없었습니다. 능숙한 영어만이 아니라 모든 상황들이 알아서 처리하는 이서진이 아니었다면 '꽃보다 할배'는 정상적으로 진행될 수 없었다는 점에서 이서진의 등장은 모두에게 절대적이었습니다. 제작진이 잡아 놓은 숙소를 주소 하나만으로 찾아가는 과정에서 이서진이 보여준 모습은 그에게는 기억하기 싫은 순간들이었을지 모르지만 시청자들에게는 최고였습니다.

 

첫 시작부터 자신의 캐릭터를 확실하게 한 백일섭의 거침없는 행동은 흥미로웠습니다. 물론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불편하게 다가올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예능에서 자신만의 독특한 캐릭터를 만들어내는 것이 쉽지 않다는 점에서 다소 거칠기까지 한 백일섭의 문제적 인물 캐릭터는 '꽃보다 할배'를 보다 흥미롭고 재미있게 만드는 요소가 되었습니다. 예능에서 캐릭터 구축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점에서 백일섭의 문제적 인물은 중요하게 다가왔습니다. 다음 주 본격적인 여행을 시작할 그들이 과연 어떤 모습들을 보여줄지 벌써부터 흥미롭기만 합니다. 


                                           내용이 마음에 드신다면 손가락을 꾸욱 눌러 주세요. 
                                                로그인 하지 않으셔도 추천은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