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7. 13. 08:21

꽃보다 할배 파리 여행 이서진 한지민 발언보다 신구 구야형의 한 마디가 뭉클했다

지난 주 방송만으로도 큰 화제를 불러 모았던 '꽃보다 할배'는 평균나이 76세의 할아버지들의 여행 버라이어티를 담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최고의 배우들이 모여 유럽 여행을 떠난 모습은 처음 의아하기도 했지만, 그 차제로 대단한 감동으로 다가왔습니다. 

 

첫 회 짐꾼으로 전락한 이서진의 모습이 화제가 되었습니다. 걸그룹과 함께 유럽여행을 한다는 사실에 한껏 들떴던 이서진은 공항에서 대선배들과 만나며 멘붕을 느낄 수밖에는 없었기 때문입니다. 아무것도 모른 채 할아버지들의 여행에 함께 한 서진이 느끼는 고통은 말로 표현할 수 없었습니다. 아버지뻘보다 더한 대선배들 앞에서 그 무엇도 할 수 없는 서진으로서는 불편한 여행일 수밖에 없으니 말입니다.

 

인간 네비게이터가 되고 능숙한 안내인이 되어 할배들의 여행을 책임져야만 하는 이서진의 활약은 2회에도 이어졌습니다. 본격적인 파리 여행을 시작하며 순간 어디로 가야하는지 길을 잃기도 하고 혼란스러움에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능숙한 여행 가이드로서 자신의 역할을 충실하게 했습니다.

 

고생하는 서진 결혼 걱정을 하는 와중에 그는 한지민이 가장 착하다는 말로 자신의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이제는 결혼을 해도 이상하지 않은 나이라는 점에서 서진에 대한 결혼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자신들을 위해 고생하는 어린 후배를 위해 스스로 나서고 싶어 하는 이들이 과연 서진의 신부감을 찾아줄지도 궁금해집니다.

 

르부르 박물관에서 여전히 무조건 전진하는 이순재와 달리, 무릎이 아픈 백일섭의 서로 다른 모습은 명확했습니다. 출발 전부터 무릎이 문제였던 일섭에게 이번 여행은 고행의 시간이었습니다. 계속 걸어야만 하는 상황들이 일섭에게는 감당하기 힘든 고행일 수밖에 없었으니 말이지요. 여행 후 담당 의사가 백일섭의 무릎이 상당히 부어 있었다는 말로 그가 결코 쉽지 않은 여행을 했었음을 증명했습니다.

 

다양한 여행과 즐거움을 만끽하려는 순재와는 다르게 최대한 쉬고 싶은 일섭의 대결 구도 속에서 중간인 신구와 박근형의 모습은 흥미롭기만 했습니다. 10살 차이가 나는 큰형과 막내 사이에서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많지는 않았으니 말이지요. 시작 전부터 일섭을 챙기는 착한 형 신구는 여행 내내 무릎이 아픈 일섭일 달래고 그의 기분을 맞춰주는데 최선을 다했습니다.

 

 

낯선 파리의 식당에서 식사를 마치고 에펠탑을 보러간 할배들은 자신의 눈앞에 펼쳐진 황홀한 광경에 그간의 고통이 눈 녹듯 사라지는 듯했습니다. 에펠탑이 바로 눈앞에 펼쳐진 모습에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는 할배들은 그 자체가 행복이었습니다.

 

구야 형이라고 불리는 신구의 그 따뜻함은 방송 내내 이어졌습니다. 70이지만 막내인 일섭이 막내다운 모습을 보이는 것과 달리, 8살 많은 구야형은 막내를 챙기기에 여념이 없었습니다. 떼쟁이 일섭을 가장 효과적으로 잘 다루는 구야형의 모습은 참 보기 좋았습니다.

 

홀로 50일 동안 여행을 하는 여학생을 경이롭게 바라보던 구야형은 젊음에 대한 동경과 감사함을 표현했습니다. 70이 넘은 나이에도 여행이 두려운 자신과 달리 어린 나이에 홀로 낯선 공간을 여행하는 젊은이의 모습은 반가움 그 이상이었으니 말이지요. 에펠탑 앞에서도 문화에 대한 그만의 철학은 특별함으로 다가오기도 했습니다.

 

장난기가 가득한 일섭은 한식당에서 삼겹살을 먹는다는 사실에 반가웠지만, 오랜 걸음이 힘겹기만 했습니다. 지하철을 타고 힘겹게 미리 알아본 한식당에서 여유로운 식사를 하던 그들은 간만에 편안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문제는 저녁을 먹고 숙소로 향하는 것으로 생각한 일섭과 달리, 식사 후 야경을 보자는 순재의 말에 당황하는 모습이 역력했습니다.

 

 

샹젤리제 거리를 걷자는 순재와 달리, 식사를 했으니 집으로 가자는 일섭 사이에서 중재를 하는 신구 구야형의 모습은 귀엽기까지 했습니다. 무릎으로 인해 체력이 급격하게 떨어진 일섭에게는 샹젤리제 거리도 그저 귀찮기만 했습니다. 구야형에게 술을 자꾸 권해 취하게 만든 일섭이었지만, 순재의 요구에 응할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다리가 아픈 일섭과 막내 서진은 인력거를 타고 개선문까지 향하고, 다른 큰 형들은 걸어서 개선문을 향해 갔습니다. 개선문 위에서 바라보는 파리의 거리는 감탄이 절로 나오게 했습니다. 거리낄 것 없이 보이는 파리는 왜 많은 이들이 그곳으로 여행을 할 수밖에 없는지 잘 보여주었습니다. 에펠탑에 불이 들어오고 이런 모습을 마음에 담는 할배들의 모습은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다웠습니다.


"난 이번 기회가 사실 마지막이다. 그리고 내가 죽어갈 때도 이런 모양이 잔상으로 남아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난 즐겁게 동참 했어"

근형과 함께 거리를 걷던 구야형은 과거 40여 년 전 찾았던 파리의 모습과 현재가 많이 달라졌다는 말과 함께 자신이 왜 '꽃보다 할배'에 참여했는지 이유를 들려주었습니다. 70이 넘어 80에 가까워진 나이에 이런 기회가 아니면 쉽게 찾을 수 없는 파리라는 공간. 그 공간이 주는 흥미로움 보다는 다시는 찾을 수 없는 그 아쉬움이 주는 묘한 감정은 시청자들마저 감동으로 이끌었습니다. 

 

 

현재 자신이 보는 모든 것들이 마지막이지만, 자신이 죽어갈 때 이런 모습들이 잔상으로 남아있을 것이라는 구야형의 발언은 어쩌면 '꽃보다 할배'에 참여한 모든 출연자들의 마음일 듯합니다. 그렇게 생각하기 싫어도 이제는 마지막일 수도 있는 여행이 그들에게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기회이니 말이지요. 젊은이들에게 실패해도 도전하라는 진심을 담은 구야형의 발언은 뭉클함으로 다가왔습니다.

 

40년 이상을 친한 형 동생으로 지내왔던 네 명의 할아버지들이 방송을 통해 함께 여행을 하게 되었습니다. 낯선 공간에서 여행이라는 것 자체가 힘겹고 어렵기만 했지만, 함께 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행복해하는 H4의 모습은 시청자들에게도 특별한 감동으로 다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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