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7. 25. 14:03

김종학PD 발인을 더욱 처량하게 만드는 유서, 자살이 아닌 타살인 이유

김종학 피디의 죽음과 빈소 사이에 남겨진 유서는 모두를 분노하게 하고 있습니다. '신의' 제작과 관련해 자금 압박을 받아왔던 김 피디의 죽음은 우리 사회의 드라마 제작 시스템의 한계를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답답하기만 합니다. 

 

대한민국 드라마 역사를 썼던 인물인 김종학 피디가 스스로 목숨을 끊을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습니다. 이는 단순히 일반 시청자들만이 아니라, 그와 작업을 했던 수많은 스타들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전설이라고 불리던 사나이의 슬픈 마지막은 그래서 더욱 안타깝고 답답하기만 합니다.

 

 

빈소를 찾은 수많은 스타들의 모습에는 안타까움이 가득했습니다. 그가 대한민국 드라마의 산증인인 만큼 많은 스타들과 동료들과 후배들이 빈소를 찾았지만, 이젠 만날 수 없는 고인이 바라보는 그들에게 그 시간들은 고통일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벌써 그렇게 가서는 안 되는 사람임에도 스스로 작고 좁은 고시텔에서 최후를 스스로 맞이해야만 했던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기만 할 뿐입니다.

 

수많은 드라마를 성공시켰던 그가 아무리 잠시 머문 거처라고는 하지만 호텔도 아니고, 모텔, 그것도 허름한 여관도 아닌 고시텔에서 묵으며, 그 좁고 허름한 곳에서 몸을 뉘어야 했던 사실만으로도 안타깝기만 합니다. 왜 그는 그렇게 수많은 히트 작품들을 만들고도 그렇게 허망하고 초라한 삶을 살 수밖에 없었는지 이상하고 답답하고, 안타깝기만 합니다.

 

김종학의 죽음은 단순히 그 혼자만의 죽음은 아닙니다. 그의 죽음은 결국 드라마 제작과 관련한 모든 것이 그 안에 압축되어져 있다는 점에서 쉽게 넘어갈 수 있는 문제는 압니다. 드라마 왕국이라는 대한민국에서 그 드라마 세상의 전설이었던 김종학 피디가 한 작품의 실패로 이렇게 초라하고 처량한 존재가 되어야 할 정도로 문제가 많다는 이는 큰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방탕한 삶을 살았다면 모르지만 그 어느 곳에서도 그가 방탕하게 자신의 재산을 모두 탕진했다고 볼 수 있는 부분들이 없습니다. 그런 점에서 외주 제작과 방송사와의 문제, 그리고 점점 높아만 가는 스타들의 몸값 등 드라마 제작과 관련된 모든 분야에 대한 점검이 절실해 보입니다. 몇몇 스타들이 회당 2, 3천만 원도 부족해 억대를 받는 이들도 존재하는 상황에서 과연 드라마 제작이 정상적으로 제작되고 있는지 의문이니 말입니다.

 

김종학 피디의 죽음과 함께 남겨진 유서는 아직 정식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어제만 해도 유족들이 유서를 공개하기 싫다고 했지만, 지인에 의해 언론에 의해 공개된 유서의 일부분은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공개된 유서 일부분을 보면 유족이 공개를 꺼렸다기보다는 검찰 측에서 공개를 거부한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김○○ 검사, 자네의 공명심에…음반업자와의 결탁에 분노하네. 드라마를 사랑하는 모든 국민에게 꼭 사과하게…"

"함부로이 쌓아온 모든 것들을 모래성으로 만들며 정의를 심판한다(?) 귀신이 통곡할세. 처벌받은 사람은 당신이네. 억지로 꿰맞춰, 그래서? 억울하이"

 

김종학 피디는 자신이 남긴 유서에 조사를 담당했던 김 검사에게 분노를 표출했습니다. 공명심이라는 단어와 결탁이라는 단어만으로도 김 피디의 죽음의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명확해집니다. 김 피디가 죽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알려진 것처럼 '신의' 제작비 관련한 심적 부담보다는 억울함이 더욱 크게 다가온 것으로 보입니다.

 

과연 검찰 조사에서 어떤 이야기들이 오고갔고, 김 피디는 왜 그토록 분노했는지 꼭 밝혀져야만 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전설이라 불렸던 한 사나이의 죽음이 억울함으로 끝날 수밖에는 없기 때문입니다. 김 피디가 왜 자신의 마지막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김 검사를 지적하며 분노와 억울함을 토로했는지 명확하게 가리지 않는 한 그의 죽음은 영원히 풀리지 않는 문제로 남겨질 수밖에는 없습니다.

 

"열심히 대변해 주어 감사해 내 얘기는 너무나 잘 알테니까 혹 세상의 무지막지의 얘기가 나옴 잘 감싸주어 우리 가족이 힘들지 않게…꼭 진실을 밝혀주어 내 혼이 들어간 작품들의 명예를 지켜주게나"

"드라마에 지금도 밤을 지세고 있는 후배들, 그들에게 폐를 끼치고 가네. 내 사연은 구○○ 변호사에게 알리고 가여. 혹시나 PD들에게 나쁜 더러운 화살이 가지 않길 바라며…"

 

김 피디는 자신을 변호했던 변호사에게 죽음 후 억지스러운 주장들이 나오면 잘 막아주고, 진실을 꼭 밝혀달라는 부탁까지 했습니다. 마지막까지 가족들이 힘들지 않게 잘 해달라는 대목에서는 김 피디의 아픔과 고통이 어느 정도인지 잘 느껴질 정도입니다.

 

 

드라마 피디 후배들에게도 자신이 혹시 폐를 끼치고 가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는 김 피디는 영원한 드라마 피디였습니다. 자신의 죽음으로 인해 현장에서 힘겹게 연출을 하고 있는 후배들에게 비난이 쏟아지지 않기를 바라는 김 피디의 유서는 그래서 더욱 안타깝고 답답하기만 합니다.

 

마지막으로 이미 이혼한 아내와 두 딸들에게 사랑한다는 말과 함께 씩씩하게 살아가달라는 김 피디의 유서는 눈물이 날 정도였습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딸들을 두고 초라하게 죽어야만 했던 김 피디는 과연 누가 죽인 것일까요?

 

김 피디는 왜 마지막 순간까지도 분노를 표출해야만 했을까요? 그의 죽음은 자살이 아닌 타살일 수밖에 없습니다. 드라마 제작과 관련된 잘못된 시스템과 검찰의 강압수사와 억지수사가 결국 전설로 불리던 한 남자를 죽음으로 내몰았다고 밖에는 볼 수 없습니다. 그의 유서는 김종학 피디가 자살이 아니라 타살일 수밖에 없음을 명확하게 보여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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