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8. 25. 07:16

무한도전 육두문자와 김해소녀 의외의 예능감, 예능의 현주소를 보였다

시청자들이 직접 제작을 하는 특별한 기획은 무한도전이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시청자들과 함께 한다는 이야기들은 많았지만 이를 실제로 실현한 것은 무도가 처음이었습니다. 시청자가 직접 피디가 되어 모든 것을 진행하는 '무도를 부탁해'는 흥미로웠습니다. 

 

12살 이예준과 안양예고 1학년 3인방이 꾸민 '무도를 부탁해'는 결코 쉽지는 않지만,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만들어주었습니다. 방송 분량을 만들어내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 일인지를 느끼게도 하고, 그동안 김태호 피디와 제작진들이 얼마나 고생을 했는지 잘 보여준 특집이었습니다.

 

 

가장 나이 어린 피디가 된 이예준은 무도 멤버들과 함께 이미 미꾸라지를 잡기 위해 떠났습니다. 차량 내에서부터 분량 걱정을 하던 어린 피디는 다른 멤버들이 잠든 사이에도 잠들지 못하고 힘겨워하는 어린 예준이의 모습은 대단하게 다가오기도 했습니다. 프로그램 하나를 만들기 위해 얼마나 힘든 시간들을 보내야 하는지를 예준이의 모습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날 수 있었다는 것도 흥미로웠습니다.

 

미꾸라지를 잡고 순위를 정해 양념을 고르고 이를 통해 맛 시식을 해서 최종 순위를 가린다는 방식은 특별하거나 신기하지는 않습니다. 일상적인 모습이라는 점에서 대단한 재미를 만들어낼 수도 없었습니다. 시청자가 직접 피디가 되어 진행하고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과정이란 그렇게 힘들고 어려운 일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밋밋한 상황에서 길이 내지른 육두문자는 모두를 뒤흔들었습니다.

 

박명수가 열심히 하지 않자 카메라맨에게 원샷을 잡으라며, 박명수에게 원샷이라고 고지하며 길들이는 장면은 대단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논두렁에서 미꾸라지를 잡는 과정에서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것은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무서움만은 무도 멤버들이 이야기를 하듯, 자신들에게는 아마존과 다름없는 곳이었다는 말이 거짓은 아니었습니다.

 

 

결코 쉬운 과정은 아니었지만, 어린 아이가 직접 피디가 되어 보여준 열정은 대단했습니다. 비록 할 수 있는 역량이 한계가 분명했지만, 그 과정에서 어린 예준이가 보여준 참된 웃음에 대한 가치는 제작진이나 무도 멤버들 모두에게 특별하게 다가왔습니다.

 

안양예고 학생들이 만든 '무도 MT'는 기존의 방식을 가장 적절하게 활용해 많은 재미를 보여주었습니다. 시청자들이 많이 보고 싶어 하던 김해소녀들을 초대해 무도 멤버들과 함께 MT를 가지는 기획 자체도 흥미로웠습니다. 특별한 기획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무도가 가장 흥미롭고 재미있게 만들 수 있는 틀을 제공했다는 점에서 중요했습니다.

 

수학여행 이후 무도의 초대를 받고 서울로 상경한 김해 소녀들은 한껏 멋을 부린 채 등장했습니다. 버스를 타고 목적지로 이동하는 과정에서부터 터지기 시작한 김해소녀들의 흥미로운 모습들은 빅 웃음을 예고했습니다. 오빠와 아저씨 사이의 호칭 문제를 "유부남은 오빠 아니에요"라는 말로 간단하게 정리하는 아이들의 모습은 재미있었습니다.

일반인들의 숨겨진 끼까지 끄집어내서 재미를 극대화시킨 김해소녀들의 끼는 흥미로웠습니다. 어린 여고생들이 낯선 환경 속에서 무도 멤버들과 게임을 하며 즐거워하는 모습은 시청자들도 행복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의외의 몸 개그들이 터지고, 이런 과정들을 통해 보다 친숙해지는 모습들은 보기 좋았습니다.

 

형돈이와 비슷한 체형을 가진 보임이를 친동생처럼 생각하는 형돈이의 무한 사랑과 그런 형돈의 애정을 애써 거부하는 과정에서 보여 지는 특별한 재미는 예능이기에 가능한 재미였습니다. 자기소개를 하면서도 한없이 웃는 아이들의 모습에는 무도 출연에 대한 신기함이 여전했습니다.

 

짝꿍을 정하는 과정에서 보여준 재미는 박명수였습니다. 박명수와 유재석이 남은 상황에서 명수 짝이 되는 소녀의 표정이 급박하게 변하는 모습은 큰 웃음을 보여주었습니다. 명수와 파트너가 되는 이들은 당황하는 표정이 역력했고, 재석과 파트너가 되는 아이의 모습은 환하게 웃는 모습으로 극명한 차이로 큰 재미를 주었습니다. 유사한 보임이만 챙기던 형돈은 실제 짝꿍이 되자 한 없이 즐거움을 표했습니다.

 

식사를 하면서 좀 더 가까워지는 시간 유재석이 수학 성적을 이야기하며 과거 이야기를 하는 과정은 유재석다웠습니다. 왜 그 시절 그렇게 공부를 싫어했는지 모르겠다는 말을 하는 유재석과 지금 행복하지 않느냐는 김해 소녀의 말은 흥미로웠습니다. 지금 행복하지만 뭔가 알 수 없는 아쉬움이 있다는 재석은 왜 당시 열정적으로 공부를 하지 않았나 모르겠다며 아쉬워했습니다. 이어져 박명수가 고교시절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는 과정은 어쩌면 인생선배인 무도인들이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모습이었습니다. 

 

 

어린 이예준이 만든 분량은 분명 아쉬움이 컸습니다. 하지만 그 어린 소년이 보여준 방송에 대한 열정은 결코 만만한 수준이 아니었습니다. 프로 방송인들마저 겸허하게 그 아이의 열정을 바라봐야 할 정도로 예준이가 방송을 대하는 마음가짐은 대단했습니다.

 

많은 시청자들이 보고 싶어 하던 김해소녀들과 MT를 떠난 안양예고 학생들의 방송은 충분히 재미있었습니다. 새로운 가치들을 만들어낼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지만, 예능 특유의 재미를 보여주기에 부족함은 없었습니다. 전문 방송인이 아닌 일반인들이 출연해 이 정도의 재미를 보여주는 것은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초반 길의 육두문자와 김해소녀들이 보인 의외의 예능감은 충분히 재미있었습니다. 


                                           내용이 마음에 드신다면 손가락을 꾸욱 눌러 주세요. 
                                                로그인 하지 않으셔도 추천은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