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도에서 아빠와 1박2일을 보내야 하는 이번 여행은 쉽지 않았습니다. 그동안 편안한 곳에서 여행을 하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아무 것도 없는 무인도에서 자급자족을 해야 하는 상황은 아이들만이 아니라 아빠들에게도 힘든 순간들이었습니다.
막막하던 무인도에서 뭘 해야 할지 모르던 그들은 아빠와 아이들로 나뉘어 식사를 할 수 있는 재료 구하기에 들어갔습니다. 아빠들은 바다낚시를 하러 나서고, 아이들은 갯벌 경험을 활용해 스스로 먹거리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파도가 거세지는 상황에서 아빠들의 바다낚시는 상황이 좋지 않았습니다. 그냥 낚시도 쉽지 않은데 바다낚시를 해야 하는 그들에게는 이 모든 것이 힘겹기만 했습니다. 아이들 역시 갯벌에서 자신보다 빠른 게를 잡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은 그들에게는 하나의 놀이였습니다. 잡는 방법도 서툰 아이들에게 게를 잡는 행위는 자신들의 저녁을 채우기 위한 것이 아닌, 하나의 놀이 정도였었습니다.
아이들에게는 놀이였지만 아빠들에게는 그저 웃고 떠들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습니다. 아이들에게 저녁을 먹여야 하는 상황에서 잡히지 않는 물고기는 원망스럽기만 했으니 말이지요. 물론 극박함이 높지는 않았습니다. 극기 훈련을 하거나 극지를 체험하는 방송이 아닌 아이와 함께 하는 여행이라는 점에서 아빠들의 행동에는 절박함 속에 여유도 존재해 있었습니다.
유민수가 잡은 도다리 한 마리가 그나마 아빠들이 내세울 수 있는 유일한 낚시 결과였습니다. 더 이상 낚시로 뭔가를 얻을 수 없다고 판단한 아빠들은 야산으로 올라가 다른 먹거리라도 찾으려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칡뿌리와 얼마 되지 않는 고사리가 전부인 아빠들의 성과는 아이들보다 못했습니다. 제법 많은 게를 잡은 아이들에 비해 아빠들의 성과는 그리 커 보이지 않았으니 말이지요.
다른 때와는 달리, 먹을 것이 풍족하지 못한 환경에서 초코파이는 아이들이나 아빠들 모두에게 절실했습니다. 하지만 한 발 앞선 아빠들은 남은 초코파이를 모두 해치워버렸고, 배가 고파서 찾은 아이들은 절망을 느낄 수밖에 없었습니다. 텅 빈 상자에 배고픔은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었으니 말이지요. 이런 상황에서 민수는 후에게 자신의 몫을 먹지 않고 아들에게 먹이는 장면은 애틋하게 다가왔습니다.
무인도에서 먹을 것이 부족한 상황에서 제작진은 라면 등을 공급해 허기를 달랠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아이들이 잡은 게와 윤민수가 잡은 도다리를 이용해 그들만의 만찬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후의 준수 챙기기는 빛을 발했습니다. 너무 피곤해 텐트에서 잠이 들어버린 준수는 아빠마저 포기한 상황이었습니다. 가장 자기애가 강한 준수를 컨트롤하는 것은 쉽지 않았습니다.
식사가 준비되는 상황에서 모두들 저녁을 생각하기에 바빴습니다. 이런 어수선한 상황에서 후가 보인 행동은 시청자에게 큰 감동으로 다가왔습니다. 그전에도 동생인 준수를 누구보다 잘 챙기던 후는 이번에도 잠들어 있는 준수가 저녁을 제대로 먹지 못할까 걱정이 되어 급하게 텐트로 가서 동생을 깨우는 후의 모습은 참 예쁘기만 했습니다.
일명 고도리 라면으로 명명된 그들의 저녁은 만찬에 가까웠습니다. 그동안 풍족하게 모든 것을 사용했던 이들에게 무인도에서 가질 수밖에 없었던 환경은 큰 부담이었던 듯합니다. 이런 상황에 배까지 고팠던 이들에게 고도리 라면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최고였습니다. 아이들을 위해 아빠들은 모두 자신의 허기를 뒤로 미루고 아이들 배를 채워주기 위해 여념이 없는 모습도 '아빠 어디가'가 보여줄 수 있는 가치였습니다.
누구랄 것도 없이 아이들을 위해서는 자신들을 희생하는 아빠들의 모습은 시청자들에게도 큰 공감으로 나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잠에서 깨어나지 못하던 준수까지 챙기며 저녁을 풍족하게 먹은 그들은 제작진이 준비한 보물찾기에 나섰습니다.
아이들에게 즐거운 추억을 남겨주기 위한 제작진의 배려는 반가웠습니다. 마치 동화책에 등장하는 모험극을 연출하듯 아이들에게 모험심을 키워주는 보물찾기는 시청자들도 흥미롭게 만들어주었습니다. 불을 활용하라는 미션에 힘겨워하던 아빠들은 지아로 인해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랜턴의 뜨거운 기운을 이용해 특수 용지에 적힌 미션 내용을 확인할 수 있었으니 말이지요.
보물 상자 속에 들어있던 것들은 특별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음료수와 과자 등 일상에서 너무 쉽게 볼 수 있는 것들이지만 무인도라는 척박한 환경에서는 이마저도 보물이 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은 아이들에게는 색다른 경험으로 다가왔을 듯합니다.
풍족함으로 부족함을 모르고 자라는 아이들에게 이번 여행은 조금은 달랐을 듯합니다. 우리가 누리고 있는 이런 풍족함이 그저 자연스럽게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힘겹게 만들어낸 결과라는 사실을 아이들은 조금은 이해했을 듯합니다. 무인도라는 낯선 공간에서 하루를 보내야 하는 사실이 무엇보다 힘겹고 어려운 상황에서 아빠와 함께 그런 상황들을 이겨내는 과정은 아이들이 한 뼘 더 자랄 수 있는 기회가 되었을 듯합니다.
보물찾기에 앞서 각자 자신에게 소중한 보물을 이야기하는 과정은 그래서 더욱 뿌듯하게 다가왔습니다. 자신에게 가장 소중한 보물은 아빠라는 후와 그런 아들을 보며 한없는 감동으로 후에게 뽀뽀를 하는 아빠 민수의 모습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대단한 행복이었습니다.
아빠와 서먹하던 후가 여행을 통해 아빠와 조금씩 가까워졌고, 이제는 아빠가 세상 그 무엇보다 소중한 사람이 되어 있었습니다. 후가 보여준 이런 행동은 어쩌면 '아빠 어디가'가 보여주고 싶었던 가장 중요한 가치였을 겁니다. 어린 동생을 챙기고 아빠의 사랑을 확인하는 과정은 '아빠 어디가'가 방송되어야 할 이유이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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