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0. 8. 15:21

슈퍼스타 K 2 TOP 4, 존박 우승 론은 오히려 독이다

<슈퍼스타 K 2 TOP 6>를 마친 이후 일주일 동안 다양한 기사들이 이어졌지만 예전만큼의 열기를 찾아보기는 힘드네요. 여러 빅 이슈들이 엠넷의 홍보 전략에 약점으로 지적된 부분도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공정하지 못한 현 방식에 대한 부정적 생각이 시청자들을 떠나게 만들고 있다고 보이네요.

절대 강자된 존박으로 인해 흥미가 사라졌다




경쟁을 유도하고 살아남은 한 사람에게 모든 것을 몰아주는 오디션 <슈퍼스타 K 2>에서 한 사람이 우승 후보로 급격하게 거론되며 자연스럽게 흥미가 반감되기 시작했어요. 철저하게 존박에게 유리한 조건들을 만들고 그가 떨어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한 주최 측의 노력으로 조금씩 탄력을 받은 그는 이젠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네요.

이미 <슈퍼스타 K>의 원조인 <아메리칸 아이돌>에 출전해 오디션 방식을 어떤 식으로 공략해야 하는지 너무 잘 알고 있는 그로서는 전략적으로 이번 오디션은 쉬웠을지도 모르겠네요. 예선에서 다음 단계를 넘어갈 정도의 능력만 갖추면 된다는 방식과 매번 최선을 다해야 하는 참가자들 간의 차이는 회가 거듭할수록 차이가 나기 시작했어요.

말도 안 되게 TOP 6에서 탈락한 김지수는 서울 예선에 참석하지 못해 어렵게 제주에서 자신의 진가를 선보이며 일약 우승 후보로 거론되었어요. 이후 그는 승승장구하며 그만의 매력은 심사위원을 비롯한 많은 이들에게 여전한 우승후보로 손색이 없다는 평을 들었어요.

본선에 올라서며 일반인들의 투표가 당락을 결정하는 요소로 변하며 외모가 돋보이는 이들의 존재감은 급격히 높아졌어요. 존박과 강승윤에 대한 팬들의 집단적인 투표는 당연히 그들의 실력과는 상관없이 TOP 4까지 힘들지 않게 올라서게 했어요.

많은 분들도 지적하시듯 <슈퍼스타 K 2>가 공정성이 결여된 이유는, 심사위원들의 평가와 점수와는 상관없이 열정적인 투표가 가능한 팬덤이 많은 쪽이 우승할 수밖에 없는 상황은 더이상 실력과는 무관하게 되었어요. 물론 외모 역시 실력인 세상이라고 하면 상관은 없겠지만 <슈퍼스타 K 2>는 폴 포츠처럼 외모와는 상관없이 진정 노래를 잘 하는 이에게 기회를 주겠다고 했지만 이는 언론플레이일 뿐이었어요. 

철저하게 아이돌 기획사의 기호에 맞는 상품들을 추려서 공급하는 형식으로 쇼를 진행하며 무수히 많은 수익을 올리는 엠넷은 즐겁기만 하죠. 이를 통해 얻어지는 아이돌 지망생들은 기획사에 공급해 새로운 장사를 할 수 있기에 서로에게 득이 되는 쇼가 아닐 수 없어요.

<슈퍼스타 K>가 대중적으로 성공하면 할수록 엠넷의 아이돌 기획사와의 주종관계는 더욱 강력해질 수밖에는 없어요. 문서로 만들어지지 않아도 거대한 미디어 기업인 엠넷이 다양한 아이돌 공급처가 된다는 것은 매력적인 존재일 테니 말이지요.

지난 주 롯데와 두산의 프로야구 플레이오프에서 애국가를 부른 TOP 4는 존박이 논란의 대상이 되었어요. 애국가를 부르며 주머니에 손을 넣고 있었다는 질타는 그에게는 위기일 수밖에는 없었어요. 하지만 다른 이들의 논란에 조용하던 엠넷 측에서는 즉각 언론에 대응해 적극적으로 존박 구하기에 나섰어요. 

김지수가 악의적인 개인에 의해 조작된 미니홈피로 인해 커다란 피해를 입고 탈락할 수밖에 없는 상황까지 몰린 상황에서도 그 어떤 답변도 하지 않았던 그들로서는 대단히 기민한 행동이 아닐 수 없었죠. 그들에게는 존박만 마지막까지 무대에 서있으면 된다는 속마음을 그대로 드러낸 셈이었죠.  

4주 연속 사전 투표에서 1위를 차지한 장재인은 이번 주에는 학교 모델과 박칼린 제자라는 기사들로 훈훈함을 유지했네요. 허각은 과거에 쌍둥이 형과 출연했던 방송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냈구요. 강승윤 역시 도움 되는 기사들이 잔뜩 이었네요.

사전 투표는 꼴지이지만 음원만큼은 1위라는 기사와 과거 얼짱이 되기 위해 올린 그들이 귀엽다는 식의 기사들은 그가 TOP 3에 들어도 아무 이상이 없다는 반응을 유도하기 위함으로 보였네요. 

마지막으로 압권은 남은 이들의 인터뷰를 내보내는 기사들에서는 모두가 "존박이 우승자다"라며 한 목소리를 내서 그를 칭찬하기에 바빴어요. 객관적으로 그가 뛰어난 가수의 자질을 가지고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운이 좋은 경우인 것만은 사실이지요. 

이하늘이 지난 주 허각과 김지수에게 "이미 우승은 존박이 하게 되어있어"라는 발언은 더 이상 < 슈퍼스타 K 2>가 재미없다는 의미이기도 해요. 누가 될지 모르는 상황 속에서 가슴이 두근거리게 해야 당연한 건데 모든 것이 존박 우승으로 몰아가는 상황에서 무슨 재미로 방송을 볼 수 있을까요?

처음부터 그랬듯이 충실한 팬덤의 대결이 될 TOP 4는 열성적인 그들만 있으면 된다는 식인 듯하네요. 반전을 통해 존박이 우승을 못해도 많은 이들이 기대감 없이 지적했듯 우승을 해도 논란만 가중될 수밖에 없는 <슈퍼스타 K 2>는 존박 몰아주기로 정작 중요한 프로그램에 대한 가치와 재미는 점점 사라져가고 있네요.

보던 사람들은 결과가 궁금하다기보다 습관적으로 지켜보게 될 <슈퍼스타 K 2>가 제작진이 원하는 성과를 얻을지는 모르겠지만 당장 MBC와 SBS에서 준비 중인 아이돌 오디션에 밀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요. 유사한 프로그램들이 격돌해서 이기는 것은 결국 탄탄한 공중파 방송국일 가능성이 높죠.

변별성 없는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 3개가 각축을 벌이는 것이 가수가 되고자 하는 이들에게는 많은 기회로 다가올지는 모르겠네요. 하지만 독점이 주는 매력은 사라지고 나눠 먹기 식이 되는 그들의 경쟁은 시청자들에게는 흥미를 반감시킬 뿐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