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9. 11. 08:29

황금의 제국 고수 광기의 연기, 언제부터 이렇게 연기를 잘했나?

재벌 공화국인 대한민국에서 '황금의 제국'이 보여주는 이야기는 흥미롭습니다. 일반 드라마와 달리 재미로 보기에는 담고 있는 내용이 너무 복잡해 보이기는 하지만 분명한 것은 고수의 연기력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사실입니다. 

 

'황금의 제국'은 지난 해 최고의 작품이라고 불린 '추적자'의 작가인 박경수의 신작이라는 점에서 큰 화제였습니다. 명품 드라마의 계보를 이어간 이 작품을 집필한 박 작가의 신작이라는 점에서 준비 과정에서도 큰 관심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공개된 '황금의 제국'은 전작과는 또 다른 명품이었습니다.

 

 

'추적자'의 주인공으로 연기의 모범으로 이야기되었던 손현주와 박근형, 류승수, 장신영 등이 다시 출연하며 기대감을 높였습니다. 하지만 고수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는 점에서 많은 이들은 우려를 표하기도 했습니다. 과연 고수가 이런 대단한 배우들 틈에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의문이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런 우려는 그저 우려였습니다.

 

고수가 그동안 보였던 모습은 뛰어난 외모와 달리 그에 걸 맞는 연기는 아쉽다는 생각을 하게 했습니다. 물론 많은 이들은 고수의 초기작에서 보여준 연기에 주목을 했고, 그의 뛰어난 연기에 많은 찬사를 보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외모를 넘어서지 못하는 연기력은 항상 아쉬움으로 남을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그런 그가 진정한 연기자로 평가받게 된 것은 분명 '황금의 제국' 장태주 역할을 하면서 부터였습니다.

 

1999년 '광끼'로 시작된 고수의 역사는 2001년 '피아노'로 주인공으로서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런 성공은 한 동안 그에게 정체기로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2004년 '썸'을 시작으로 영화 데뷔를 했지만, 영화에서도 탁월한 존재감을 보이지는 못했습니다. 분명 고수라는 존재가 보이는 외모에 많은 이들이 환호를 보내기는 했지만, 연기와 그 연기를 통해 보여준 티켓 파워를 만들어주지는 못했습니다.

 

 

2009년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로 다시 TV에서 매력적인 모습을 보인 고수는 2013년 '황금의 제국'으로 그동안 그가 쌓아놓은 연기가 빛을 발하기 시작했음을 증명했습니다. 그동안 그가 보여주었던 모든 캐릭터의 총합이라고 볼 수 있는 장태주는 고수가 진정 뛰어난 연기자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가 될 듯합니다. 

 

초반에만 등장했지만 박근형이라는 거대한 산과 손현주라는 당대 최고의 연기자와 함께 연기를 하면서도 뒤쳐지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고수의 연기력은 충분히 인정받을 수 있을 겁니다. 무거운 주제에 감정을 극대화시켜야 하는 '황금의 제국'은 연기가 뛰어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드라마입니다. 한 사람이 연기력이 떨어지면 그만큼 극명한 차이가 날 수밖에 없는 조건이기 때문입니다.

 

어설픈 연기자들이 함께 하는 드라마의 경우 연기력이 조금 쳐진다고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습니다. 그렇게 크게 티가 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뛰어난 연기자들이 잔뜩 모인 드라마에서는 극명한 비교가 될 수밖에는 없기 때문입니다. '황금의 제국'의 경우 액션이나 침묵으로 일관하며 시간을 보내는 드라마가 아닐 경우 더욱 힘들 수밖에 없을 겁니다.

 

식탁과 사무실이 전부인 '황금의 제국'은 그래서 연기력이 중요합니다. 연기력이 뛰어나지 않는다면 그 답답한 공간에서 시청자들을 만족시킬 수는 없으니 말이지요. 그런 점에서 '황금의 제국'은 실험적인 드라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일부에서는 황금의 제국 먹방이라는 자조적인 이야기가 나올 정도였습니다. 식사를 하고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하는 것이 전부인 드라마를 비꼬는 이야기였습니다.

 

연기력이 떨어지는 연기자라면 단 한 회도 버틸 수 없는 분위기 속에서 고수가 보이는 연기력은 대단합니다. 손현주라는 당대 최고의 배우와 시대를 아우르는 박근형이라는 거대한 산, 그리고 이미 전작에서 연기력을 검증 받은 많은 출연진들 사이에서도 고수의 연기는 빛을 발했습니다. 쟁쟁한 배우들 사이에서 극을 이끌어가는 주인공인 태주 역할을 담당한 고수는 조금도 흔들리지 않고 단단함으로 모두를 놀라게 했습니다.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거대한 재벌인 성진그룹을 차지하기 위해 황금의 제국으로 들어서기 시작한 그의 모습은 섬뜩하게 다가올 정도였습니다. 오직 복수을 위해 탐욕을 선택한 태주라는 인물은 상당히 어려운 역할이었습니다. 그 대단한 손현주마저 조연 정도로 밀어낼 정도로 고수의 존재감은 대단했습니다. 일부에서는 손현주의 역할이 너무 적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황금의 제국'은 완벽한 고수의 가치를 증명해준 특별한 드라마였습니다.

 

이번 주 방송된 내용에서 태주가 점점 궁지로 몰리게 되면서 광기에 찬 모습으로 변해가는 모습은 압권이었습니다. 모든 것을 건 상황에서 모두 잃게 될 수도 있게 되자 이성마저 버리게 되는 모습은 고수가 얼마나 대단한 연기자인지 확인하게 해주었습니다. 

 

마지막 궁지에 몰리자 자신의 아버지를 죽인 방식과 마찬가지로 용역을 동원하는 태주의 모습을 표현하는 과정에서 보인 고수의 연기력은 굴욕은 고사하고, 진정한 연기란 무엇인지를 확실하게 보여주었습니다. 고수는 이제 그저 얼굴만 뛰어난 존재가 아니라 외모마저 뛰어난 연기자로 거듭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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