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9. 12. 11:02

스플래시 폐지 제작사 SM의 한심한 준비가 큰 화를 불렀다

다이빙을 주제로 한 예능인 '스플래시'가 마침내 폐지가 확정되었다고 합니다. 이봉원의 사고가 표면적인 이유였지만, 해외에서 이미 사고들이 끊임없이 있었던 프로그램이었다는 점에서 문제였습니다. 시작과 함께 두려움을 동반한 예능 '스플래시'는 그렇게 마지막을 고했습니다. 

 

SM의 자회사가 판권을 사와 자사 소속 연예인들을 대거 등장시킨 다이빙 예능은 시대착오적이라는 이야기도 듣고 있습니다. 물론 세계적인 화제를 모으며 많은 나라에서 성공한 예능이라는 점에서 판권 구매가 이상할 것은 없을 겁니다. 문제는 사고가 연이어 터지며 안정성에 심각한 약점을 가지고 있는 예능을 국내에 들여왔다는 사실입니다.

 

 

'우리동네 예체능'을 이끄는 강호동에게서 알 수 있듯, SM에서 방송 제작을 하면서 가장 효과적이라 생각했던 것이 스포츠였던 듯합니다. 스포츠가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자연스러운 소재임은 분명합니다. 일반인들과 자유롭게 소통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위기의 강호동을 그나마 버틸 수 있게 해주고 있기도 하니 말입니다.

 

연예인들이 실제 다이빙 경기를 치른다는 방식 자체는 흥미롭습니다. 더욱 연예인들의 수영복 패션과 다이빙이라는 익숙하지 않은 스포츠에 대한 관심은 충분히 관심을 가질 수 있게 했습니다. 하지만 첫 방송부터 등장한 부상에 대한 두려움들은 출연자들을 경직되게 만들었습니다. 그런 위태로운 상황들은 결과적으로 출연자가 연습도중 큰 부상을 입으며 실제 문제로 불거졌습니다.

 

이봉원이 안와골절 부상으로 수술까지 받는 상황에서 폐지 결정은 당연한 조처였습니다. 물론 부상자 없이 다이빙을 예능의 중심으로 올린 '스플래시'가 국내에서도 성공했다면 좋았겠지만, 그저 성공에만 눈에 먼 제작사의 한심한 작태가 결과적으로 방송 초유의 녹화 중단과 폐지로 이어질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스플래시'가 문제가 될 수밖에 없었던 것은 다이빙 국제심판인 민석홍의 이야기에서 잘 읽을 수 있었습니다. 멘친과 출발 드림팀 다이빙에도 참여했던 그가 밝히는 실패의 이유는 분명했습니다. 제작사의 안전불감증이 불러온 예고된 사건이었다는 사실이지요.  


"외국 같은 경우는 준비 기간을 최소 6개월 이상을 준다. 다이빙이 하루 아침에 되는 운동은 아니다. '스플래시'를 제작할 때 의뢰가 들어온 게 5월이었는데, 기간이 너무 짧았다. 물에서 떨어지고 간단하게 기본적인 동작만을 했으면 무리 없이 재밌게 했을 텐데 좀 더 고차원적인 것을 시도하다보니 약간의 문제가 발생한 것 같다"

 

최소한 6개월 이상의 준비 기간을 주는 외국과 달리, 이번 방송의 경우 3개월도 안 되는 시간 동안 방송을 만들게 되었다는 사실은 문제의 시작이었습니다. 외국의 경우 다이빙 문화가 우리보다 앞서있고, 일반화되어 있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국내 제작진들의 문제는 심각함으로 다가옵니다.

 

 

다이빙이 단순하고 매력적인 스포츠라고는 하지만 준비가 덜된 상황에서는 필연적인 문제를 만들어낼 수밖에는 없을 겁니다. 10m라는 높이에서 물에 뛰어드는 것이 단순해 보이지만 조금만 잘못해도 큰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점에서 쉽게 볼 수는 없는 일이니 말이지요.

 

"이번 프로그램에 참여해 지도했던 코치들 중엔 현재 전혀 지도를 안 하는 사람도 있다고 들었어요. 가르치는 지도자가 현장 경험이 없으면 불상사가 발생할 수도 있죠. 일반인들을 가르치던 거를 생각해서 연예인도 똑같이 할 수 있다고 판단한 건데, 무리한 다이빙 연기는 당연히 얼굴과 몸에 멍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물에 떨어질 때의 충격이 굉장히 크거든요"

 

제작사가 한심한 것은 급조된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짧은 기간 동안 훈련을 시키다보니 현재 지도를 하지 않고 있는 이들까지 불러내 지도자 역할을 맡겼다는 사실입니다. 실제 훈련을 시키는 코치가 아니라면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은 너무 당연한 이야기였습니다.

 

실제 연습을 시키는 코치들이 6개월 동안 훈련을 시켜도 사고가 일어나는 상황에서, 짧은 시간 동안 문제가 있는 코치들에게 지도를 받은 연예인들이 사고가 나는 것은 당연했습니다. 전문가의 지적처럼 현장 경험 없는 지도자의 모습은 필연적인 불상사로 이어지는 결과를 만들어냈습니다.

 

 

'스플래시'가 정상적으로 연습을 가지고 이를 통해 성공적인 결과를 만들어냈다면, 다이빙 문화가 좀 더 확산될 수도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제작사의 한심한 작태로 인해 다이빙이란 무서운 스포츠이고 크게 다칠 수도 있는 위험한 종목이라는 인식만 심어주는 꼴이 되고 말았습니다.

 

외국의 사고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제작사에서 이렇게 짧은 준비기간과 문제가 될 수 있는 코치들을 섭외했다는 것은 미필적고의라고 해도 될 겁니다. 중국에서는 출연자의 수행원이 수영장에서 사망하는 사고까지 일었다고 합니다. 그만큼 안전이 최우선일 수밖에 없는 방송을 이렇게 만들었다는 것은 모든 책임은 SM의 몫이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좀 더 신중하고 철저한 준비 과정을 통해 방송을 만들었다면 이런 한심한 결과가 나올 수는 없었을 겁니다. 외국에서 최소한 6개월 정도의 준비 기간이 필요한 다이빙을 3개월도 안 되는 시간 동안 하려는 과욕이 결과적으로 출연자들의 부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습니다. 다이빙이라는 스포츠를 두려운 존재로 만들어버린 '스플래시'의 폐지만 SM의 한계와 문제까지 적나라하게 드러낸 사건일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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