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9. 14. 08:21

씨엘 사진논란 민망함과 당당함 사이 진실 외면한 일방적 시선이 아쉽다

투애니원의 리더인 씨엘이 SNS에 올린 사진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제레미 스캇이라는 유명 디자이너의 무릎 위에 앉아 환하게 웃으며 찍은 사진이 바로 그것입니다. 지난 번 물담배 사진에 이어 이번 사진으로 대중들이 느끼는 씨엘에 대한 이미지는 하나로 굳어지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될 정도입니다. 

 

제레미 스캇과는 이미 널리 알려진 관계였습니다. 투애니원과 스포츠 브랜드가 결합해 친해진 이들이 종종 방송에 등장하고 다양한 형태로 친분을 쌓아왔다는 것은 아는 사람들은 다 아닌 이야기이기도 하니 말입니다. 사진 논란에서 볼 수 있는 것은 결국 국내 정서상 연예인이라는 직업을 가진 이들에게 요구하는 가치의 기준들이 분명해진다는 의미입니다.

 

 

씨엘과 제레미 스캇의 사진이 논란이라는 단어로 사용되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남자 무릎 위에 올라 앉아 환하게 웃고 있는 씨엘의 모습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완고함입니다. 어떻게 그런 사진을 찍을 수 있는지 알 수 없다는 대중들의 발언들은 참 보수적이라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물론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스타들의 경우 행동에 제약이 가해지고 조심해야 하는 것 역시 당연하다고 봅니다.

 

기존의 걸그룹과는 무척 다른 투애니원이라는 점에서 이 정도 사진을 가볍게 생각하는 이들도 많습니다. 전혀 차원이 다른 그들에게서는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의견들이 많으니 말입니다. 무릎 위에 앉아 있는 사진이 뭐가 어떻다는 의견들도 많은 게 사실입니다. 민망하게 보는 사람이 더 이상하다는 주장이기도 합니다.

 

씨엘의 이 사진을 두고 과연 논란이라는 단어를 사용해야만 하는가 라는 의견들도 나오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가 언제부터 그렇게 도덕적이고 근엄했는지 되묻는 이들도 많습니다. 부비부비 댄스가 과거의 일이 될 정도인 사회에서 친한 두 사람의 이 정도 사진이 논란이 되는 것 자체가 논란이라는 의견이기 때문입니다.

 

문화의 차이일 수도 있고 가치관의 차이일 수도 있습니다. 디자이너인 제레미 스캇과 씨엘이 특별한 관계일 수도 있고, 서로 약간의 스킨십 정도는 친분의 표시라고 인식할 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사진이란 고정된 진실이 화를 더욱 부르는 이유가 되기도 할 겁니다. 사진이 진실을 이야기하고 있기는 하지만 순간을 찍는 도구라는 점에서 진실과 다른 왜곡을 만들어내기도 하니 말입니다. 

 

두 사람의 친분에 따라 사진은 자연스럽거나 논란이 될 수도 있을 겁니다. 그 경계에 대해서는 두 사람이 가장 잘 알 것이고, 이는 곧 비난의 대상이 될 수도 없다는 사실입니다. 물론 이런 사진을 씨엘이 왜 올렸을까? 민망하다는 식의 발언들 역시 개인적인 가치관의 차이로 이야기할 수도 있습니다. 이 정도의 사진은 자연스러운 추억이라 생각하는 씨엘과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대중의 시각 차이가 빚어낸 촌극이니 말입니다. 

 

제레미 스캇이 게이라고 알려진 상황에서 씨엘의 행동은 타인이 보면 당황스럽지만, 성정체성을 알고 있는 씨엘이나 주변 지인들에게는 너무 자연스러운 현상일 겁니다. 동일한 성적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 이들의 스킨십이 이상할 이유가 없으니 말입니다.

 

SNS라는 공간의 개인의 것이면서 공개된 장소입니다. 개인의 것으로만 치부하기 힘든 부분이 바로 그곳에 있습니다. SNS에서 자신의 의견이나 개인의 삶을 올려놓는 행위는 개인의 몫이지만, 이는 누구나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공론의 장이 되기도 합니다. 그런 점에서 씨엘의 이번 사진들에 대해 문제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씨엘은 활동을 하지 않을 때는 투애니원의 씨엘이 아닌 개인일 겁니다. 그리고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추구하고 이를 즐길 권리도 존재합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공개된 내용들은 어쩔 수 없이 개인이 아닌 걸그룹 투애니원의 씨엘 일수밖에는 없습니다.

 

지난 번 물담배 사진 역시 동일한 범주에서 논란이 되었습니다. 성인인 씨엘이 새로운 문화인 물담배를 체험해보고 이를 사진으로 남기는 것 자체가 문제는 아닙니다. 하지만 공개된 장소에 올린 사진은 결과적으로 논란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물담배 논란에 이어 "WE ASIAN XXXXX"라는 제목이 다시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습니다.

 

공개된 SNS는 단순히 씨엘과 친구들만이 공유하는 공간이 아닙니다. 자신의 개인적인 사생활을 보호해달라고 요구하기에는 그녀는 유명한 걸그룹의 리더입니다. 자유와 억압 사이에서 그녀가 혼란스럽거나 힘들 수밖에 없는 것은 연예인이라는 직업의 숙명일 겁니다.

 

씨엘보다 더한 행동을 해도 화제가 되지 않는 일반인과 달리, 그녀가 가지는 파급력은 당연하게도 논란의 중심으로 옮겨질 수밖에는 없습니다. 씨엘이라는 인물은 자신이 인지하든 아니든 이미 파급력이 강한 존재가 되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겁니다. 단순히 자신의 자유 의지를 이야기하기 전에 그녀가 많은 이들이 추종하는 유명 연예인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는다면 좀 더 신중한 선택을 해야 할 겁니다.

 

공개적으로 사진만 올리지 않았으면 몰랐을 사실들이 이렇게 논란의 연속으로 이어지는 것은 씨엘 자신의 선택이었습니다. 그만큼 논란에 대해 충분히 스스로 받아들여야 할 겁니다. SNS는 결코 개인의 공간이 아니라는 점에서 그녀 역시 대중의 비난 역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만 할 겁니다. 씨엘은 단순한 개인이 아닌 책임감을 가져야만 하는 사회적 위치에 존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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