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9. 24. 10:06

수상한 가정부 최지우 식상한 연기 뻔한 리메이크, 그 겨울 바람이 분다가 답이다

최지우가 주인공인 드라마인 '수상한 가정부'가 시작되었습니다. 일본 원작인 '가정부 미타'는 2011년 일본 방송시 4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할 정도로 엄청난 성공을 거둔 작품이었습니다. 최근 연달아 세 편의 일본 원작 드라마가 시청자들을 찾고 있다는 점에서도 이번 작품에 대한 기대감은 크게 다가오지는 않습니다.

 

무표정한 모습으로 완벽한 가정부 일을 하는 미타의 인기는 대단했습니다. 일본에서 대성공은 자연스럽게 국내에서도 화제가 되었고, 이렇게 리메이크가 되었습니다. 최근 김혜수를 시작으로 고현정에 이어 최지우까지 일본 원작 드라마의 리메이크에 뛰어든 여배우들의 모습은 흥미로우면서도 식상하고 씁쓸하기만 합니다. 

 

 

미스김으로 등장한 김혜수가 그나마 여러 가지 측면에서 많은 성과를 올리기는 했지만, 고현정은 자신의 존재감마저 까먹는 악수를 두고 말았습니다. 일 원작과 다를 것 없는 드라마의 한계는 결과적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는 힘듭니다. 그리고 그런 분명한 한계는 시청률로도 이어지며 큰 반항을 일으키기는 힘들었다는 점에서 최지우의 선택 역시 불안하기만 합니다. 

 

'직장의 신'과 '여왕의 교실'에 이어 '수상한 가정부'로 이어지는 일본 드라마 리메이크가 과연 성공할 수 있을지 알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너무나 원작과 같은 이 드라마가 생각만큼 큰 성공을 거두기는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원작에서 여주인공인 미타가 입고 나온 패딩과 표정까지 모두 따라하는 상황에서 새로운 재미를 느끼기는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연이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여배우들의 일본 드라마 리메이크의 실패는 중요하게 다가옵니다. 물론 '직장의 신'은 비정규직의 문제를 직접적으로 다뤘다는 점에서 시청률을 능가하는 특별한 재미를 보였다는 점에서 김혜수는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하게 보여주었습니다. 김혜수의 성공에 이어 고현정이 그 바톤을 넘겨받았지만, '여왕의 교실'은 실패했습니다. 무표정하게 교실을 제압하는 고현정의 모습은 반감으로 이어지기만 했습니다. 

 

일 원작에 가까워지려 노력한 '여왕의 교실'은 시청자들에 철저하게 외면을 받았습니다. 고현정의 연기에도 의문을 품고 드라마 자체에 대한 비난도 높았다는 점에서 세 번째 리메이크가 될 '수상한 가정부'의 최지우는 부담스러웠을 듯합니다. 앞선 두 여배우의 드라마가 모두 대성공을 해도 부담이지만, 예상보다 저조한 시청률과 비난 여론은 최지우에게는 무거운 짐으로 다가왔을 수도 있으니 말이지요. 

 

 

무뚝뚝한 표정으로 은상철의 집으로 들어온 가정부 박복녀의 첫 등장은 일본 원작 드라마를 본 이들이라면 깜짝 놀랄 정도로 비슷했습니다. '가정부 미타'에서 마츠시마 나나코가 드라마 내내 회색 패딩점퍼에 검은 색 모자를 눌러쓴 모습으로 등장하고 있는데 최지우 역시 이런 모습으로 등장했습니다. 일부에서 패딩점퍼까지 수입했느냐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디테일한 모습까지 닮은 최지우의 모습에서 대단함보다는 식상함이 떠오르는 것은 당연했습니다. 

 

리메이크가 단순히 원작 드라마를 그대로 재현하는 것은 아닐 겁니다. 원작 드라마의 뛰어난 장점을 가져오는 것도 중요하지만 새로운 각색을 통해 원작을 뛰어넘는 작품으로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했지만, '여왕의 교실'에 이어 '수상한 가정부' 역시 너무 닮아 오히려 식상한 모습을 만들어냈다는 사실이 아쉬웠습니다.

 

조인성과 송혜교가 연기한 '그 겨울, 바람이 분다'가 큰 성공을 거뒀던 것은 단순히 일본 원작 리메이크이기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물론 조인성과 송혜교가 출연했다는 이유도 아니었습니다. 분명 이 두 배우에 대한 기대치와 팬심이 크게 작용했던 것도 사실이지만, 이보다 중요했던 것은 원작을 뛰어넘는 노희경 작가의 재해석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직장의 신'이 비록 일본 원작을 리메이크했지만 한국 현실을 잘 적용해서 이야기를 풀어갔다는 점은 중요했습니다. 여기에 원작과 비교해서 전혀 다른 김혜수만의 연기가 큰 감동으로 다가왔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그와 달리 고현정과 최지우가 식상함으로 다가온 것은 철저하게 원작의 캐릭터와 배우들의 연기를 흉내 내기에 급급했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최지우를 보는 것보다 항상 주연 여배우의 아역을 담당했던 김소현을 보는 것이 흥미로웠습니다. 은상철의 큰 딸인 은한결로 등장한 김소현은 여전히 예뻤고, 연기 역시 군더더기가 없었다는 점에서 반가웠습니다. 아역이 아닌 중요한 등장인물이라는 점에서 김소현을 마지막 회까지 다 볼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수상한 가정부'를 볼 이유로 다가옵니다.

 

첫 회만으로 모든 것을 이야기 할 수는 없지만, 성공한 원작만 그대로 답습하는 행태로 국내에서 성공할 수 없음은 분명합니다. 고현정을 내세웠으면서도 민망한 결과를 만들어냈던 사례가 이야기를 해주듯, 이번 작품 역시 최지우를 내세웠지만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는 너무 식상하고 아쉽기만 했습니다. 

 

"미타라는 주인공이 주는 캐릭터의 독특함과 미스터리함이 주는 재미가 있기 때문에 가능하면 그것을 살리기 위해 애를 썼다. 대신 다른 인물들이나 집은 많은 차이가 난다. 원작에서 갖고 있는 캐릭터 재미와 스토리 재미는 살리되 한국적인 정서에 부딪히거나 재밌게 바꿀 수 있는 것들은 바꿔서 갈 수 있도록 노력 중이다"

 

'수상한 가정부'의 김형식PD는 제작발표회 당시 주인공인 미타라는 캐릭터가 워낙 중요해 최대한 그대로 살리려 노력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다른 인물들의 경우 원작과는 많이 다른 한국적인 상황으로 재해석했다고 밝혔습니다. 

 

원작에서처럼 여고생이 남자 집에서 자고 오는 등의 모습을 보여줄 수 없다는 점에서 당연할 겁니다. 콩가루 집안에 노골적인 이야기까지 등장하는 것을 그대로 따라 할 수는 없으니 말이지요. 문제는 '수상한 가정부'의 모든 것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주인공을 그대로 살렸다는 이야기는 원작과 크게 달라질 수 없다는 의미이기도 할 겁니다. 

 

 

리메이크를 하면서 많은 고민도 했겠지만, 안타깝게도 원작을 그대로 답습하는 상황에서 근본적인 한계를 벗어날 수는 없어 보입니다. '여왕의 교실'의 고현정과 유사한 성격의 최지우의 모습을 보면서 시청자들이 느끼는 답답함을 풀어낼 방법이 없어 보이니 말입니다. '수상한 가정부'를 보게 된다면 최지우가 아닌 김소현 때문이라는 말들이 많을 정도로 첫 방송부터 힘겨운 상황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과연 최지우가 고현정의 실패를 딛고 성공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도 궁금합니다. 이미 시작부터 철저하게 원작과 싱크로율 맞추기에 급급했던 '수상한 가정부'는 원작을 뛰어넘는 탁월한 재미를 던졌던 '그 겨울, 바람이 분다'를 넘어설 수는 없어 보입니다. 일본 원작을 드라마 하는데 가장 모범적인 모습을 보인 '그 겨울, 바람이 분다'가 대단한 작품이라는 생각을 하게 하는 최근의 리메이크 붐은 '수상한 가정부'가 마지막이 될 수도 있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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