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9. 29. 08:02

정형돈 밀당에 무너진 지디 2년 만에 찾아 온 무한도전 가요제 빅재미

무한도전이 왜 위대한지를 잘 보여준 방송이었습니다. 2년 마다 한 번씩 개최되는 '무한도전 가요제'의 진행과정은 그 자체만으로도 얼마나 흥미롭고 재미있는지 오늘 방송에서 잘 보여주었습니다. 유재석과 유희열의 치열한 공방전도 흥미로웠지만, 지디를 사로잡은 정형돈의 저질 밀당은 압권이었습니다. 

 

여름에 개최되던 무도 가요제가 이번에는 여러 이유로 인해 가을로 늦춰졌습니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기대한 그 이상의 재미와 기대를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충분히 만족스러웠습니다. 첫 만남은 '무도 나이트'부터 빵 터졌던 이들의 만남은 오늘 방송에서도 확실하게 터졌습니다.

 

 

가요제에 출전한 팀을 만들고 첫 만남을 한 이들의 모습에서는 긴장감이 흘렀습니다. 음악적 견해 차이는 시작부터 강렬하게 다가왔습니다. 유희열과 유재석은 첫 만남부터 격렬한 다툼을 해야 했습니다. 알앤비 음악을 하겠다는 유희열과 오직 댄스 음악이라고 외치는 유재석과는 전혀 좁혀지지 않는 간극으로 인해 이들이 어떤 음악을 할지 더욱 궁금하게 해주었습니다.

 

유재석과 마찬가지로 댄스 음악, 특히 유로 댄스를 좋아하는 박명수 역시 프라이머리가 긴장한 채 준비해온 음악을 듣고 혼란스러워합니다. 빅밴드 음악이 박명수와 잘 어울릴 거 같다며 가져왔지만, 약장수 음악 같다며 비판하는 박명수에게는 만족스럽지 않았습니다. 무도 나이트 이후 이틀 만에 음악을 안 만들었다고 화를 내는 박명수로 인해 긴장한 채 급하게 음악을 만든 프라이머리는 이 현실이 도저히 받아들이기 힘들 정도로 어려웠습니다.

 

유재석과 유희열 즉, 하우두유둘과 함께 만난 자리에서 유희열의 이야기에 위안을 받을 정도로 프라이머리에게 박명수는 너무 힘든 존재였습니다. 지디와 작업을 할 때도 일본까지 찾아가 음악을 강요했던 박명수에게 프라이머리 정도는 아무 것도 아닐지 모르겠습니다. 집요한 박명수와 겁먹은 프라이머리의 음악이 어떻게 나올지도 궁금합니다.

 

김C와 어렵게 짝을 맺은 준하의 첫 만남도 재미있었습니다. 보기에는 막걸리 집에서 만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준하에게는 문화적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우아하게 차를 마시는 김C는 더치 커피를 마시는 법을 가르쳐주는 등 시종일관 준하의 선입견을 파괴하기에 여념이 없었습니다. 막걸리와 전이 어울릴 것 같다는 준하의 말에 막걸리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말로 웃기는 김C는 그 모든 것이 웃기는 반전이었습니다.

 

가장 편한 길을 선택한 보아를 찾아간 그는 데스크를 지키는 여인에게 꽂혀 이야기하기에 여념이 없었습니다. 그런 길을 보며 타박을 하는 보아의 모습은 친한 친구들만이 보일 수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과거 길이 보아에게 사랑 고백을 한 문자를 보냈다는 말도 재미있었습니다. 보아보다는 소녀시대를 보고 싶었던 길은 그곳에는 스타들이 정산만 받으러 온다는 말에 절망을 할 정도였습니다. 과연 이들 커플이 어떤 음악을 보여줄지 궁금해집니다. 지난 가요제에서는 유일한 여성 멤버인 바다와 호흡을 하더니, 이번에도 유일한 여성 멤버인 보아와 함께 하게 된 길이 어떤 음악을 보여줄지 궁금해집니다.

 

장미여관의 육중완을 보러간 노홍철도 문화적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옥탑방까지는 이해할 수 있었지만, 그의 방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기 때문입니다. 작업실과 옷방이 따로 있다는 말과 달리, 침실에 깔린 이불과 베개의 모습에 경악할 수밖에 없었던 노홍철의 표정은 대단했습니다. 깔끔한 성격에 각까지 맞춰가며 살아가는 노홍철에게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모습들이었으니 말이지요.

 

옥탑방의 특권인 옥상을 독차지한 채 싼 게를 쪄서 먹는 노홍철과 육중완은 싼 게의 한계를 만끽하며 둘 만의 만찬을 즐기기도 했습니다. 모든 만찬이 끝난 후 장미여관 멤버들까지 합류하며 자연스럽게 음악적인 이야기를 하게 되었습니다. 장미여관을 대중적인 인지도를 가진 인디밴드로 만들어주었던 '봉숙이'를 함께 부르는 그들의 모습은 참 잘 어울려보였습니다. 어울리지 않을 듯 보이는 이들이 의외로 잘 어울린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했으니 말입니다.

 

장기하와 얼굴들을 만나러간 하하는 이들을 통해 노래하는 하하의 인지도 상승을 꿈꾸었습니다. 죽어가던 리쌍을 살린 것이 바로 장기하라며 자신도 살려달라는 하하는 모두를 웃기게 만드는 장면은 장기하와 얼굴들 연습장은 아니었습니다. 그들이 모두를 경악하게 했던 것은 바로 지디와 형돈이 있던 YG 식당이었습니다.

 

최고의 패셔니스타인 지디에게 패션 지적을 하는 유일한 존재인 정형돈은 한껏 멋을 부린 옷을 입고 지디를 찾아갔습니다. 형돈을 기다리던 지디는 그가 도착하자마자 환한 웃음으로 맞이해주었습니다. 이상한 패션으로 자신을 방문한 형돈에게 지적을 하자, 단박에 목 디스크 걸렸냐며 지디 패션을 공격하는 형돈은 대단했습니다. 패션 지적을 하자마자 음악이 아닌 밥 먹자고 나서는 형돈에게 목적은 YG 식당에서 밥 먹는 것이 중요한 이유였는 듯합니다.

 

널리 알려진 YG 식당에 들어서자마자 행복한 미소를 짓던 형돈은 어떤 식당에서도 맛볼 수 없는 맛에 흠뻑 빠져 어쩔 줄 몰라 했습니다. YG 직원이라면 무료로 마음껏 먹을 수 있다는 말에 이미 식사를 끝냈다는 지디에게 더 먹으라고 강요하는 형돈은 진정한 먹방 스타일을 보여주었습니다. YG 식당에서 밥먹어보는 것이 소원이라는 하하에게 자랑을 하는 형돈에게는 지디와 만나 음악적인 이야기를 하는 것보다 밥먹는 것이 더욱 중요해 보였습니다.

 

형돈의 전화를 받고 격앙된 하하는 거침없이 진격을 시작했습니다. 장기하와 얼굴들과 함께 YG로 향했고, 그들은 식당으로 들어서 YG 직원 코스프레로 식사를 하기에 여념이 없었습니다. 이 사실을 알고 나온 지디와 형돈은 처음에 하하가 어디에 있는지 찾기도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이내 하하를 찾아내기는 했지만, 장기하와 얼굴들까지 함께 왔을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습니다. 지디와 형돈의 놀림에도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 채 커피까지 뽑아서 나가는 하하와 장기하와 얼굴들의 YG 식당 습격 사건은 그 자체를 웃겼습니다.

 

식사를 하면서 음악을 어떻게 만들지 이야기를 나누던 형돈과 지디의 모습은 흥미로웠습니다. 형돈을 선택한 지디는 제작진의 의도적인 몰아가기도 한 몫 하기는 했지만, 진짜 형돈을 사랑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들 정도로 애틋함을 보였으니 말이지요. 형돈이 들어오자마자 친근함의 표시로 포옹을 하려는 지디를 내치며 질척거리게 왜 그러냐는 형돈의 허세는 강렬했습니다.

 

음악 이야기를 하는 과정에서도 고자세로 나오던 정형돈은 다음 주 자신이 시간이 없다는 말로 지디에게 굴욕을 주더니, 전화번호를 교환하는 과정에서도 완벽한 진상을 보여주었습니다. 자신의 전화번호 일곱 자리만 알려주겠다는 형돈은 자신의 번호를 남기라며 자신이 필요하면 전화를 하겠다는 형돈의 모습은 그래서 흥미로웠습니다. 전화 번호 교환에 성공한 지디를 향해 지우라며 진상을 부리는 형돈은 완벽하게 지디 공략에 성공했습니다.

 

무한 애정을 보이는 지디와 달리 고자세로 지디를 홀대하는 형돈의 모습은 압권이었습니다. 다양한 재미로 빅재미를 주던 오늘 방송에서도 형돈과 지디의 모습은 모두를 압도할 정도로 대단했습니다. 탈장수술과 함께 무도에서 주춤했던 형돈은 지난 '무도 나이트'를 시작으로 다시 화려한 부활을 선보였습니다. 완벽하게 지디를 제압하며 음악의 노예로 만들어버린 형돈의 진상은 극적인 재미로 다가왔습니다. 과연 이들이 어떤 음악을 보여줄지 벌써부터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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