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11. 9. 11:12

응답하라1994 바람 3인방과 정우 빛나는 조우와 본격적 삼각관계가 반갑다

정우가 출연했던 영화 '바람'은 '응답하라'시리즈를 위한 작품이었다고 합니다. 신원호 피디가 '응답하라 1997'을 준비하면서 1순위가 바로 정우였다고 합니다. 당시는 군복무 중이라 캐스팅을 할 수 없었다고 하지만, 그가 출연했던 영화 '바람'을 몇 번이고 반복해 보면서 많은 모티브를 얻었다고 할 정도로 신 피디의 정우에 대한 관심과 사랑은 컸습니다. 

 

신 피디가 왜 그토록 정우를 챙기고 아꼈는지는 '응답하라 1994' 정우앓이가 증명해주고 있습니다. 출연과 함께 화제의 중심에 서게 된 정우는 그동안 꾸준하게 연기 활동을 해왔지만, 자신에게 맞는 옷을 입지는 못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완벽하게 자신에게 어울리는 옷을 입은 정우는 비상할 수 있었습니다.

 

오늘 방송은 사실 나정이의 남편이 누구인지에 대한 기대감을 증폭시킨 회였습니다. 쓰레기와 칠봉이의 본격적인 사랑이 구체적으로 드러났기 때문이지요. 데드볼과 완봉승 기념공을 선사한 칠봉이와 스스로 나정이를 여자 친구로 인식하기 시작한 쓰레기의 모습은 이후 이야기를 흥미롭게 만들었습니다.

 

칠봉이가 나정이를 좋아하고 있다는 것은 그가 모습을 드러낸 시점부터 이어져왔습니다. 술에 취한 나정이에게 키스를 하던 칠봉이는 장난이 아닌 진심이었고, 그런 모습을 보고 긴장하고 경계하는 쓰레기의 모습은 흥미롭기도 했습니다. 칠봉이가 나정이를 단순히 친구 이상으로 생각하고 있음을 알게 된 쓰레기가 이후 본격적으로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기 시작했다는 사실도 흥미롭지요.

 

나정이에게 자신이 누구인지를 각인시키기 위해 햄버거를 배달 주문한 칠봉이는 확실하게 자신이 누구인지 보여주었습니다. 투구 후 아이싱을 하는 칠봉이의 모습은 탄탄한 몸매를 자랑하고 있었습니다. 그동안 그저 실실 웃는 친구 정도로만 생각했던 칠봉이가 남자로 보이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칠봉이는 성공했습니다.

 

 

쓰레기와 칠봉이의 마음이 그대로 드러난 장면은 재미있었지요. 나정이를 그저 성적인 호기심으로 접근한 선배에게 망설임 없이 데드볼을 던져버린 칠봉이의 모습은 멋졌습니다. 자신이 사랑하는 여인을 농락하는 이를 그냥 두고 보지 않고 바로 응징해버리는 칠봉이는 진짜 남자였습니다. 데드볼 후 선배에게 맞아 다리를 쩔뚝거리면서도 나정이와 함께 집으로 향하는 길이 행복한 칠봉이는 분명 사랑에 푹 빠진 남자의 모습이었습니다.

 

쓰레기는 평생을 함께 하면서 정이 든 그들과 달리, 자신을 모르는 나정이를 위해 칠봉이가 해줄 수 있는 것은 별로 없었습니다. 자신이 누구이고 얼마나 멋진 남자인지를 보여주는 것이 전부인 칠봉이는 농구만 좋아하는 칠봉이를 야구장에 오도록 만들기에 여념이 없었습니다. 그렇게 야구장을 찾은 나정이를 위해 혼신을 다해 투구를 하는 칠봉이의 모습은 남자였습니다.

 

뜨거운 야구장에서 칠봉이를 향해 보내는 응원은 나정이가 농구장에서 느끼던 것과 다르지 않았을 겁니다. 자신이 열광하는 그 농구 스타들 못지않게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칠봉이의 실체를 확인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던 시간이었습니다. 모든 경기가 끝나고 자신이 받은 기념구를 나정이에게 던져주는 장면에서는 짜릿함까지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이들의 관계를 흥미롭기만 했습니다.

 

 

칠봉이의 이런 노력이 나정이에게 그가 누구인지를 각인시키는 과정이었다면, 쓰레기의 방법은 달랐습니다. 칠봉이의 제안으로 준비된 소개팅은 최악이었습니다. 마산 갑부집 아들이라고는 하지만, 군인이라는 신분도 그렇게 여자들이 기겁할 수준의 외모에 센스 없는 패션과 화술은 모두를 기겁하게 만들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이 소개팅이 중요했던 것은 쓰레기와 나정이가 서로에 대한 마음을 확실하게 굳혔다는 사실입니다.

 

소개팅은 김일성의 사망으로 군인인 3인방이 떠난 후였습니다. 여자들만 남은 자리에서 나정이 친구들은 쓰레기에 대한 관심을 보였습니다. 의대 본과 3학년이라는 것과 함께 준수한 외모의 쓰레기에 마음이 쏠리는 것은 너무나 당연했습니다. 더럽고, 옷도 못 입고, 말도 안 한다는 나정이의 이야기와 달리 친구들이 바라보는 쓰레기는 멋진 남자였습니다. 더럽지도 않았고, 패션 감각이 떨어지지도 않았고, 실없는 농담을 하지 않는 것도 매력이라는 말에 나정이는 자신이 미처 알지 못하던 쓰레기의 장점을 알게 되었습니다.

 

쓰레기의 삐삐 번호를 알려달라는 친구들에게 쓰레기가 여자 친구와 동거중이라고 이야기하는 나정이의 마음속에는 쓰레기에 대한 사랑이 가득했습니다. 나정이의 이런 마음처럼 쓰레기의 마음 역시 다르지 않았습니다. 군으로 복귀한 선배가 전화를 해서 나정이가 좋다고 삐삐 번호를 달라는 말에 쓰레기의 답변 역시 나정이와 같았습니다. 나정이에게 남자친구가 있다는 말은 자신을 염두에 둔 말이라는 점에서 중요했습니다.

 

 

쓰레기와 칠봉이가 최선을 다해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장면은 재미있었습니다. 이런 삼각관계와 함께 방학을 맞아 고향 집으로 돌아가는 이들의 모습도 재미있었습니다. 집으로 내려가는 삼천포는 버스 안에서 미모의 여성과의 우연한 만남을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그의 곁에는 정신없이 뛰어다니는 어린 아이와 할머니의 몫이었습니다. 자신의 다리를 베고 잠이 든 아이가 침까지 흘려 흥건해진 바지를 바라보며 아무 것도 할 수 없어 황당해하는 삼천포의 모습은 재미있기까지 했습니다. 누구라도 장거리 이동을 하면서 느낄 수 있는 묘한 이성에 대한 기대감이 잘 표현되었기 때문이지요.

 

여수와 순천에 사는 윤진이와 해태는 서로 다른 시간대 표를 가지고 있었지만, 한 자리가 남아 해태가 윤진이의 차에 타면서 인연은 시작되었습니다. 하필 남은 자리 하나가 바로 윤진이 옆자리였으니 말이지요. 우연한 기회 멋진 남자를 기대했던 윤진이로서는 당황스러웠을 겁니다.

 

윤진이와 함께 가서 행복했던 해태와 달리, 격한 말로 거리를 두는 윤진이의 모습은 대조적이었습니다. 삼천포가 어린 아이의 테러에 황당해했듯, 윤진이는 자신의 옷에 침을 흘리며 자는 해태로 인해 당황해야 했습니다. 결코 가까워질 것 같지 않던 이들이 연인이 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할 수 있는 대목은 바로 그 다음 장면이었습니다. 김일성의 죽음으로 정신이 팔려 시간가는 줄 모르던 해태가 늦게 차에 올라탄 순간 운전수가 윤진이게 키를 달라고 하는 장면이 중요했지요.

 

티격태격하지만 마음속에 해태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윤진이는 몸소 보여주었으니 말입니다. 그런 그들의 모습은 서울로 올라와 에어컨을 산 하숙집 거실에서 모두 함께 자는 장면에서 명확하게 드러났습니다. 삼천포가 버스 안에서 속아서 산 금시계를 해태와 윤진이도 함께 착용하고 있었기 때문이지요. 이런 모습은 결국 둘이 인연이 되어 결혼까지 이어졌음을 예고하는 듯해서 반가웠습니다.

 

영화 '바람'에 출연했던 3인방의 출연은 시청자들의 큰 환영을 받았습니다. 농익은 연기로 재미를 만끽하게 해준 카메오들의 출연으로 더욱 풍성해진 '응답하라 1994'는 역시 최고였습니다. 비록 그 영화를 본 이들이 적기는 하겠지만, 그들의 출연만으로도 흥겨워질 수 있었다는 점에서 충분히 의미 있는 카메오 출연이었습니다. 본격적으로 시작된 삼각관계들이 어떻게 결론이 날지 벌써부터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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