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0. 16. 08:00

슈퍼스타 K 2 장재인 탈락은 작년과 같은 상황 연출일 뿐이다

많은 이들이 예측했듯 '슈스케 러브라인'이 최종 결선에 올라섰네요. 꾸준하게 슈스케2를 보신 분들이라면 장재인이 탈락했다고 엄청난 충격을 받지는 않았을 듯해요. 억울함은 들지만 어차피 내정된 우승자를 가지고 있는 그들에게 탈락은 그저 요식 행위이기 때문이지요.

작년과 같은 대결 구도 만든 슈스케2



재미있게도 슈스케2는 작년과 같은 구도를 만들어냈네요. 여성 도전자는 TOP3에서 탈락을 하고 여성들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던 이와 음악적으로 가장 탁월하다고 평가받는 지원자가 대결을 벌인다는 반복된 구도는 그들이 선호하는 방식인가요?

다시 한 번 검증된 사실은 현장에서 부른 노래와 전문가의 평가는 당락에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않는 다는 것이지요. 이미 정해진 수순에 의해 따라가는 '슈스케'에서는 가수보다는 여자들이 선호하는 이들이 최종적으로 선택될 수밖에 없음을 다시 한 번 증명해낸 것 밖에는 안 되었네요.

윤종신이 장재인의 노래를 듣고 평가하는 말을 들어보면 그녀가 '슈스케'에 얼마나 중요한 존재였는지를 알 수 있게 해주었네요.

"지켜보면서 다른 사람들은 노래를 하는데 장재인은 좀 더 큰 범위인 음악을 하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랫동안 음악하는 사람 될 것 같다"

"비주류 음악을 하는데 여기까지 왔다는 건 우리나라 대중들도 취향이 많이 바뀌었다는 것에서 의미있는 것 같다. 무대가 본인 아이디어라는 게 좋았다. 예전 98, 97점 받았을 때 느낌을 이기진 못했지만 난 항상 장재인에게 감동받는 사람이다"

가수에게 노래를 부르는 사람이 아닌 음악을 하는 사람이라는 평가보다 더욱 값진 것은 없을 거에요. 비주류 음악을 하면서 TOP3 까지 올라왔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하다는 그의 평가는 가장 솔직한 대답이었던 거 같아요.
이승철이 압도적인 점수(97점)를 준 것과는 달리 조금 낮은 95점을 주었지만 그녀의 실력에 대해서는 모두들 인정하고 있었죠. 결코 쉽지 않은 곡이었지만 자신만의 해석으로 만들어낸 그녀는 비주류에게 희망을 던져준 존재였어요.

"장재인이 TOP3에 남았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 남들이 많이 하는 음악도 아니고, 가요 차트에 1위,2위를 하는 그런 의미가 아닌데, 우승하는 사람보다 전체적인 가요계에 끼치는 영향이 재인 양이 클 것이다"

장재인이 탈락하고 아쉬움 가득한 모습으로 그녀에게 해준 마지막 말은 윤종신이 장재인을 얼마나 아꼈는지를 알 수 있게 해주지요. 자신과 비슷한 음악을 하는 장재인은 어쩌면 그가 가장 선호하던 인물이었을 듯하지요.

기타를 치고 노래하는 스타일도 비슷하고 싱어 송 라이터인 그녀가 그 누구보다 사랑스러웠던 건 김지수에 애정을 보인 것에서도 그대로 드러났지요.

투표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만약 이 결과가 실제 판단의 결정적 자료가 된다면) 것이라면 노래 전에 보여진 방송은 장재인에게는 불리할 수밖에는 없었지요. 존박을 위해 자신이 가진 소원을 존박 어머니를 모셔오는 일에 사용한 허각의 존재감은 최고일 수밖에 없었지요.

미국에서 건너와 오랜시간 부모를 만나지 못한 존박의 어머니와의 상봉은 감성을 자극하기에 부족함이 없었어요. 이는 여성들의 감수성을 자극하기에 부족함이 없었으니 말이지요. 생뚱맞은 몰카에서 보여준 장재인에게 가해진 질문은 더욱 그녀를 힘들게 했죠. 

장재인이 결승에 올라가게 된다면 상대가 누가 되었으면 좋겠냐는 평가 요구는 누구를 선택해도 욕을 얻어먹을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 뿐이지요. 투표로 결정된다는 방송이 결정적인 순간 유불리가 분명할 수 있는 방송을 만든 것부터가 논란을 자초하는 일이었죠.  

팬들이 직접 지정해주는 곡으로 치러진 이번 미션에는 허점들이 그대로 노출되었지요. 지정된 곡이 진정 팬들이 선택한 것인지 아니면 반대쪽에서 떨어지기를 기원하며 만들어준 곡인지 모호하기 때문이지요. 어설픈 미션 선택을 할 제작진들의 한계가 다시 한 번 논란을 부추기게 만들었네요.

장재인은 박혜경이 번안해 불렀던 '레몬 트리'였어요. 허각이 이적의 '하늘을 달리다'가 너무나 자신의 옷을 입은 것처럼 잘 어울렸던 것과는 달리 장재인에게 '레몬 트리'는 최악이었네요. '비와 당신', '그대로 있어주면 돼'를 불렀다면 '레몬 트리' 무대보다는 더욱 돋보인 장면을 연출했을 것으로 보이지요.

감정을 담아 호소력 있게 노래할 수 있는 그녀에게 '레몬 트리'는 너무 단조롭고 평이한 곡일 수밖에는 없었어요. 존박과 박진영을 연결하는 이들이 많은 것도 놀라웠죠. 박진영의 곡이 두 곡이나 올라왔고 결과적으로 '니가 사는 그집'을 불러야 했던 그는 휘성의 곡이 선택되지 않았다는 것을 천만다행이라 생각해야 할 정도였네요. 누가 불러도 잘했다고 할 수 없는 곡이라는 것은 못 불러도 그 정도로 평가 받을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지요.

많은 이들은 장재인이 TOP3에서 떨어져도 놀라울 일은 아니라고 생각해왔지요. 이미 존박은 결승까지 올라서야만 하는 다양한 이유들이 있었고 초반부터 둘의 관계를 강조해온 '슈스케2'로서는 다시 한 번 사랑하는 사람들끼리의 경쟁 구도를 만들었다며 환호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예선에서 이기지 못한 존박이 허각을 누른다면 그들이 들인 노력이 결실을 맺는 것이 되겠지요. 더불어 '슈스케'는 여성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줄 수 있는 존재만이 우승 자격이 있음을 다시 한 번 증명한 것이 될거에요. 노래를 조금 못하더라도 어느 정도만 할 수 있다면 여성들이 선호하는 외모를 가진 이들이라면 우승을 꿈꿔도 좋다는 것이 '슈스케' 필승 전략이 되었으니 말이지요.

허각이 우승하면 존박이 희생양이 되었다는 이야기가 나올 것이고 존박이 우승하면 조작의 승리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올 수밖에 없는 결승이네요. 과연 '슈스케1'에서 나왔던 서인국과 조문근 대결의 복사판이 되어버린 '슈스케2'는 길학미가 결승에 올라가지 못한 과거와 달라진 것은 무엇인지 궁금할 뿐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