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11. 16. 08:03

응답하라 1994 정우 매직아이로 보여준 사랑 신의 한 수가 된 고아라와 부부될까?

매직아이 열풍이 다시 부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응사가 보여준 매직아이는 대단했습니다. 신의 한 수가 사물이 되는 이 지독한 매력을 가진 드라마는 분명 대단했습니다. 방송이 끝나고 난 후 시청자들에게 매직아이가 화제가 되었다는 점만 봐도 제작진들의 선택은 분명 신의 한 수였습니다. 

 

매직아이를 보려고 노력하는 고아라의 모습은 시청자들마저 빠져들게 만들 정도였습니다. 최악의 배우라는 평가까지 받았던 고아라가 어쩌면 마지막이 될 수도 있었던 응사에 출연하며 그 모든 아쉬움을 털어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왜 그동안 고아라가 그렇게 비난을 받아야만 했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그녀의 연기는 물이 올라 있었으니 말입니다. 고아라에 대한 새로운 발견만으로도 응사는 분명 대단한 드라마입니다.

 

서태지는 사탄이라며 서태지의 노래를 거꾸로 돌려 들으면 악마의 목소리가 들린다는 이야기는 당시 큰 화제였습니다. 그런 에피소드를 담아 보여준 오늘 이야기는 그래서 더욱 현실감 있게 다가왔습니다. 서태지 광빠인 윤진은 미래의 남편인 삼천포 성균의 목을 잡고 서태지를 지키려는 행위는 응사가 내놓은 최고의 커플이 누군지 잘 보여주는 대목이었습니다.

 

시작부터 서울 상경기가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을 보여주었던 삼천포와 조용함 뒤에 숨겨진 강렬한 포스를 보여 왔던 정대만 윤정이 하나의 사건을 통해 서로 친한 사이로 발전하는 과정은 그 자체로 보는 즐거움이 컸습니다. 농익은 연기를 보여주는 삼천포 김성균의 생활연기는 시청자들에게는 응사를 더욱 흥미롭고 재미있게 해주는 요소였습니다.

 

지난 주 감동스러운 모습을 보여주었던 김성균은 이번 회에서도 30대 귀요미 연기를 완벽하게 보여주었습니다. 귀에 착착 감기는 대사 소화력에 표정에서 보여주는 연기는 김성균의 재발견을 넘어 그의 전성시대가 이제 시작되었음을 보여주는 계기였습니다. '범죄와의 전쟁'을 통해 악역의 새로운 존재감을 보여주며 대중들에게 알려진 김성균은 악역 전문이었습니다.

 

 

극중 쓰레기가 살인자 얼굴이라고 부르는 대사는 바로 실제 김성균이 연기했던 연기들을 풍자한 대사였지요. 그런 악역 전문 배우가 이렇게 귀여울 수 있다는 사실은 그래서 신기하고 대단하게 다가옵니다. 장국영 머리 스타일로 바꿨다는 이유만으로 악당 전문 배우가 이렇게 귀요미로 변할 수 있다는 사실이 신기해 보일 정도였습니다. 윤진이와 에피소드를 통해 관계 회복과 알콩달콩함을 보여주는 이 커플은 응사가 만들어낸 최고의 커플이었습니다.

 

김성균이라는 배우의 재발견도 행복했고, 정우라는 걸출한 배우의 탄생도 반가웠습니다. 여기에 고아라도 빼놓을 수는 없을 듯합니다. 데뷔작 이후 내리막길만 걷던 고아라가 이 작품을 통해 자신이 배우라는 사실을 증명하고 있으니 말이지요. 많은 우려가 되었던 고아라는 스스로 긴 머리까지 자르며 이 작품에 대한 열정을 보였다고 하지요. 그렇게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시작한 응사는 고아라 연기 인생의 새로운 전기가 되었습니다.

 

고아라의 남편 찾기로 진행되는 응사에서 분명 주인공은 고아라입니다. 이미 전작인 응칠이의 인기가 너무 높아 그 벽을 넘기가 어려웠지만, 탄탄한 시나리오와 연출력 덕분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그런 만족을 줄 수 있는 연기자들의 연기가 하나가 되어 최고의 드라마가 될 수 있었습니다.

 

 

두 남자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는 성나정이라는 인물은 고집도 세고 말도 거친 존재이지요. 쉽게 매력을 느끼기 어려운 그녀를 처음 보자마자 사랑에 빠진 칠봉이와 어느 날 갑자기 사랑이라는 감정이 싹트기 시작한 쓰레기로 인해 묘한 삼각관계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물론 쓰레기의 경우 나정이 사랑 고백을 하려 노력하며 그 사실을 술취한 윤정이로 인해 모두가 알게 되며 더욱 미묘해졌지만 말이지요. 

 

윤정이의 폭로 이후 더욱 서먹해진 둘의 관계는 김치 국물이 튄 하얀 옷을 빨던 나정이를 쓰레기가 보면서 묘한 감정을 더욱 크게 만들었지요. 속옷만 입고 있던 나정이와 쓰레기의 그 짧은 시간은 그들을 단순히 오빠 동생이 아닌 남녀로 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으니 말입니다. 여기에 소나기가 내리던 날 집으로 오던 나정이 다리를 삐어 집에 전화를 하는 장면도 흥미로웠습니다. 엄마가 있을 것이라고 전화했던 나정은 상대방이 쓰레기라는 사실을 알고 당황했지요. 그리고 자신을 업고 집으로 데려가 치료를 해주는 쓰레기를 제대로 쳐다보지도 못한 채 비에 젖어 몸에 달라붙는 옷을 떼어 놓기에만 정신이 없는 나정은 여전히 부끄럽기만 했네요.

 

이 묘한 분위기를 깨기 위해 쓰레기가 농담을 건네기도 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은 담기가 어려웠지요. 그저 오빠 동생으로 20년을 살아왔던 그들이 이제는 남녀로 서로를 보기 시작했으니 말입니다. 쓰레기가 알듯 모를 듯 자신의 감정을 이야기하는 것과 달리, 칠봉이는 노골적으로 자신의 마음을 드러냈습니다. 

 

 

매직아이를 못 보는 나정이에게 내기를 걸며 즐거워하는 칠봉이는 자신의 경기에 나정이가 보러 와주기를 원합니다. 발표수업과 겹쳐 올 수 없다는 말에 실망한 칠봉이는 비로 인해 경기가 순연되었다는 소식에 그 누구보다 반가워했습니다. 준결승 선발로 나선 자신과 조별 발표수업이 겹친 나정의 문제는 비가 모두 해결해주었으니 말이지요. 경기 순연 소식과 함께 곧바로 나정이 삐삐에 메시지를 남기는 칠봉이는 분명 사랑에 푹 빠진 남자였습니다. 

 

준결승 경기에 나선 칠봉이는 관중석을 둘러보지만 나정이를 찾을 수 없었습니다. 징크스라는 이야기까지 하면서 경기장에 와주기를 바랐던 나정이지만 그녀를 보기는 어려웠습니다. 그 시간 나정이는 쑥쑥이를 임신한 엄마와 함께 병원에 와 있었지요. 동일이 등장하며 곧바로 경기장으로 나선 나정이는 칠봉이의 징크스 발언이 거짓이라고 생각합니다. 9회가 되어 경기장에 도착한 나정이는 완벽하게 칠봉이가 승리했음을 확인했으니 말이지요. 

 

나정이가 모르고 있었던 현실은 칠봉이의 모자 안에 있었습니다. 나정이 사진을 끼워놓고 위기 상황에 보며 투구를 했던 칠봉이의 마음은 매직아이에 숨겨져 있었습니다. 내기를 걸었던 그 매직아이는 '튤립하트'였지요. 10만 원 내기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마음을 나정이가 알아주기를 바랐지만, 끝내 보지 못한 나정이로 인해 칠봉이는 답답해합니다. 

 

다른 사람들처럼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서라도 봤으면 좋았을 텐데, 고지식한 나정은 혼자 힘으로 매직아이를 보려다 결국 칠봉이가 할 수 있는 고백을 놓치고 말았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칠봉이의 마음을 쓰레기가 먼저 알았다는 사실이지요. 그렇지 않아도 칠봉이가 나정이를 챙기고 아낀다는 생각을 해왔던 쓰레기는 매직아이에 '하트'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칠봉이가 나정이를 좋아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전공 서적 속에 나정이와 찍은 사진을 두고 보고 있던 쓰레기 역시 나정이를 여자로 보기 시작했습니다. 칠봉이가 나정이를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후 빙그레와 소주를 마시자고 권하는 모습은 쓰레기의 마음이 어떤지를 잘 보여주는 대목이었지요. 술로 마음을 달래지 않으면 안 되는 이 지독한 삼각관계를 쓰레기가 아니면 알 사람은 없으니 말입니다.

 

매직아이로 사랑은 전한다는 제작진의 선택은 결국 신의 한 수가 되었습니다. 이 대단한 선택은 결국 드라마의 품격마저 높여주었습니다. 그리고 부정할 수 없는 것은 성나정 역할로 선택된 고아라 역시 제작진들의 신의 한 수가 되었다는 사실입니다. 처음 가졌던 의아함은 극이 전개되며 찬사로 바뀌었고, 이제는 대체 불가 존재로 각인되고 있다는 점에서 고아라는 대박이 아닐 수 없습니다. 왜 고아라가 그동안 연기 굴욕을 당하며 침몰하고 있었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응답하라 1994'에 출연한 고아라는 진정한 연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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