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11. 17. 10:43

삼천포 첫키스가 만들어낸 러브스토리 응답하라 1994 정우보다 쫄깃하다

삼천포로 여행을 간 그들에게 1994년은 흘러가고 1995년의 첫 해 짝사랑이 새로운 전개를 가져가는 상황을 만들어냈습니다. 1994년 12월 30일 아침 나정이를 깨우는 엄마의 목소리는 들떠 있었습니다. 부산등 일부 남부 지역에서는 쉽게 볼 수 없었던 눈을 볼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만으로도 그들은 반가웠습니다. 

 

첫 눈을 보며 흥분해서 쓰레기의 방을 찾은 나정이는 첫 눈에 취해 고백을 합니다. 첫 눈이 전한 흥겨움은 충만한 감성으로 다가왔고, 이런 상황에서 나정이의 고백은 자연스럽고 당연했습니다. 하지만 일방적인 고백만 한 채 답변을 듣기를 거부한 나정은 결과적으로 쓰레기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게 됩니다. 사랑은 그렇게 서로를 어긋나게 한다는 점에서 이들의 사랑이 어떻게 될지 알 수 없게 해주었습니다. 

 

 

짝사랑은 하는 동안은 행복하지만 현실로 돌아왔을 때 그 사랑은 지독해질 수밖에는 없습니다. 너무 사랑해서 상대가 자신을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 듣기 힘들어하는 나정의 모습은 충분히 공감을 하게 합니다. 쓰레기의 답변이 무엇인지 알 수는 없지만, 짐작만으로 상황을 판단하고 쓰레기의 본심을 듣지 못한 나정은 결국 그들의 사랑은 어긋날 듯만 합니다.

 

해태 선배가 준 영화 티켓은 결국 쓰레기와 나정이의 데이트가 되었습니다. 호텔 디너쇼 자리가 없다는 나정이 부모와 해태 등이 함께 하는 영화 관람이었습니다. 하지만 디너쇼 자리가 생기고, 소개팅 했던 해태에게 전화가 오면서 영화 관람은 쓰레기와 나정이의 몫이 되고 말았습니다. '마누라 죽이기'를 보면서 웃는 쓰레기와 나정이의 모습은 하지만 서로가 잘못된 생각을 하게 만든 원인이 되고 말았습니다.

 

영화가 눈에 들어오지 않은 나정이와 달리 가장 행복하게 웃던 쓰레기의 행동을 보면서 자신의 여자로 보는 것이 아니냐는 나정이의 모습은 안타까웠습니다. 마지막 부분에 나왔지만 나정이의 이런 착각은 쓰레기도 느끼는 감정이었으니 말이지요. 나정이는 영화를 봤지만 영화 내용도 기억이 안날 정도였습니다. 12월 마지막 날 빙그레의 제안으로 극장에 간 쓰레기의 말에서 나정이에 대한 감정이 잘 드러났습니다.

 

이미 영화를 봐서 어떻게 하냐는 말에 보기는 봤는데 내용이 뭔지 모르겠다는 쓰레기의 말은 분명했습니다. 나정이가 쓰레기와 함께 영화를 본다는 설렘으로 영화가 눈에 들어오지 않았던, 나정이처럼 쓰레기 역시 고백을 들은 후 함께 보는 영화가 눈에 들어오지 않을 정도로 설레는 순간이었습니다.

 

 

삼천포가 새해를 맞이해 집으로 내려가며 친구들도 함께 동행 하는 상황은 흥미로웠지요. 삼천포 아버지의 초대로 함께 삼천포로 향한 이들은 결국 극적인 전개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나정이와 해태, 그리고 윤진이까지 함께 한 삼천포 여행은 삼천포와 윤진이의 사랑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있음을 잘 보여주었습니다.

 

엄청난 양의 해산물로 정신이 없는 그들의 삼천포 첫 인상은 풍족함 그 이상이었습니다. 나정이를 마음 속으로 며느리로 생각하고 있었던 성균 부모의 편애는 상대적으로 윤진에 대한 아쉬움으로 다가왔습니다. 너무 작은 윤진이가 눈에 들어오지 않는 것은 당연했으니 말입니다. 하지만 그런 윤진이가 점수를 따게 되는 과정은 단순하고 명쾌했습니다. 삼천포시와 사천군이 통합하는 과정에서 명치 문제로 논란이 일어 항의를 하러 간 사이 홀로 남은 윤진이는 아무렇지도 않게 성균의 어머니가 따던 조개를 대신 따기 시작했습니다.

 

어린 시절 어머니를 도와 조개를 따던 실력은 국민학생 같다며 마땅찮게 생각했던 성균이 어머니를 흐뭇하게 했습니다. 야무진 손놀림으로 조개를 다듬는 윤진이의 모습에서 동질감 이상의 그 무엇을 얻는 어머니의 모습은 이들이 결혼할 수밖에 없는 하나의 이유이기도 했으니 말입니다.

 

눈은 칠봉이가 삼천포로 내려가는 이유가 되었지만, 쓰레기에게는 친구와 함께 즐기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고백을 받고 이상해진 상황에서 칠봉이는 6시간이나 걸리는 거리를 단숨에 내려갔지만, 쓰레기는 친구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습니다. 어렵게 내려간 삼천포에서 나정이 얼굴도 보지 못한 상황에서 삼천포 할머니의 관심만 받은 칠봉이는 중요한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조선의 마지막 기생이라는 삼천포의 할머니는 잘생긴 칠봉이에 빠져 정신을 못 차리는 모습이 재미있었습니다. 할머니는 칠봉이에게 이성적 관심을 보였지만, 칠봉이에게 할머니의 꾸며진 이야기들은 중요한 이유로 다가왔습니다. 삼천포의 집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술취한 남자에 겁을 먹은 칠봉이는 자신이 그 남자를 구해 줄지는 상상도 못했을 겁니다. 삼천포의 집에 남은 유일한 남자인 칠봉이는 어쩔 수 없이 겨울 바다에 뛰어들어 자살을 하려는 술 취한 남자를 구해주지만 오한으로 누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 사고로 인해 최루탄에 쓰러져 잠든 나정이 옆에 있을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칠봉이에게는 즐거운 상황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지독한 오한이 몸이 떨리는 상황에서도 치약을 바르고 잠든 나정이를 바라보는 칠봉이의 모습은 사랑으로 가득했습니다.

 

20살 시절 사랑하는 사람에게 사랑한다는 말도 하지 못한 것이 지금도 후회가 된다는 삼천포 할머니의 말은 칠봉이에게 용기를 주었습니다. 후회하지 않은 젊음을 이야기하는 삼천포 할머니의 이야기는 칠봉이에게도 용기로 다가왔으니 말이지요. 떠나는 자신을 배웅해주러 나선 나정이에게 칠봉이는 고백과 함께 키스를 합니다. 나정이가 누구를 좋아하는지 알고 있지만, 자신의 감정을 숨기고 싶지 않다는 칠봉이의 고백은 나정에게 어떻게 다가올지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쓰러진 나정이를 업고 집으로 한달음에 달려온 해태와 그렇게 누운 나정이를 물로 씻기고 치약을 바르며 최루탄에 대한 응급처치를 한 해태의 모습 역시 나정에 대한 사랑으로 다가오며 분위기는 더욱 복잡하게 다가올 듯합니다. 나정이를 사이에 두고 쓰레기와 칠봉이만이 아니라 해태까지 이어지게 되었다는 점에서 이후 이야기는 더욱 흥미롭게 이어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항상 싸우기만 하던 삼천포와 정대만의 관계는 여전히 대립이었습니다. 항상 마주치기만 하면 싸우는 둘이지만 이미 윤진이 마음속에는 성균이 존재했지요. 자신의 어머니의 친구가 되어주었던 성균이를 특별하게 바라보았다는 점에서 그런 다툼 역시 친해지는 과정이었을 뿐이었으니 말이지요. 삼천포의 집으로 간 윤진이가 보인 행동은 그녀가 성균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잘 보여주었습니다.

 

나정이는 말 그대로 손님처럼 행동했지만, 윤진이는 며느리처럼 보였으니 말이지요. 어머니를 돕고 성균이에게 일을 시키는 당찬 윤진이의 모습은 이미 그때부터 삼천포 부모에게는 며느리로 인식되었습니다. 어머니가 끓여온 커피를 두고 당황하는 윤진이와 성균이의 모습은 흥미로웠습니다. 커피를 마시면 심박수가 높아지고, 잠도 자지 못한다며 커피를 마시지 못한다는 윤진이가 어머니가 끓인 커피를 원 샷 해버리는 모습은 대단했습니다. 그런 윤진이의 모습을 보면서 이 여자가 내 여자라는 확신을 하는 성균이의 모습 역시 당연해 보였습니다.

 

모두 잠에 취해 새해 첫 일출을 포기한 상황에서도 윤진이는 성균이 아버지가 준비한 배에 올라탑니다. 단 둘이 일출을 보러 나간 그들은 타오르듯 떠오르는 태양을 보면서 키스를 합니다. 어떤 소원을 빌었느냐는 질문에 이어, 성균은 첫 키스를 해달라는 소원을 빌었다는 말은 뒤이어 감동으로 이어졌습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 잠깐 졸고 있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면서 그 소원을 들어준 것 같다며 키스를 하는 성균과 윤진이의 모습은 대단하기만 했습니다.

 

나정이의 남편 찾기도 흥미로웠지만, 이들의 러브스토리 못지않게 삼천포의 러브스토리는 흥미롭기만 했습니다. 스머프 반바지만 하다는 삼천포 아버지의 이야기에도 사랑스럽게 다가온 윤진이와 그런 윤진이의 진가를 알아본 성균이의 사랑은 이제 시작이라는 점에서 어떤 이야기들을 만들어낼지 궁금하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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