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11. 19. 06:40

김성주 아버지 깨닫게 해준 아빠 어디가가 그에게 힐링캠프였다

김성주가 출연한 '힐링캠프'는 흥미로웠습니다. 마치 '아빠 어디가'를 합쳐 놓은 듯한 방송은 흥미로웠습니다. 프리 선언과 다시 복귀하는 과정에서 말들이 많았던 김성주에게 '아빠 어디가'는 '힐링캠프'나 다름없었습니다. 더욱 자신의 아버지 이야기를 하는 대목에서는 '아빠 어디가'가 그에게 얼마나 소중한 프로그램인지를 재차 확인 할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무뚝뚝한 아빠에게 다정하게 아빠라고 불러보지도 못한 채 컸던 어린 김성주에게 아빠의 그림자는 무겁고 두렵게 내려 앉아 있었습니다. 가장 든든한 버팀목이기를 바랐던 아빠는 두려움의 존재였고, 그런 아빠의 모습은 성장해 이젠 자신도 아빠가 된 상황에서 그대로 자식들에게 전해지고 있었습니다.

 

'아빠 어디가'를 꾸준하게 시청하고 있는 이들이라면 초창기 김성주의 행동을 기억하는 이들이 많을 듯합니다. 아들과 함께 하는 여행이라는 점에서 그들이 집에서 보이는 행동이 어땠는지는 프로그램 초창기 모습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났었습니다. 성동일은 가장 근엄하고 전근대적인 아버지 상이었습니다. 그 역시 어린 시절에 아버지를 여의고 아버지가 무엇인지 전혀 알지 못한 채 자라서 아버지의 역할이 무엇인지 모르고 힘겹기만 했다고 합니다.

 

성동일에게 '아빠 어디가'는 아버지란 무엇이고,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지에 대한 깨달음을 알게 해준 방송이었습니다. 시간이 흐르며 아들 눈높이에서 대화를 하려 노력하고, 그런 노력들이 아들 준이에게 전해지면서 이제는 다정한 부자로 변해가고 있다는 사실은 중요했습니다.

 

김성주 역시 성동일과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근엄한 아버지의 모습과 함께 자신의 틀 속에서 아이를 키우려는 모습이 역력했기 때문입니다. 잘못하는 일이 있으며 모질게 꾸짖고 과할 정도로 보이는 아버지 김성주는 '아빠 어디가' 초반 많은 비판을 받은 존재이기도 했습니다. 그런 김성주가 방송을 하면서 조금씩 자신과 아들의 관계를 변화시키려 노력했고, 지금은 모든 아이들이 좋아하는 아빠이자 삼촌이 되었습니다. 물론 방송이라는 한계와 방송이기 때문에 과하게 친절하고 자상한 아버지의 모습만 보여주는 측면은 존재합니다.

 

 

'힐링캠프'에서도 밝혔지만, 카메라 앞에서 보여주는 아버지와 일상의 아버지는 분명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을 겁니다. 프로그램 형식 자체가 아들과 함께 여행을 떠난 모습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짧은 여행에서 보여주는 아버지의 모습은 일상과 다를 수밖에는 없기 때문이지요.

 

김성주니 성동일과 달리, 처음부터 일관된 모습을 보이는 부자도 존재합니다. 이종혁과 준수 부자이지요. 친구와 같은 부자의 모습은 초반부터 다른 이들과는 큰 차이를 보였습니다. 가수라는 직업으로 어린 아들 후와 함께 하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자신을 아빠가 아닌 아저씨로 인식하고 있다며 아쉬움과 미안함을 가지고 방송을 했던 윤민수처럼 사연들을 가진 아빠들의 모습과 다르게 이종혁은 너무나 자상하고 친구 같은 아빠였습니다.

 

개구쟁이 준수가 아빠에게 막 대하는 듯하지만, 그 누구보다 효자이기도 하지요. 자신의 아버지가 위험해 보이면 어린 준수가 앞에 나서 보호하려는 모습은 감동이기까지 했지요. 어린 준수가 보일 수 있는 효도라는 것은 친구 이상의 존재인 아빠를 지키는 것이 최선이다는 확신이었어요. 아직은 아빠를 보호할 수 있는 나이는 아니지만, 그 마음만큼은 그 어느 누구와 비교해도 밀리지 않을 정도였지요.

 

자신이 증오하고 아파했던 아버지를 어느새 닮아 아들에게 아버지와 같은 행동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김성주의 깨달음은 중요했습니다. 아들은 아버지를 닮아간다는 말이 사실임을 증명해주는 발언이자 깨닮음이었기 때문이지요. 자신이 증오하며 배워버린 그 아버지라는 굴레는 다행스럽게도 방송을 통해 조금씩 버릴 수 있었고, 그런 자신의 행동을 바로잡는 과정에서 아버지라는 존재를 다시 생각해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김성주에게 '아빠 어디가'는 분명 그 자체가 '힐링캠프'였을 듯합니다.

 

두렵고 무섭고 서운한 존재로만 인식되던 아버지가 자신을 아들로 생각하고 애틋함을 지니고 있는 보통의 아버지와 다름없었다는 사실을 군대에 가는 날 알게 되었다고 하지요. 입대하는 순간까지 담담하게만 보이던 아버지가 자신이 자대 배치를 받아 떠나는 버스에 오르는 순간을 보지 못해 허둥대는 모습을 봤다고 합니다. 아들이 어느 버스에 탔는지 순간적으로 놓친 아버지가 아들을 찾기 위해 당황하며 둘러보는 모습에서 김성주는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아버지의 진심을 발견하게 되었다고 하지요.

 

3대 독자로 태어나 두려운 아버지라고만 생각했던 그 분이 사실은 표현을 잘 하지 못했을 뿐 아들에 대한 사랑은 그 누구보다 지극했던 것이지요. 말은 무뚝뚝하게 하지만, 아들을 군대에 보내놓고 마지막 순간까지 아들을 마음속에 담아두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은 김성주 본인이 아니더라도 시청자 모두가 공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아버지가 나이가 들고, 할아버지가 되어 할머니가 앓았던 파킨스병에 걸린 모습을 보면서 아들 김성주는 많이 아팠다고 하지요. 청주에 사는 부모님들을 자주 찾아뵙지는 못하지만 어색하게 걷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면서, 검사를 받았는데 아버지 역시 파킨스병 초기라는 진단을 받아 놀랐다고 합니다. 할머니가 그 병을 앓고 3, 4년 정도 밖에는 더 살지 못했기 때문이지요. 이제 막 아버지라는 존재에 대해 깨닫기 시작한 김성주에게 아버지의 병은 참 아쉽고 모진 존재였습니다.

 

아들과 함께 여행을 다니는 프로그램을 통해 좀 더 솔직해질 수 있었고, 아들의 고민을 나누며 아버지란 무엇인지 깨달은 아들 김성주는 그만 이제는 늙어버린 아버지와는 소통을 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아들을 위해 손수 적은 편지에는 아들에 대한 사랑이 가득했습니다. 표현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랐던 어린 아빠(20살에 장가를 갔던 2대 독자)였던 아버지를 '아빠 어디가'라는 방송을 통해 아버지란 무엇인지 깨달은 아들 김성주가 뒤늦게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은 아이러니하면서도 감동이었습니다.  

 

부모님에 대한 마음은 자신이 부모가 되지 않으면 결코 알 수 없다고 하듯, 김성주 역시 아버지를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2대 독자로 태어나 대를 잇기 위해 빨리 결혼을 해야 했던 김성주의 아버지에게 아빠의 역할을 가르쳐주는 이는 없었습니다.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힘겨운 그에게 아들 김성주는 애틋하면서고 두려운 존재였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아들 김성주는 '아빠 어디가'를 통해 아버지란 무엇이고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배울 수 있었다는 것이 다행이었습니다. 그렇게 방송을 통해 스스로 좋은 아버지가 되는 과정을 배우고, 이제는 나이가 든 아버지를 깨닫게 되었다는 점에서 김성주에게 '아빠 어디가'는 분명 '힐링캠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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