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11. 19. 14:01

송강호 노무현 변호인 예고편 송강호의 한 마디가 감동인 이유

정치적인 해석으로 폄하하는 이들도 많을 수 있을 겁니다. 이미 만신창이를 만드는 것이 목적인 이들이 여전히 존재하다는 점에서 이제는 놀랍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영화 '변호인'이 그리고 있는 삶은 우리가 꿈꾸었던 삶이자 지향했던 삶이라는 점에서 감히 당시를 치열하게 살아왔던 그들을 비난할 염치 있는 존재는 아무도 없을 겁니다. 

 

송강호가 출연한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봐야만 하는 영화 '변호인'은 알려져 있듯,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삶을 그리는 영화입니다. 그러면서도 단순히 고인을 추모하는 형식의 영화가 아니라 80년 당시 가장 낮은 곳에 살던 이들을 위해 살아갔던 인권변호사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는 점은 중요합니다. 

 

 

'변호인' 예고편에서 눈이 뻘겋게 출혈되어 "국가는 국민이고 모든 권력은 국민에게서부터 나옵니다"라고 외치는 송강호의 모습은 보는 이들을 울컥하게 만들 정도였습니다. 이미 송강호의 연기는 전 세계인들이 인정하는 실력입니다. 그런 그가 변호사가 되어 우리에게 잃어버린 가치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는 점에서 이 영화는 필견의 작품이 될 수밖에 없어 보입니다. 이제는 결코 볼 수 없는 진정한 우리의 영웅에 대한 이야기라는 점에서도 '변호인'은 지독한 추위에 떠는 많은 이들에게 가장 따뜻한 겨울을 보낼 수 있게 해줄 소중한 존재로 다가올 듯합니다. 

 

송강호가 주연으로 등장하는 영화 '변호인'은 1980년대 부산지역의 사상 최대의 용공 조작 사건인 부림 사건을 모티브로 삼은 영화입니다. 실제 부림 사건을 맡아 전국적으로 유명해진 당시 변호사 故 노무현의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이 영화는 분명 노무현이라는 인물에 많은 것을 빌려올 수밖에 없었을 겁니다. 

 

고졸 출신 변호사로 엄청난 돈을 벌던 그가 인권 변호사로 변신해 가장 낮은 곳에서 아파하는 이들의 편에 서서 세상에 맞서 살아왔던 이야기는 이제는 결코 볼 수 없는 실제 이야기입니다. 짐승들의 손에 의해 스스로 죽음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존경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정치인의 모습을 생각해보면 이 영화에 대한 기다림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정치적인 해석을 우려하는 시각은 당연합니다. 그리고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것도 결국은 고인을 욕 먹이는 행위가 될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고인보다 제대로 정치하는 자들이 없다는 점에서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존재감은 더욱 커지고 깊어질 수밖에는 없을 겁니다.

 

"이 영화는 돌아가신 그분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하고 있다. 과연 그분 인생의 한 단면을 자신 있게 그러면서 누 끼치지 않게 표현할 수 있을까에 대해 겁이 났다"

"평소 연기 연습을 따로 하는 편이 아니다. 그러나 영화 속 등장하는 다섯 번의 공판 신이 워낙 중요했기 때문에 따로 연습을 했다. 법률 용어와 관련된 대사를 칠 때 유연하게 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던 것 같다"

"그분께서 정치적으로 어떻게 평가받고, 역사적으로 어떻게 기록될지는 모르겠지만 이 시대를 살았던 이 분의 열정이 수십 년이 지나도 큰 울림으로 다가오는 건 사실인 것 같다. 정치적 해석보다는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을 보며 현재를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어떤 울림을 전해주자는 출발점에서 출발했다"

 

'변호인'의 주인공으로 나선 송강호는 제작 발표회에서 자신이 영화에 어떻게 임했는지를 담담하지만 명확하게 밝혔습니다.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하고 있기에 그만큼 신중하고 겁까지 났다는 송강호의 발언은 그래서 더욱 단단하게 다가옵니다. 

 

 

한 차례 고사를 할 정도로 바쁜 일정과 감히 쉽게 흉내 낼 수 없는 중요한 인물을 연기해야 한다는 사실이 부담으로 다가왔을 듯합니다. 하지만 그는 영화를 선택했고, 송강호 연기 인생 최고의 열연으로 기록될 가능성이 높은 영화를 만들어냈습니다. 예고편에 등장하는 송강호의 법정 연기는 어쩌면 우리 시대 최고의 명장면으로 기록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예고편에서 보인 송강호의 열연은 보는 이들마저 소름이 끼칠 정도로 감격스러운 장면이었기 때문입니다.

 

평소 연습을 하지 않고 촬영을 한다는 송강호마저 긴장하고 공판 신을 촬영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는 것만으로도 이 영화에 대한 기대감은 커집니다. 최고의 배우라는 송강호가 혼신을 다해 연기에 몰입했다는 점에서도 '변호인'은 필견의 영화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정치적 해석보다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치열함을 통해 현재의 우리에게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다는 송강호의 이야기는 그래서 더욱 큰 믿음으로 다가옵니다.


"'변호인'은 특정인물을 모델로 했다기보다는 1980년대를 가장 열심히 사셨던 분들에 대한 이야기다. 80년대는 민주화에 대한 열기, 정보화 혁명 등 전 세계적으로 밀도가 높은 시대였다"

 

"우리는 90년대 IMF를 겪었고, 몇 해 전에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겪었다. 그러는 사이 오히려 젊은이들은 치열함을 잃었다고 생각한다. 한 세대 앞선 사람들이 치열한 시대를 어떻게 살아나갔는지를 '변호인'을 통해 보여주려 했다"

"사실을 왜곡하거나 미화한 것은 없다"

 

이번 영화가 첫 작품인 양우석 감독 역시 예고편이 공개된 뒤 폭발적인 반응을 보인 현실에 흐뭇해하는 듯했습니다. 나아가 정치적인 이슈로 영화가 왜곡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크게 든다는 생각도 들게 했습니다. 양 감독이 주장하듯 이 영화를 단순히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전기 영화로 봐서는 안 되기 때문일 겁니다.

 

 

80년대 군부독재 시대 최악의 상황 속에서도 이를 이겨내며 살아왔던 많은 이들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도록 한다는 점에서 더욱 큰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독한 군부독재 속에서 간첩단 사건으로 억울한 누명을 쓰게 된 이를 구하는 인권 변호사의 모습은 우리 시대 잃어버린 양심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모든 것이 통제되고 오직 우상을 섬기듯 몰아가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영화 '변호인'은 분명 강렬한 의미들을 양산해 낼 수밖에는 없어 보입니다.

 

사실을 왜곡하거나 미화하지 않고 최대한 객관적인 시선으로 당시를 보려고 노력했다는 양 감독의 발언은 그래서 더욱 기대하게 합니다. 지독한 현실 속에서 엄청난 부를 쌓을 수 있는 잘 나가던 변호사가 인권 변호사로 변신해 세상을 뒤집을 극적인 사건들 속에 들어서는 과정은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인 이야기일 겁니다. 지독한 현실 속에서 예고편 마지막에 열정적으로 국민을 이야기하는 송강호의 모습은 그래서 더욱 아프고 감격스럽게 다가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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