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0. 18. 07:46

인기가요, 아쉬운 비스트와 대단한 샤이니의 1위 등극

샤이니는 야성이 묻어나는 '루시퍼'로 화려하게 컴백을 했어요. 같은 소속사의 보아가 등장하기 전까지 1위를 차지하며 SM의 새로운 병기로서 충분한 가치를 증명하기도 했죠. 동방신기가 실질적으로 활동이 불가한 상황에서 슈퍼주니어와 함께 남성 그룹으로 SM을 이끌 단단한 존재로 성장했다는 것은 중요했어요.

프로야구가 막은 비스트, 기회를 살린 샤이니




샤이니는 보아의 '허리케인 비너스'의 활동이 끝나고 후속곡 활동과 비슷하게 자신들의 후속곡인 '헬로'로 활동을 시작했어요. 하지만 전 곡과는 달리 달콤한 곡은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도 돋보이기 힘들었어요. 더욱 비스트가 '숨'이라는 곡으로 단번에 주목을 받으며 그들의 입지는 더욱 힘겨워 보였지요.

트리플 타이틀이라는 새로운 시도와 멋진 노래로 등장하자마자 화제를 불러 모았던 투애니원으로 인해 함께 활동했던 이들은 그대로 묻혀버릴 수밖에는 없었어요. 활동하며 3곡으로 10개의 1위 트로피를 받은 그녀들의 행보를 막아선 건 비스트였어요. 

데뷔 1년이 된 비스트는 '숨'이라는 곡으로 데뷔이후 처음으로 1위를 막강한 투애니원을 누르고 차지했다는 것은 기쁨이 두 배가 되는 것 같았을 거에요. 비스트의 인기는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여 졌고 1위 수상도 이어질 것으로 점쳐졌지만 아쉽게도 프로야구 코리안 시리즈로 인해 뮤직뱅크가 결방되면서 그에게는 가능성이 사라져버렸지요. 

SBS 인기가요에서 1위를 차지했으면 좋았을 텐데 그들은 샤이니에게 자리를 빼앗기면서 잘못하면 이대로 '숨'은 다시 1위에 복귀하지 못하고 끝날 가능성도 높아졌어요. 연이어 쏟아질 아이돌의 귀환은 그들에게 무한 경쟁을 요구하니 말이지요.

MC를 맡고 있는 설리와 조권, 정용화의 밀리터리룩은 무척이나 잘 어울렸지요. 진행 솜씨는 조금 떨어지기는 하지만 비주얼에서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그들은 어떤 의미에서는 음악 MC로서 가장 적합한 존재들일지도 모르겠네요.  

전날 <쇼! 음악중심> 무대에서 신발이 벗겨지는 상황을 맞이했었던 미쓰에이의 공연은 아무런 사고 없이 정상적으로 진행되었어요. 신발이 벗겨지는 상황에서도 까치발을 들고 잘 마무리한 민과 미쓰에이가 어느 정도 성장할 수 있을지 무척 기대되지요.

맨발의 여가수가 되어 돌아온 가인의 무대를 소개하는 조권은 의외로 건조했어요. 아무래도 MBC였다면 색다른 퍼포먼스를 준비할 수도 있었겠지만 SBS에서 타 방송국의 예능을 홍보할 수 없는 한계가 아쉽게 다가왔네요. 우결에서 가인이 소원으로 슬쩍 밝혔듯이 1위를 수상하고 가인이 함께 즐거워해주는 장면이 연출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네요.

색다른 변신을 한 윤하의 '원 샷'은 익숙한 듯한 리듬에 강한 보컬이 무척이나 매력적이었지요. 브론디가 되어 매력을 발산하는 그녀는 걸 그룹에서 솔로로 노래 활동을 하는 가인과 비교되며 새로운 솔로 가수 전쟁의 선봉이 될 수 있을지 기대하게 했어요.

충분한 가창력으로 노래만으로는 누구에게도 떨어지지 않는 그들과 함께 돌아온 발라드 성시경, 많은 이들이 사랑하는 아이유 등 솔로 애찬을 하게 만드는 가수들이 힘을 낸다면 좀 더 균형을 갖춘 음악계가 될 수 있을 듯하네요.

보아가 '허리케인 비너스'를 1위에 올려놓고 투애니원의 아성에 두 번째 싱글 곡을 1위에 올려놓지 못한 것과는 달리 샤이니는 '루시퍼'에 이은 '헬로우'까지 1위로 올려놓으면서 SM의 새로운 희망으로 떠올랐네요. 음악방송의 1위가 다양한 의도로 읽히기는 하지만 기록이라는 의미에서는 중요할 수밖에는 없지요.

샤이니로서는 선배들이 일본 진출을 본격화하는 상황에서 얻은 1위로 그들의 일본 진출을 더욱 밝게 만들어주었어요. 이미 일본 내에서 샤이니에 대한 기대가 높은 상황에서 이번 앨범에서 두 곡이 모두 1위를 차지했다는 것은 좋은 점수를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지요.

투애니원이 비록 1위를 차지하지는 못했지만 뮤티즌송 4주 연속 1위라는 기록을 세웠어요. 윌 아이 앰과 작업 중인 새로운 음반이 2011년 초에는 나올 가능성이 높기에 세계 시장에 뛰어드는 그녀들에게 이번 활동은 자신감을 더욱 배가시켜줬을 듯하네요.

데뷔 후 첫 1위로 많은 기대를 하게 했던 비스트는 프로야구 가을의 전설에 막혀 그들이 가질 수 있는 효과를 잃어버리고 말았어요. 탄탄한 팬 층을 지닌 샤이니는 여전히 조용하게 강했지요. 그렇게 조용하게 막강한 투애니원을 밀어내고 새로운 1위를 차지한 얼마나 이 자리를 유지할지도 기대되네요. 샤이니가 얼마나 성장할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롭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