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7. 9. 17:25

정선희, 놀러와 출연은 시기상조다

정선희가 <놀러와>에 출연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많은 이들이 예측할 수 있는 범위의 다양한 이야기들이 온라인을 뒤덮고 있습니다. 당연한 논란이고 출연하는 정선희도 알고 있고 같이 방송을 하는 모든 이들도 알고 있음에도 방송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과연 누구를 위한 방송인가?




정선희와 함께 출연하는 인물들이 이경실, 이성미, 김영철에 김제동도 함께 한다고 합니다. 그들로서는 나름대로의 기준을 가지고 정선희를 옹호하고 싶은 마음은 이해하지만 과연 이 방송은 누구를 위한 방송인지 의구심이 갑니다. 방송을 주업으로 하는 정선희가 라디오를 하고 케이블 방송을 한다고 밥 싸들고 방송국가서 막는 이들은 없습니다.

나름대로 방송을 하게 되면 그에 걸 맞는 옹호 층들은 존재하고 그렇게 방송인으로서 살아가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지요. 그 어떤 일을 저질러도 '시간이 약'이라고 일정 기간이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다시 방송을 하는 것은 일상이 되어왔습니다.
아직도 많은 이들이 정선희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이유를 그녀도 알고 있을 겁니다. 그녀가 의도했는지 아닌지 알 수 없지만 남편인 안재환이 자살을 했고, 절친인 최진실까지 자살을 하는 있어서는 안 되는 사건들이 줄지어 일어났습니다. 그 중심에는 함께 사업을 하는 과정에서 불어난 사채 빚이 원인이 되었고 그 엄청난 빚을 감당하지 못하고 자살을 선택한 남편과 그와 맞물려 사채 논란에 휩싸인 최진실의 자살은 최근 동생인 최진영의 자살까지 연달아 일어나며 대중들의 머릿속에 강하게 각인되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사채와 관련된 논란은 수면 밑으로 가라안고 도대체 무슨 일로 그들이 자살을 선택해야 했는지는 여전히 의문으로 남아있습니다. 안재환 가족들은 이유를 알고 싶다며 정선희를 만나고 싶어 했지만 전 남편의 어머니의 장례식에도 참석하지 않고 라디오 방송을 했던 그녀를 프로라고 칭찬할 수는 없을 듯합니다.

누군가가 죽어도 프로라면 방송을 위해 웃을 수도 있다고 할 수 있겠지만, 누구의 죽음에는 눈물을 흘리고 누구의 죽음에는 웃음으로 대신한다면 이를 프로라고 부를 수는 없으니 말이지요. 정선희가 옳은지 안재환의 가족들이 옳은지는 3자의 입장에서는 알 수 없습니다.

다만 그들이 원하고 알고 싶은 내용에 대해 그들은 만나서 이야기를 해야 할 의무는 있지 않을까요? 한때 결혼이라는 형식으로 한 가족이었던 그들이 죽음으로 갈라섰다면 최소한 죽음의 원인이 무엇이고 왜 그래야만 했는지에 대해 궁금해 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전혀 죽을 일이 없다는 가족들이 궁금해 하는 문제를 자신이 아는 한 최대한 인간적인 방법으로 대하는 것이 최소한 예의는 아니었을까요? 대중들은 정선희의 그런 모습을 못견뎌하고 싫어하는 것이지요. 과연 그녀가 남편의 죽음이후 숱한 소문들을 뒤로 한 채 침묵으로 일관하는 이유가 누구를 위함인지 당황해합니다.

남편을 위한 것이라면 최소한 남편의 가족들과 자초지종에 대해서 상의해서 문제를 바로잡아야만 할 텐데 묵묵부답으로 자신은 답답하다고만 한다면 무엇을 믿어야만 하는 것일까요?

대중들에게 가족의 사소한 문제들까지 보고하라는 말은 아니지요. 최소한 가족이었던 이들이 궁금해 하는 부분에 대해서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 것을 이야기하는 것은 어쩌면 그녀가 가지고 있는 마지막 의무일겁니다. 안정환 가족들이 어머니의 장례를 치르면서까지 그토록 원했던 만남은 일방적으로 무시한 채 방송에 매진하는 그녀를 대중들은 못견뎌합니다.

대중들에게 진실을 고백하라는 것이 아니라 최소한 한 때 서로를 감쌌던 가족이라면 망자를 위한 답답함을 토로하고 보둠을 수 있는 아량은 필요하지 않았을까요? 지금도 안재환 가족들은 정선희와의 만남을 고대하건만 왜 그녀는 만남을 기피하는 것일까요?

그들에게 숨겨야 하는 문제가 누구를 위함인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모든 문제를 침묵으로 일관하며 과거와 다름없이 대중들과 함께 하겠다는 그녀의 발상을 많은 이들은 못 견뎌 하는 것이죠. 그런 상황에서 공중파 방송에 출연하는 그녀를 반갑게 맞이할 수 있는 이들은 그리 많지는 않습니다.

더욱 논란이 있는 연예인들의 예능 출연으로 말들이 많은 상황에서 <놀러와>를 출연해야만 했을까요? 더욱 유재석의 새로운 프로그램인 <런닝맨>에 이효리가 출연한다는 것만으로 논란이 일고 있는데 그가 진행하는 방송에 정선희가 출연한다는 소식은 유재석마저 안티로 만드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대중들이 긍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유재석을 통해 정선희의 공중파 나들이를 조심스럽게 시도했다는 것은 이해할 수 있겠지만, 과연 지금 그녀가 공중파 예능 나들이를 해야만 했을까요? 언제까지 숨죽이고 살 수는 없는 것이니 당당하게 맞서야 한다고 주변에서 이야기를 했다면 우선 자신에게 둘려진 의문들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먼저였습니다.

숨길 것도 없고 숨겨야 할 이유도 없다면 어느 날 갑자기 죽어버린 동생이 가지고 있었던 의문들을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고 싶어 하는 고 안재환 가족들을 먼저 만나는 것이 순서가 아닐까요? 만남과 그 만남 속에 나누는 이야기들을 알고 싶지는 않습니다. 숨겨야 하는 비밀이 있다면 서로 합의하에 무덤까지 가져가세요.

가족들의 비밀을 대중들과 공유하라고 강요하지 않습니다. 다만, 억울함을 가지고 있는 전 남편의 가족들과 만남이 예능 방송 출연보다 우선이어야 함을 그녀는 잊지 말아야만 합니다. 개그우먼으로서의 숙명이라 슬픈 날 웃어야 한다면 이해합니다. 그러나 일에도 순서가 있듯 억울한 이들에게 자신을 열어 놓지 못한다면 영원히 대중들은 정선희를 받아들이기 힘들 겁니다.

가장 우선되어야할 문제도 해결하지 않으면서 대중들이 자신을 받아들여주지 않는다고 타박하는 것은 순서가 아니니 말이지요. 방송인 정선희가 과거의 아픔을 모두 씻어버리고 예전의 활발하고 유쾌했던 그녀로 돌아오기를 바랍니다. 다만 억울한 이들과 소통을 통해 최소한 억울함이라도 나누는 모습을 보인 이후에 말이지요.

유재석과 김제동을 통해 궁정적인 호응을 이끌어 내려는 의도가 보이지만 이 역시 반감을 불러올 뿐이라는 것을 그들은 알지 못하는 것일까요? 그녀의 출연만으로 벌써부터 유재석과 김제동을 비난하는 이들이 많을 정도로 대중들은 그녀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대중들은 정선희에게 특별한 것을 바라고 있지 않습니다. 공중파 방송보다 우선인 게 무엇인지 부터 생각하는 것이 순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