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12. 11. 13:08

MBC 임성한 대본 수정 요구가 오로라공주를 위한 쇼일 수밖에 없는 이유

MBC가 급이 다른 막장을 보이고 있는 임성한에게 대본 수정을 요구했다고 합니다. 너무 황당해서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다는 보도는 혀를 차게 합니다. 그럼 그동안 진행되어왔던 전개는 자연스럽다고 느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입니다. 

 

시작 전부터 임성한의 복귀에 대해 비난 여론이 비등했던 상황에서 강행한 MBC가 종영을 앞두고 뒤늦게 이런 쇼를 하는 것은 단순합니다. 마지막까지 여론몰이를 해서 시청률을 높이겠다는 전략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미 예정된 쇼를 대단한 다짐이라도 한 듯 보여주는 그들의 허무한 수정 요구는 다시 한 번 시청자들을 우롱하는 것과 다름 없을 뿐입니다.

 

막장도 이런 막장이 없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비난 여론이 거셌던 '오로라공주'는 시청률에서는 높은 관심도를 유지시켜왔습니다. 막장이 여전히 관심을 받고 있음을 증명했다는 점에서 씁쓸한 현실이기도 합니다. 물론 이런 시청률 지표가 '오로라공주'를 옹호하거나 재미있기 때문에 본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말 그대로 비난하기 위해 보는 이들이 적지 않다는 점에서 임성한 작가의 드라마에서 보여준 시청률을 그녀의 성공으로 단순화시키는 것은 무리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막장을 연장해 더욱 큰 막장으로 만들어가는 임성한은 이 한 작품으로 수십억을 챙겼습니다. 지나가던 개도 웃을 일이지만, 현재의 대한민국 드라마 시장이 얼마나 왜곡되어있는지 잘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어떤 내용이든 시청률만 잘 나오면 그만이라는 방송사들의 생각은 결국 막장을 더욱 지독한 막장으로 이끄는 요인이 되기도 했으니 말입니다.

 

역사 왜곡을 일삼고 특정 인물을 상징한다고 비난을 받았던 '기황후'가 20% 가까운 시청률을 보이고 있는 것도 한심하고 황당합니다. '오로라공주' 못지않은 막장일 수밖에 없는 드라마가 그저 유명 스타다 등장한다는 이유로 이렇게 높은 관심을 받는다는 것은 문제이니 말이지요. 역사 왜곡을 해도 재미만 있으면 그만이라는 논리가 그대로 구축되게 된다면 우리는 조만간 이완용을 찬양하는 드라마도 웃으며 볼지도 모를 일입니다.

 

몇 회 남기지 않은 '오로라공주'는 최근까지도 임성한이 50회 연장을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이미 한 차례 연장을 했던 드라마가 더 이상 연장되어서는 안 된다는 서명운동까지 벌어질 정도로 이 막장 드라마에 대한 비난 여론은 여전히 대단했습니다. 막장으로 돈을 벌려는 작가나 방송사와 달리, 더 이상 이런 막장이 방송되는 것을 막겠다는 시청자들의 분노가 충돌하는 상황은 흥미롭기까지 했기 때문입니다.

 

'오로라공주'가 남긴 것은 상당히 많습니다. 대한민국에 여전히 막장이 통용되는 시장이라는 사실과 함께 드라마 작가가 되기 위해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막장을 그려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도 증명했습니다. 여기에 작가가 드라마의 모든 것을 쥐고 흔드는 존재라는 사실 역시도 보여주었습니다. 말도 안 되는 죽음으로 출연진들을 제거하는 황당한 작가의 엽기적인 행각은 최근 출연하던 개의 죽음에 이어, 남자 주인공의 죽음까지 이어진다는 점에서 답이 없어 보입니다.

 

작가가 죽음에 경도되었는지 아니면 배우들을 그저 장기판의 졸 정도로만 생각하고 있는지 알 수는 없지만, 작가의 만행이 그린 현실은 황당함을 넘어 절망감만 심어줄 뿐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자신이 쓴 대본이 사전에 유출되어 극 전개가 알려진다며 매니저들에게도 읽지 말라고 하는 작가의 모습이 씁쓸하게 다가오는 것은 막장 작가에 대한 반발심 때문일 겁니다. 작가라면 당연히 방송 전에 내용이 언급되는 것을 막으려 노력하는 것은 당연하니 말입니다.

 

최근에는 여주인공인 전소민이 SNS에 남긴 글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속 터지는 밤이라는 글 속에 임성한에 대한 불만이 존재한다는 의견들과 함께 다양한 말들이 쏟아지지만 이 역시 그저 뜬구름 잡는 이야기일 뿐인 상황에서 '오로라공주'는 여전히 마지막 회를 향해가고 있습니다. 

 

MBC가 종영을 얼마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임성한에게 대본 수정을 요구하는 것은 명백한 쇼입니다. 그들이 종영을 앞두고 그동안의 패턴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는 임 작가에게 뒤늦게 대본 수정을 요구했다는 발표는 마지막 회까지 시청자들의 관심을 유지시키기겠다는 얄팍한 상술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세상에 이런 막장을 그릴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펼치는 막장 드라마는 이제 종영됩니다. 

 

작가와 방송사에게 엄청난 돈을 벌게 해준 막장 '오로라공주'는 그들에게만은 행복한 기억일 겁니다. 아무리 막장이라고 외쳐대도 엄청난 돈을 벌게 된 그들에게 이보다 더 좋은 시나리오는 존재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방송을 통해 자신의 막장 마인드를 전파하고 이를 통해 돈까지 버는 황당한 직업을 가진 그들에게 막장은 손쉽게 돈을 벌 수 있게 해주는 마법의 주문과도 같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 그들이 종영을 앞두고 대본 수정을 요구하는 행태는 그저 시청자들을 농락하는 쇼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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