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 이연희가 연기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울릴 것이라고는 상상도 할 수 없었습니다. 항상 연기력 부족으로 비난을 받아왔던 이연희가 방송 2회 만에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더 이상 연기력을 비난 받는 배우가 아니라는 사실을 잘 보여주었습니다.
'미스 코리아' 시작 전부터 이연희에 대한 우려는 컸습니다. 가장 중요한 여주인공이 이연희라는 사실에 시청을 포기하는 이들도 많았습니다. 그만큼 이연희에 대해 불편해하는 이들이 많았다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많은 이들은 첫 회 등장한 이연희를 보면서 생각을 바꿀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렇게 비난하던 이연희가 비난 할 이유 없는 연기자가 되어 있었으니 말입니다.
같은 시간대에 방송되는 '별에서 온 그대'가 강력한 경쟁자가 존재한다는 사실에 부담스러운 것도 당연했습니다. 실제 시청률 경쟁에서 두 배 이상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수목 드라마의 시청률 전쟁은 이미 '별에서 온 그대'의 압승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겁니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우리가 잊고 있었던 이연희라는 배우를 다시 보게 되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었습니다.
1회 엘리베이터에서 몰래 배고픔을 이기기 위해 계란을 먹던 이연희의 모습은 의외였습니다. 완전히 망가지는 것을 감수하면서까지 연기에 몰입하는 이연희는, 그녀가 오지영이라는 배역에 얼마나 집중하고 있는지 잘 보여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백화점 엘리베이터걸로 살아가는 그녀가 고교시절 모든 남성을 흔들어 놓았던 퀸카였다는 사실과 동네 목욕탕집 아들을 좋아했다는 사실은 이후 이야기가 어떻게 될지 기대하게도 합니다.
서울대를 나와 이제는 화장품 회사 사장이 된 형준에게 소시지로 담배 피우는 법을 가르쳐주는 모습은 압권이었습니다. 묘한 감정을 만들어내며 분위기를 이끌던 지영의 모습은 이제는 이연희가 민폐 연기자는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주었습니다. 1회 분위기를 이끌던 이연희는 2회 감성 연기에도 성공하며 확실하게 자리를 잡았습니다.
10년 동안 연락도 없던 형준이 어느 날 갑자기 자신을 찾아오자 울컥하는 감정을 가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고교시절 자신을 좋아하던 남자, 그리고 자신이 사랑했던 남자가 이제는 너무 멀어진 존재가 되어 있었기 때문이지요. 미스코리아를 시켜주겠다는 이 남자에게 자신을 헤픈 여자라고 욕하고 다녔냐고 묻는 지영에게 형준이라는 존재는 애증이었습니다.
회사를 살리기 위해서는 미스 코리아를 만들어내는 것이 절대 과제인 비비 화장품은 각자 예쁜 여자를 찾기에 혈안이 되고 맙니다. 이런 상황에서 형준이 믿을 수 있는 곳은 오직 지영이 밖에 없었습니다. 과거 자신이 사귀었던 여자들을 찾아가보지만, 답을 찾지 못한 그가 다시 찾아갈 수밖에 없는 것은 바로 지영이었습니다.
초라한 엘리베이터 걸로 더 이상 살 수 없게 된 지영에게도 돌파구는 필요했지요. 마 원장의 방문으로 커진 미스 코리아 출전이 형준으로 인해 더욱 크게 다가온 지영은 자신의 콤플렉스인 가슴을 어떻게 키울 것인지에 대한 고민만 클 뿐이었습니다. 새로운 시작을 위해서는 변화가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가슴만 키우면 된다고 확신한 그녀는 IMF를 살아가던 슬픈 우리의 모습이기도 했습니다.
미스 코리아를 만드는 것이 지상 최대의 목표인 사람들인 미용실 원장과 화장품 회사가 보여주는 대결 구도는 흥미로웠습니다. 이제는 사양길이 되어 지상파 방송에서 중계도 하지 않는 미스 코리아이지만 당시 엄청난 시청률을 기록하던 미스 코리아는 분명 중요한 대회였습니다.
현재도 그렇지만 미스 코리아가 되면 자신이 원하는 직업을 가질 수 있고, 좋은 집안으로 시집도 갈 수 있는 유일한 티켓이었다는 점에서 많은 이들에게 미스 코리아는 선망의 대상이었습니다. 그런 미스 코리아가 자신의 유일한 돌파구이자 희망이 되어버린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흥미롭습니다.
미스 코리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과 되고 싶은 이들이 모인 복마전 같은 곳에서 가장 치열한 인물로 등장하는 오지영은 그래서 중요했습니다. 그가 얼마나 잘 해주느냐에 따라 '미스 코리아'의 진가가 살 수도 있고, 사라질 수도 있다는 점에서 이연희의 존재감은 특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시청자들에게 공감을 불러오는 연기를 하지 않으면 결코 성공을 할 수 없는 이 드라마는 첫 주 방송에서 이연희가 자신을 믿고 봐도 좋다는 확신을 주었습니다. 그동안 비난과 욕만 받아왔던 이연희가 이제는 시청자들의 마음까지 움직일 수 있는 존재가 되었다는 사실은 반갑습니다.
새로운 여배우의 탄생과 재발견은 시청자들의 입장에서는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으니 말이지요. 10년의 세월을 2회 만에 정리하던 이연희는 과거 자신이 보여주었던 비난 연기를 완벽하게 잠재우고 진정한 연기자 이연희로 거듭나기 시작했다는 점만으로도 '미스 코리아'는 충분히 볼만 한 드라마입니다. 눈물을 흘리며 와이키키를 하던 이연희의 모습은 달라진 자신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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