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석이 왜 위대한 존재인지를 지난 시상식과 오늘 '런닝맨'에서 잘 보여주었습니다. KBS 연예대상 시상식에서 유재석은 무관의 제왕에 머물고 말았습니다. 8년째 수상에 실패한 유재석을 바라보는 많은 팬들의 아쉬움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는 이유는 과연 그가 그렇게 외면 받을 정도로 활약을 못했느냐는 것일 겁니다.
그 누구보다 근면 성실했고, 평일 심야시간 예능을 책임지며 1년 내내 안정적인 시청률을 기록했던 해투3는 박미선이 아니라 유재석으로 인해 이런 성과를 거뒀다는 사실입니다. 그런 유재석에게 정식 시상이 아닌 웃자고 주는 '먹방상'을 주는 한심한 KBS의 행태는 황당하고 어이없기만 했습니다.
상을 받아야만 출연을 하던 일반 연예인들과 달리, 유재석은 단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시상식에 참여하는 개근 스타입니다. 자신의 수상과 상관없이 시상식을 빛내주고 동료들의 수상을 그 누구보다 기뻐하는 유재석은 진정한 스타라는 말로도 부족할 듯합니다. 그런 유재석이 과연 KBS에서 8년 동안 무관에 머물 정도로 활약이 미미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상대평가라고 해도 수상자들을 봐도 유재석보다 월등한 존재는 없었다는 점에서 한심스럽기만 합니다.
유재석이 그런 마음을 가지지는 않았겠지만, 다음 날 방송된 '런닝맨'에서 유재석은 마치 한풀이라도 하듯 열심히 방송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은 안타까워 보일 정도였습니다. 유재석 본인은 수상에 대해 큰 의미를 두지 않을지는 모르겠지만 특정 방송사에서 의도적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국민 MC를 홀대하는 모습은 시청자나 팬들 입장에서는 당황스럽기만 하기 때문입니다.
오늘 방송된 '런닝맨'은 다시 한 번 개리의 압승이었습니다. 평소에는 어설퍼 보이는 개리이지만, 연말 특집 등 굵직한 상황에서는 항상 우승자가 되는 개리의 모습은 오늘이라도 다르지는 않았습니다. 이번에는 개리는 모든 멤버들을 상대로 경쟁을 해서 최종 승자가 되었습니다. 이번 대결에서는 자신들의 지인들을 모두 참여시켜 자신의 계획을 들키지 않고 마무리하는 능력을 선보이며 진정한 승자의 모습이 무엇인지를 잘 보여주었습니다.
길과 조정치 정인 부부와 다이나믹 듀오가 함께 출연해 완벽한 개리의 자작극을 돕는 조연들로 등장했습니다. 리쌍의 이름처럼 그들은 익숙한 모습으로 런닝맨 멤버들을 완벽하게 제압하며 분위기를 이끌고 상황을 완벽하게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어갔습니다. 납치된 개리를 구출하라는 지령과 힌트가 되는 다양한 미션지들은 추격전을 더욱 흥미롭게 만들었습니다.
무도에서 추격전에 익숙해있던 길은 그 경험을 토대로 멤버들을 완전히 혼란으로 이끌었습니다. 자신은 이번 사건과 아무런 연관이 없음을 보여주기 위해 완벽한 방법을 동원했습니다. 카메라 없이 홀로 츄리닝을 입고 런닝맨 멤버들을 맞이하는 그의 모습에 멤버들 모두가 속을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길이 그저 단순한 출연 정도로 인식하던 그들은 하지만 힌트들을 조합하고 결과에 근접해가면서 그 힌트가 가리키는 것이 바로 '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리쌍이 만든 이 기묘한 상황은 결과적으로 조작으로 마무리 되어갔습니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까지도 길과 개리가 한패인지 알지 못한 채 오직 길이 개리를 납치하고 있다고만 생각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개리와 길은 마지막 승자가 되었고, 그런 그들을 바라보며 허탈해하는 런닝맨 멤버들의 모습은 재미있었습니다.
이런 그들의 모습들 속에서 재미있었던 것은 다이나믹 듀오를 찾은 유재석과 지석진이 보여준 랩이었습니다. 힌트를 얻기 위해서는 다이나믹 듀오가 만족할 수 있는 랩을 해야 하는데 그게 쉽지는 않았습니다. 즉석에서 랩을 하겠다고 나섰지만, 만족스러운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했습니다. 즉석에서 만들어낸 랩이 제대로 평가를 받지 못하자, 가사를 직접 만들어내며 열정을 보였습니다.
수북하게 쌓인 종이가 증명하듯 최선을 다해 랩 가사를 만들어낸 유재석은 이를 토대로 다양한 랩을 선보였습니다. 그것도 만족스럽지 않자 유재석은 책상 다리를 붙잡고 매미랩을 보여주지 못해 아쉽다고 이야기를 합니다. 유재석의 이런 모습에 다시 한 번 기회를 주겠다고 하자, 유재석은 즉석에서 미국에 에미넴이 있다면, 국내에는 매미넴이 존재한다고 너스레를 떨며 매미넴의 존재감을 보여주는 유재석은 역시 유재석이었습니다.
전문 랩퍼 앞에서 자신감 넘치는 모습으로 유재석만이 할 수 있는 랩을 선보이는 그의 모습은 왜 많은 사람들이 유재석을 좋아할 수밖에 없는지를 잘 보여주었습니다. 메미넴이 큰 성과를 거두자 구관조 랩도 있다면 즉석에서 지석진과 콤비를 이뤄 분위기를 압도하는 유재석은 진정한 국민 MC였습니다. 숨어있던 개리마저 찾아내는 신기한 능력에 이어, 오늘 방송을 지배한 매미넴은 진정한 국민 MC의 위력을 선보였습니다.
KBS 연예대상에서 수상에 실패하기는 했지만, 유재석의 진가는 사라질 수는 없습니다. 여전히 최고의 존재라는 사실은 수상 여부와 상관없이 시청자들이 인정하고 느끼는 존재감입니다. 상황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에게 주어진 일에 언제나 최선을 다하는 유재석은 이 시대 최고의 MC라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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