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12. 29. 12:37

변호인 400만 국민 분노게이지 천 만의 외침이 당연해 보이는 이유

한 편의 영화가 이토록 대단한 관심을 받을지는 몰랐습니다. 10일 만에 400만을 넘긴 영화 '변호인'은 단순한 영화 그 이상의 가치를 담고 있습니다. 한 사람의 생애를 담은 작품이 아니라, 잘못된 국가 권력에 분노하는 시민들의 이야기라는 점이 많은 이들에게 큰 감동으로 다가온 이유였습니다. 

 

현재 '변호인'은 400만을 훌쩍 넘어 500만도 내일이면 충분히 넘어설 것으로 보입니다. 시작한 첫 주보다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더욱 많은 관객들이 극장을 찾고 있다는 점에서 대단하기만 합니다. 현재의 분위기로 보면 천만을 넘어 그 이상을 기록하는 것도 이상하지 않아 보입니다.

 

30년이나 훌쩍 지난 과거의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많은 이들은 과거의 이야기라고 생각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마치 현재 우리에게 일어나고 있는 일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과거나 지금이나 달라진 것이 없는 이 황당한 상황은 그래서 더욱 많은 이들에게 극장을 찾을 수밖에 없는 이유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과거의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현재를 더욱 강렬하게 떠올리게 한다는 점에서 당황스럽기만 합니다.

 

주연배우로 나온 송강호가 한 해 2천만 관객을 동원한 배우로 등극하기도 했던 이 영화는 어느 한 사람의 이야기만은 아닙니다. 분명한 것은 故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그리움이 큰 이유로 작용하고 있음은 부정할 수는 없습니다. 고졸 대통령이라고 비난을 받고 가장 합리적인 국정을 이끌려 노력했던 그 분에 대한 많은 이들의 그리움은 당연했기 때문입니다. 더욱 지난 정권과 현 정권이 보여준 야만적인 모습은 점점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그분을 떠올리게 한다는 점에서 '변호인'에 대한 그리움은 그분에 대한 그리움과 많은 부분 일치해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그렇듯 이 영화는 단순히 특정한 한 분을 위한 영화도 그를 위한 영화도 아닙니다. 이 영화는 국가권력이 국민들을 부당하게 억압하는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었습니다. 국가권력이 잘못 발휘되면 얼마나 무서운 상황이 벌어지는지 '변호인'은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우리 일상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성공한 보수주의자인 주인공이 부당한 권력에 의해 범죄자로 전락한 선량한 시민들의 모습을 보면서 자신이 얼마나 자신만을 위해 살아왔는지 깨닫기 시작합니다. 그저 돈 잘 벌고 국가에서 하지 말라는 것은 하지 않고 사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며 살아온 인물입니다. 고졸이라는 낮은 학벌에 사시에 합격해 판사에서 시작해 학벌을 따지지 않는 변호사로 개업해 틈새시장을 공략해 큰 성공을 한 주인공은 그것만으로 충분했습니다.

 

학생들이 공부 안하고 데모를 하는 것이 그저 도련님들의 행복한 투정 정도로만 인식하는 모습은 현재 우리 주변의 보수적인 어른들의 인식과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그가 자신이 잘 가던 단골 국밥집 아들이 부당하게 끌려와 가혹한 행위까지 받은 모습을 보면서 그는 깨닫기 시작합니다. 자신만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산 삶이 행복한 삶은 아니었음을 그는 깨닫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국가를 전복하려는 무리라고 불리던 그들이 과연 국가 전복을 하려는 이들이었는지 의아하기만 합니다. 그리고 불온서적이라 불렸던 압수된 서적을 읽고 그는 돈 잘 버는 변호사가 아니라, 정의를 위해 앞장서는 변호사가 되기로 다짐합니다. 일반 서점에서 흔하게 살 수 있는 책들을 불온서적으로 엮어 간첩으로 몰아가는 이 지독한 국가권력에 맞서 당당하게 싸운 그의 모습은 변호사가 아닌, 변호인이었습니다.  

 

남들보다 편한 삶을 살 수 있는 기회를 버리고 스스로 인권 변호사가 된 그 남자의 모습은 이미 400만이 넘는 관객들을 울게 만들었습니다. 지독한 국가권력을 두려워하지 않고 홀로 맞서 싸우는 그의 모습은 우리 시대 찾고 싶은 진정한 변호인이기 때문입니다.

 

30년 전과 지금이 전혀 다르지 않다는 사실이 당황스럽기만 하는 많은 관객들은 그래서 더욱 서럽게 다가왔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찌된 세상이 30년 전과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는지 의아하니 말이지요. 과거로 다시 돌아가는데 6년이라는 시간 밖에 걸리지 않았다는 사실에 많은 국민들은 분노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분노는 400만이 아닌 천 만을 향해가고 있고, 그 이상의 국민들이 함께 공감하고 느낄 수밖에는 없을 겁니다. '변호인'이 400만을 넘어섰다는 것은 단순히 영화 스코어 이슈가 아닌 국민들이 느끼는 분노 게이지와 동급이라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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