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 12. 09:01

이미연 눈물 흘린 꽃보다 누나에 왜 많은 이들은 함께 눈물을 흘렸을까?

'꽃누나'의 마지막 여정지에서 이미연이 흘린 눈물로 연일 화제입니다. 그녀가 눈물을 보인 지점은 누구에게나 건넬 수 있는 덕담이었지만, 그 단순한 덕담이 이미연만이 아니라 시청자들 모두를 울린 것은 그 덕담이 덕담으로 머물지 않기 때문일 겁니다. 

 

크로아티아 두브로브니크에서 완벽에 가까운 자연 환경과 고풍스러운 도시에 취해있던 그들에게 찾아온 한국 여행객들. 그런 그들과 환하게 웃으며 서로 인사를 나누는 과정은 낯선 여행지에서 느낄 수 있는 작은 행복이었습니다. 이런 무리들과 조금 떨어진 곳에서 지긋이 이런 상황을 바라보던 여행객은 다른 이들이 다른 곳으로 향하는 동안 떠나지 않고 그 자리에서 이미연에게 다가갔습니다. 

 

이미연에게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듯 여행객은 웃으며 "기쁘고 행복하세요, 반드시 행복하셨으면 좋겠어요"라고 건네는 인사는 아무렇지도 않은 그저 그런 이사였지만, 이혼 후 슬럼프에 빠져 힘겨워하는 이미연에게는 너무가 큰 위로이자 힘이었습니다. 아무렇지도 않게 건네진 이 인사말에 주체할 수 없이 눈물이 쏟아지는 이미연에게 "행복"이라는 단어는 너무 간절하지만 그래서 잡기 어려운 그 무엇이었을 겁니다. 

 

청춘스타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최고의 여배우였던 이미연. 그녀도 세월의 무게를 이겨내지 못하고 이제는 40대 여배우가 되었습니다. 과거 화려했던 시절과 달리, 이제는 여자 주인공으로서 위치를 내려놓아야 하는 위기에 빠지며 그녀는 연기에 대한 고민만 더욱 깊어진 듯했습니다. 남편과 이혼한 후 더욱 심하게 찾아온 이런 현실적인 문제는 이미연에게 지독한 고독을 선사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여행을 시작하기 전부터 이미연에 대한 인상은 좋지 않았습니다. 그동안 흘러 다니던 많은 루머들과 그녀가 보여주었던 차가운 인상들, 그리고 우리 사회의 보이지 않는 차별까지 더해지며 돌싱이 된 그녀의 여행은 시청자들의 환영이 아닌 의심이 함께 하는 여정이었습니다. 

 

여행을 떠나는 여배우들 중에서는 막내인 이미연은 하지만 여행이 시작되면서 그동안의 수많은 편견들을 스스로 깨트리기 시작했습니다.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서 짐꾼이자 가이드 역할을 맡은 이승기를 돕는 이미연은 "차라리 나를 형이라고 불러"라고 말 할 정도로 소탈하고 쿨 한 모습으로 시청자들에게 다가왔습니다. 새침때기에 도도할 것만 같았던 이미연은 존재하지 않고 마치 친근한 동네 형과도 같은 모습으로 모두에게 다가가는 그녀는 너무나 새로웠습니다.

 

소문이란 우리만 듣는 것이 아니라 같은 직업을 가진 여배우들에게도 자연스럽게 전해질 수밖에 없는 문제였을 겁니다. 그리고 그런 조합 속에서 여행을 함께 한다는 것은 서로에게도 부담스러운 문제이기도 했을 겁니다. 그런 현실적인 문제 속에서도 노력하는 이에게 마음이 쏠리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겁니다.

 

 

만나기 전에 구축되었던 수많은 이야기들의 성은 함께 여행을 하면서 모두 사라질 수밖에 없었으니 말이지요. 안간힘을 다해 노력하는 이미연의 모습은 그래서 더욱 안쓰럽기도 하고 대단해 보이기도 했습니다. 사력을 다해 자신이 해야만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그녀에게서 시중에 떠도는 소문은 그저 과거의 이야기이거나, 꾸며낸 일상의 그 무엇일 뿐이었습니다.

 

비록 방송을 통해 만들어진 여행이지만 그 안에서 움직이며 낯선 여행지를 다니는 그들에게는 방송과 현실을 오갔을 듯합니다. 방송을 위한 상황들을 만들기도 했지만, 솔직한 자신을 드러내는 과정들도 함께 보여 졌으니 말이지요. 여행을 함께 한 4명의 꽃누나들과 한 명의 짐꾼까지 모두 이번 여행을 통해 새로운 자아를 발견하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에서 분명 '꽃누나'는 단순한 여행 버라이어티 그 이상을 보여주었습니다.

 

김희애가 흘리는 눈물 속에서 따뜻함을 발견하고, 그저 세상 모든 이치를 깨달은 듯한 윤여정의 소탈하면서도 인생에 대한 이야기는 시청자들에게도 큰 감동으로 다가왔습니다. 암과 투병을 하며 힘겹게 살았던 김자옥에게 이번 여행은 그녀를 다시 살려낸 값진 경험이었습니다. 낯선 크로아티아의 시장에서 낯선 음악을 들으며 흥에 겨워 춤을 추던 김자옥의 모습에서는 삶에 대한 희열이 가득했습니다. 죽음을 진지하게 생각해야만 했던 한 여성이 느끼는 삶에 대한 축복이 그 춤에 모두 녹아들어 있었다는 점에서 중요한 대목이었습니다.

 

 

서로의 소소한 일상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 따뜻한 시선으로 이미연을 바라보던 김자옥이 대뜸 "너가 행복했으면 좋겠어"라고 건네는 말에 눈물을 흘리던 이미연의 모습은 안쓰럽기까지 했습니다. 그저 서로를 알기만 하고 함께 여행을 하는 등의 교류가 없었던 그들이 짧은 여행을 통해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에서 나온 마음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더욱 큰 울림으로 다가왔을 듯합니다.

 

깁자옥의 그런 덕담에도 눈물을 흘렸던 이미연은 관광객이 건넨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덕담에 하염없는 눈물을 보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 이미연에게 화이팅을 하자며 힘을 주는 김자옥과 어느새 환하게 웃으며 행복해지려 노력하는 이미연의 모습은 시청자들마저 뭉클하게 만들었습니다.

 

이미연을 울린 행복이라는 단어는 어쩌면 우리가 가장 듣고 싶은 단어이기도 할 겁니다. 행복해지고 싶지만 결코 행복해지기 어려운 현실 속에서 그 행복이라는 단어는 더욱 지독한 감정으로 다가올 수밖에는 없었으니 말이지요. 이미연의 눈물에 많은 이들이 공감을 하고 관심을 가지는 것은 어쩌면 모두가 그런 행복에 목말라있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여배우로서 삶을 살아가며 겪을 수밖에 없는 힘겨운 시간들. 그런 힘겨운 상황에 훌쩍 떠난 여배우들과의 여행에서 이미연이 어떤 느낌을 받고 돌아왔을지 알 수는 없지만, 그녀의 뜨거운 눈물에 그녀가 가슴에 품고 있었던 많은 고통과 아픔이 담겨져 있었음은 분명해 보입니다.

 

누구보다 스태프들을 먼저 챙기고, 선배들에게 살갑게 다가가며 이런 인연은 여행이 끝난 후에도 영원히 지속될 수 있기를 바란다는 이미연의 바람 속에 간절한 행복이라는 단어가 숨겨져 있었습니다. 누구보다 행복해지고 싶었지만, 행복할 수 없었던 이미연에게서 우리의 모습을 발견한 많은 시청자들 역시 그녀의 눈물처럼 눈물을 흘렸고, 그녀의 바람처럼 행복해지를 바라고 있었습니다. 이미연의 눈물 속에는 우리의 눈물도 함께 담겨져 있었다는 점에서 큰 울림 그 이상으로 다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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