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 19. 11:01

이미연 셀프디스에 담긴 오해와 진실 이미연의 재발견이 반갑다

이미연에 대한 관심은 방송이 끝난 후에도 여전합니다. '꽃누나'를 통해 가장 큰 변화를 가져오게 한 것은 이승기가 다른 꽃누나가 아닌 상대적으로 열악한 상황에 처해있던 이미연일 수밖에 없었기 때문입니다. 가장 기대할 수 없었던 이가 여행을 통해 솔직해지는 순간 많은 이들은 이미연을 다시 보게 되었으니 말입니다. 

 

 

이미연의 셀프디스에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그녀의 솔직함에 근거합니다. 그녀의 솔직한 그 고백에는 자신을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그 대중의 시선에는 자신의 의도와 상관없이 만들어진 자신과 다른 이미연이 존재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녀의 셀프디스는 분명 흥미롭고 증요하게 다가옵니다.

 

'명성황후'라는 드라마에서 명성황후 역을 맡아 열연하던 이미연은 100회로 마무리하기로 했던 드라마가 130회로 연장하면서 중간에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이후 최명길이 급하게 명성황후 역할을 대신하면서 드라마는 마무리되었지만, 이미연에 대한 소문들은 수많은 진실과 오해를 만들어내기 시작했습니다.

 

이미연이라는 배우를 최고로 만든 드라마가 곧 그녀를 최악의 존재감을 만드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미연의 셀프디시의 정체와 의미를 알기 위해서는 그 드라마와 관련된 진실일 겁니다. 왜 그녀는 30회가 연장된 드라마에 출연하지 않았는지 알게 되면 그녀의 셀프디스가 무슨 의미를 가지는지 확인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집에 가면 안 되나? 복통 일으켜서 집에 갔다고 하면 안 되나?"

"내가 그렇게 그만두면 '쟤 명성황후 때도 그만두더니 또 그런다. 성격 나온다' 할 거 같다"


'꽃누나'의 마지막 회에서 이미연은 여행에 대한 설렘과 두려움을 표현하는 과정에서 스스로를 디스하는 행위를 했습니다. 두려움에 장난처럼 복통이야기를 하며 집으로 돌아가게 되면 안 되겠지? 라는 표현을 웃으며 표현했던 이미연은 곧 자신을 힘겹게 했던 '명성황후'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당시의 문제를 이미연의 성격 정도로만 폄하한 현실에 대한 그녀의 솔직한 고백이었습니다. 

 

 

100회로 예정되었던 드라마가 갑자기 130회로 연장이 되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시청률이 그만큼 높게 나왔고 이런 시청률을 그대로 가져가기 위한 방송국의 꼼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시청률이 곧 광고 판매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방송사의 수익으로 직결된다는 점에서 잘 나가는 드라마의 경우 연장이 일상이 된 이유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이미연의 경우 명성황후로 당대 최고의 배우로 인정받고 큰 인기를 얻은 만큼 연장에 반대할 이유는 없었을 수도 있습니다. 그녀는 출연하는 만큼 수익도 크게 올라가기 때문에 마음만 먹는다면 인기와 수익이 모두 보장된 두 마리 토끼라는 점에서 마다할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이미연을 제외하고 모든 배우들이 연장에 합의하고 연장 방송이 되었다는 점에서도 이미연의 선택은 의외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당시에는 이미연의 소속사에서 출연료를 더욱 높게 받기 위해 의도적으로 연장 반대를 하고 있다는 악성 루머들이 많았습니다. 돈을 위해 시청자들이 사랑하고 원하는 방송이 중단된다는 식의 루머들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입니다. 결과적으로 그런 루머들이 양산되었던 근원지는 방송사로 볼 수밖에는 없습니다. 자신들의 돈벌이를 위해 연장 방송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주인공인 이미연이 반대하는 상황은 황당했을 테니 말이지요.

 

"'명성황후'가 100회라고 생각해 전력질주 했는데 30회 연장을 수락한다면 그 이후 최선을 다하지 못했을 것이다. 드라마 연장은 가지가 붙어 지루해질 수밖에 없다. 페이스 조절로 하차를 결심했다"

논란으로 인해 큰 상처를 받을 수밖에 없었던 이미연은 시간이 흐른 후 '무릎팍도사'에 출연해 당시의 상황을 담담하게 고백했습니다. 100회라고 생각해 전력질주를 했는데 연장되면 자신이 최선을 다할 수 없어 수락할 수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기본적으로 예정된 회차를 넘기는 순간 드라마의 재미는 반감되고 완성도 역시 하락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이미연의 선택은 정당했습니다. 그리고 그녀가 연장을 반대한 이유가 시중에 떠돌던 출연료 문제가 아니라는 점 역시도 분명했습니다. 스스로 페이스를 정하고 드라마에 몰입하는 상황에서 자신의 모든 에너지를 100회 맞춰 쏟아냈는데, 어느날 갑자기 30회를 더 하라고 한다면 이는 마라톤을 완주한 선수에게 반절을 더 돌라고 강요하는 것과 다름없을 겁니다.


이미연이 '명성황후' 연장에 참여하지 않은 것은 현명한 선택이었고, 당연한 권리 주장이었다고 봅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그녀의 이런 선택은 대중들에게 고집만 세고 돈만 밝히는 못된 여배우라는 인식으로 자리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인식은 상당히 오랜 기간 이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혼 후 재혼해서 잘 사는 과거의 남편과 홀로 지내며 온갖 비난을 받아야 했던 이미연의 삶은 대조적일 수밖에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이미연이 '꽃누나'에 참가한다는 사실을 부정적으로 보는 이들이 많았습니다. 우려의 시선은 그런 수많은 오해들이 만든 현실 속에서 이미연이라는 인물에 대한 거부감이 크게 좌우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방송을 통해 그녀의 솔직함이 모두 드러나는 순간 많은 이들은 우리가 알고 있고, 그렇게 믿으려 했던 이미연은 잘못된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했습니다.

 

 

누구보다 다정하고 눈물이 많았던 이미연은 사람과의 관계를 누구보다 소중하게 여기는 인물이었습니다. 개인의 성격이란 어쩔 수 없지만 남성스러운 그런 모습 속에 진솔하고 다정함이 숨겨져 있었던 이미연을 재발견은 그래서 '꽃누나'에서 건진 최고의 성과이기도 했습니다.

 

그녀가 스스로 방송에서 셀프디스를 하는 것은 어쩌면 그녀가 그동안 받아왔던 억울할 수밖에 없었던 수많은 곡해들에 대한 한풀이였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자신과 달리 대중이 자신을 인식하는 것은 너무나 큰 경계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런 좁혀질 수 없어 보였던 경계는 방송을 통해 많은 부분 좁혀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녀의 시종일관 일관된 모습 속에서 그녀의 진정성을 처음으로 느낀 이들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함께 여행을 하던 김희애마저 선입견이라는 말로 시중에 떠도는 이야기로 이미연을 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말을 한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일 겁니다. 모두가 이미연의 진정한 속마음을 알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녀와의 여행이 부담으로 작용했습니다. 하지만 직접 그녀와 여행을 하면서 그들이 느낀 감정은 선입견이 얼마나 무섭고 무의미한 것인지에 대한 깨달음이었습니다. 

 

 

 

누구보다 여리고 잔정이 많았던 이미연. 그녀의 저돌적이면서도 숨기는 것 없이 솔직하게 자신의 모든 것을 내보이는 모습은 '꽃누나'가 찾게 해준 이미연의 솔직한 본모습이었습니다. 과거의 아픔과 고통을 벗어던지고 이제는 윤여정이 여행 중 했던 것처럼 새롭게 연기자 이미연으로 돌아올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누구보다 행복해지고 싶었던 그녀가 정말 행복해지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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