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2. 8. 13:24

왕가네 종방연 화룡점정인 KBS 사장의 착한 드라마 드립이 황당한 이유

막장 중의 막장이라 불리던 '왕가네 식구들'이 종방연을 가졌다고 합니다. 막장의 끝이 무엇인지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던 그들이 결과적으로 막장의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마무리되었습니다. 막장이어도 시청률만 좋으면 그만이라는 막장스러운 상황은 그래서 더욱 막장스럽기만 합니다. 

 

 

'왕가네 식구들'이 40%의 시청률을 넘기며 관심을 받은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시청률이 곧 좋은 드라마라는 관계가 성립되지는 않는다는 사실 역시 당연합니다. 시청률이 좋으면 좋은 드라마라면 모든 기준은 그저 몇몇 표준으로 잡는 시청률이 모든 평가의 기준이 될 수밖에는 없을 테니 말입니다.

 

막장으로 유명했던 문영남 작가는 지난 연말 시상식에서 상도 받으며 환호를 보내기도 했습니다. 그런 그들의 자축연에 많은 시청자들이 분노하고 있었다는 사실도 잊은 채 그들에게는 오직 시청률이 보여주는 가치만이 존재할 뿐이었습니다. 막장이어도 그저 시청률만 좋으면 최고의 작가 대접을 받는 이 시장 논리는 결과적으로 보다 더욱 강렬한 막장을 요구할 수밖에는 없어 보입니다.

 

작가가 자신의 작품에 대해 스스로 만족하고 즐거워하는 것은 개인의 문제로 치부할 수 있을 겁니다. 막장이라는 비난을 받아도 시청률만 좋으면 행복해하는 배우들 역시 그들의 그릇이 그 정도 밖에는 안 된다고 할 수 있을 겁니다. '오로라 공주'와 함께 최악의 막장 싸움을 벌인 '왕가네 식구들'은 공교롭게도 모두 막장이어서 좋은 시청률을 보인 공통점도 존재합니다. 무자비한 학살을 감행했던 '오로라 공주'와 달리, 일상적이지 않은 삶을 보여준다고 해도 죽이지 않았으니 막장은 아니다라고 위안을 삼는지 알 수는 없지만 막장에 지친 많은 시청자들에게는 한심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왕가네 식구들'은 막장 없는 좋은 드라마"

"요즘 수신료 문제로 많은 분들을 만나면서 '왕가네 식구들' 얘기를 많이 한다. 막장 없이 할머니, 아버지, 자식들 3대를 아우르는 훈훈한 이야기로 시청률도 50%를 넘보고 있어 수신료의 가치를 전하는 대표적인 드라마라고 생각한다. 이런 좋은 드라마를 계속 만들기 위해 수신료를 인상에 힘쓸 것이다"

"주말엔 저녁을 일찍 먹고 '왕가네 식구들'을 빼놓지 않고 챙겨봤다. 떠난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허전하다"

막장 중의 막장으로 비난이 쏟아진 상황에서 재미있게도 KBS 길환영 사장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은 듯합니다. 자사 드라마인 '왕가네 식구들'은 막장 없는 좋은 드라마라고 평가했습니다. 아무리 효자 상품이라 기특하다고는 하지만 공영방송의 사장이라는 자가 시청자들을 능욕하듯 막장을 막장 없는 좋은 드라마라고 찬양하는 모습은 황당하기만 합니다.

 

도대체 어떤 의미에서 이 드라마가 막장이 아닌 착한 드라마라고 추겨 세우는 것인지 이해할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막장 없이 3대를 아우르는 훈훈한 이야기라는 대목에서는 기가 찰 노릇입니다. 막장도 이런 막장이 없는 상황에서 3대가 훈훈한 삶을 살아가는 이야기라는 드립은 누구를 위한 것인지 당황스럽습니다.

 

 

 

상상을 초월하는 처월드와 답 없는 바람, 말도 안 되는 관계의 파격 등 시청자들의 소감을 한 줄이라도 읽었다면 사장이라는 자가 이런 막말을 쏟아낼 수는 없을 겁니다. 더욱 가관은 수신료 가치를 전하는 대표적인 드라마고 생각한다는 점에서도 경악스럽게 합니다.

 

1억이 넘는 연봉을 받으며 수신료를 높인다는 그들에게 대중들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이런 황당한 상황을 수신료를 올리는 이유라고 이야기하는 KBS 사장은 정상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막장을 막장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은 이보다 더한 막장도 곧 방송될 것이라고 예고하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그저 시청률만 좋으면 막장도 좋은 드라마라는 인식이 문제라는 사실을 사장이 모르고 있다는 사실이 문제입니다.

 

욕하면서 보는 드라마라는 막장 드라마가 조금은 잠잠하더니 다시 '오로라 공주'를 시작으로 '왕가네 식구들'로 정점을 찍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드라마가 끝나는 시점 두 방송사에서 보인 막장 드라마에 대한 찬사는 듣는 이들을 황당하게 할 정도였습니다. '왕가네 식구들' 종방연에 사장이 밝힌 착한 드라마 드립은 왜 우리가 KBS 수신료 인상을 막고 싶은 이유이기도 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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