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2. 9. 09:51

무한도전 탐정특집 표창원은 왜 유재석에게 호통을 쳤을까?

9년차가 된 무한도전은 역시 명불허전이었습니다. 예능에서 말도 안 되는 탐정 놀이를 한다고 나선 그들이 과연 어떤 모습을 보일지 궁금했던 이들에게 이번 방송은 대단함으로 다가왔을 듯합니다. 예능에서도 탐정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무도는 확실하게 보여주었기 때문입니다. 

 

 

프로파일러로서 탁월한 능력을 보여주었던 표창원 교수까지 초대되어 무도 멤버들의 탐정되기에 적극적인 상황은 재미있었습니다. 단순히 재미를 위한 흉내 내기가 아니라 최대한 기본적인 사고가 가능하도록 노력하는 무도의 준비 과정은 대단함 그 이상이었습니다.

 

무한도전은 그동안 다양한 형태의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았습니다. 황소와 줄다리기를 시작으로 지하철과 달리기 대결을 벌이는 등 말도 안 되는 도전마저 해냈던 그들은 나이가 들면서 체력으로 하는 대결보다는 머리를 쓰는 도전들을 많이 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프로 레슬러가 되는 등 여전히 엄청난 체력을 요하는 도전도 이어지기는 했지만, 무한도전을 더욱 흥미롭게 만드는 이유는 추격전이라고 불리는 무도 특유의 재미가 존재했기 때문입니다.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담고 있는 무한도전의 추격전은 명불허전입니다. 그 누구도 근접할 수 없는 무한도전의 추격전은 하나의 상품으로 기록되어도 좋을 정도로 탁월한 재미를 보여주었기 때문입니다. 이런 무한도전에 새로운 전설 하나가 추가되었습니다. 바로 탐정이 된 무한도전이 바로 그들입니다.

 

추격전이 말 그대로 어설픈 추리력을 동원하는 심리전이었다면 탐정 아카데미를 통해 추리력 교육은 그들에게 날개를 달아주는 과정이었습니다. 추리라는 것이 무엇이고 어떤 방식으로 추리를 하는 것이 합리적인지 배운 이번 특집은 이후 무도가 만들어갈 추격전으로 보다 섬세하고 정교하게 해줄 수도 있다는 점에서 반가웠습니다. 물론 무도 멤버들이 탐정이 되어 사건을 풀어가는 과정 역시 기대되지만 말이지요.

 

 

국내에서 가장 유명한 프로파일러인 표창원 교수는 다양한 방식으로 무도 멤버들에게 추리란 무엇인지를 교육했습니다. 강의를 하는 도중 갑작스럽게 스태프가 등장하고 그런 그를 그대로 묘사하는 과정은 흥미로웠지요. 무도 멤버들의 눈썰미가 얼마나 뛰어난지를 확인하는 형식이라는 점에서 시청자들마저 함께 무도 멤버가 되어 갑작스럽게 등장한 남자를 떠올리기에 여념이 없었습니다.

 

미국에서 마약 공급자에 의해 살해당한 여성의 사건을 추리하는 과정 역시 흥미로웠습니다. 무대 위에 놓여진 증거들만 가지고 사건의 정체를 파악해가는 과정은 단순히 무한도전 멤버들을 위한 것만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증거들을 통해 추론을 하며 사건의 본질을 파악해가는 과정은 무도 멤버들만이 아니라 시청자들마저 탐정으로 만드는 과정이었다는 점에서 최고였습니다.

 

손이 묶인 채 큰 저항도 하지 못하고 죽은 여성의 실체를 알게 되면서 그 증거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 수 있게 되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재미있었습니다. 이런 과정들을 통해 여관방 여성 살인사건을 무도 멤버들이 역할극을 통해 범인을 찾아가는 과정은 탐정 소설을 읽는 듯 흥미로웠습니다.

 

 

제비뽑기를 통해 탐정과 유력한 범인들로 나뉘어 상황극을 펼치는 무도 멤버들로 인해 시청자들마저 노트를 펼치고 범인 찾기에 몰두할 수밖에 없었다는 사실은 재미있었습니다. 누가 새벽에 여성을 죽였는지에 대한 추리는 마치 정교한 추리 소설을 읽는 듯 흥미로웠습니다. 죽은 여성이 있고, 그 사건에 연루된 이들의 알리바이들을 듣는 과정에서 결정적인 힌트들은 범인이 누구인지 지목해주고 있었습니다. 이런 증거들을 따라 범인들을 찾아가는 과정은 이번 무도 탐정 특집의 백미였습니다.

 

범인을 찾게되면 당연하고 쉽게 이해할 수 있지만 추리를 하는 과정은 그 무엇보다 복잡하고 어렵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하게 해주기도 했습니다. 단순하게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에서의 재미만이 아니라 표창원 교수가 출연해서 보여준 추리 교실은 시청자들 모두 만족할 수밖에는 없었기 때문입니다.

 

몇몇이 표창원 교수의 출연을 비난하기는 하지만 대다수의 시청자들은 그의 등장에 환호를 보냈습니다. 평생 프로파일러로서 살아왔던 그의 출연은 당연했기 때문입니다. 그만한 범죄 심리학자가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 무도가 진정한 탐정이 되기 위해 표창원 교수만한 인물은 없었기 때문이지요. 이런 표 교수의 능력은 각 수업에서의 냉철함만은 아니었습니다.

 

 

초반 갑작스럽게 등장하고 사라진 인물의 인상착의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제대로 하지 못하는 유재석에게 "엉뚱한 사람 범인 만든거야" 라고 호통치는 모습은 대단했습니다. 그 누구도 유재석에게 큰소리조차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표창원 교수의 호통은 정준하를 환하게 웃게 만들었으니 말이지요. 단순히 유재석에게 큰소리를 쳤다는 것이 중요한게 아니라 사건을 풀어가고 진실을 밝히는 과정은 그저 재미로 할 수 없다는 사실을 확실하게 보여줬다는 점에서 표 교수의 유재석 호통은 당연하고 효과적이었습니다.

 

유재석에게마저 호통을 치는 상황에서 다른 이들의 집중력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었다는 점에서 표 교수는 확실한 교수법을 보여준 셈이니 말이지요. 완벽하게 상황을 주도하며 탐정 아카데미를 이끈 표 교수로 인해 시청자들 중 일부는 탐정이 되고 싶다는 욕망을 느끼는 이들도 있을 듯합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탐정 자체가 불법이라는 점은 아쉬움으로 다가올지도 모르겠네요.

 

표 교수의 탐정 아카데미를 마치고, 실제 탐정이 되어 모여 추리를 해보는 과정도 재미있었습니다. 멤버들과 잘 모르는 새로운 스태프를 추론하는 과정에서 정형돈의 추리는 대단했습니다. 설날 보너스로 점퍼를 사 입었다는 추리는 정확했으니 말이지요. 이런 추리들을 통해 그들이 실제 사건을 추리해가는 과정은 다음으로 미뤄졌습니다. 다음 주는 소치 올림픽으로 인해 하루 쉬게 된다는 사실이 아쉽기만 합니다. 탐정이라는 새로운 소재를 예능으로 끄집어 들여 하나의 장르로 구축해낸 무한도전은 역시 최고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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