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2. 12. 07:06

김현중 어떻게 외면 받던 배우에서 기다리게 하는 배우가 되었나?

미운 오리 새끼라는 동화가 있습니다. 그 동화는 오리가 곧 백조였었다는 반전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김현중을 떠올리게 합니다. 뛰어난 존재감으로 아시아에서 사랑받는 스타이지만 그가 도전하고 있는 드라마는 김현중이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는 모습이었습니다. 

 

 

그의 대표작이 된 데뷔작인 '꽃보다 남자'에 갇힌 채 더 이상 성장을 하지 못하는 김현중의 모습은 안타깝기만 했습니다. 분명 대단한 존재감을 지니고 있는 그가 왜 드라마 연기는 안 되는지 속상할 정도였습니다. 가수로 시작해 연기를 병행하는 이들이 연기력 논란에 휩싸이는 것은 자연스럽습니다. 김현중만이 아니라 많은 스타들이 그 통곡의 벽에서 울어야 하는 경우들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김현중 스스로도 느낀 연기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음을 부정할 수도 없습니다. SS501로 최고의 존재감을 보였던 그는 '꽃남'으로 화려하게 데뷔해 최고의 스타 반열에 올라섰습니다. 하지만 그의 부침은 SS501의 해체와 함께 후속작의 몰락으로 생각보다 깊은 수렁에 빠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2005년 '사랑도 리필이 되나요'를 그의 데뷔작으로 보기 어렵다는 점에서 김현중 연기의 시작은 2009년 '꽃보다 남자'라고 해야 할 겁니다.

 

문제는 김현중의 데뷔작이 곧 대표작이라는 사실은 굴욕일 수밖에 없습니다. 한 작품에 출연하고 연기를 접었다면 모를까 꾸준하게 연기자로서의 활동도 병행하는 그에게 이는 굴욕 그 이상인 말이지요. '장난스런 키스'가 최악의 시청률과 함께 연기자 김현중에게 굴욕적인 연기력 논란까지 더해지면서 김현중에게 연기는 너무 먼 이야기로 다가왔습니다.

 

 

보이 그룹으로서 김현중이 아닌 솔로 가수와 연기자라는 역할을 수행하는 김수현은 키이스트로 자리를 옮기고 절치부심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자신의 대표작이 '꽃보다 남자'로 굳어져서는 안 된다는 점에서 그의 변신은 그래서 대단하게 다가왔습니다. 해외 촬영까지 했지만 제작이 무산되어버린 '도시정벌'이 김현중의 마음을 읽을 수 있게 해주는 대목이었습니다.

 

그동안 부드럽고 사랑스러운 꽃남의 이미지로 굳어져 있던 자신을 버리고 새로운 존재감을 보여주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바로 '도시정벌'에 가득 담겨져 있었기 때문입니다. 만화를 원작으로 한 '도시정벌'은 자신의 가족을 파멸로 몰아넣은 절대악에 맞서 싸우는 과정을 담고 있는 이 작품에서 주인공인 백미르 역으로 출연했던 김현중은 스스로 완벽한 변신을 꿈꾸었습니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외부의 문제로 드라마 제작이 무산되며 안타까운 상황에서 김현중에게는 새로운 제안이 들어왔습니다. '감격시대'는 결과적으로 '도시정벌'에 대한 아쉬움을 털어버리기에 충분한 작품이 되었습니다. 1930년대 주먹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그동안 꽃남자로서의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싶었던 김현중에게는 딱 이었기 때문입니다.

 

 

지금이야 웃으면서 이야기를 할 수 있지만, 드라마가 시작되기 전 김현중의 부담감은 클 수밖에 없었습니다. 기대했던 전작이 2%라는 최악의 시청률을 기록한 상황에서 자신이 그 부진을 만회해야 한다는 사실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부담이었을 겁니다. 김현중 스스로도 굴욕의 시청률을 경험했었다는 점에서 '감격시대'가 좋은 시청률을 기록하지 못한다면 그 모든 것이 김현중에게 화살이 쏟아질 수도 있다는 점에서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김현중의 불안과 달리, 시청자들은 냉철했습니다. 드라마가 재미없었다면 2%의 시청률을 만회하지는 못했을 겁니다. 하지만, 그런 불안은 첫 등장부터 화끈하게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김현중에 의해 기분 좋게 깨졌습니다. 그동안 알고 있던 김현중이 아닌 새로운 김현중은 자신의 모든 것을 던져 진정한 연기자로 거듭나기 시작했습니다.

 

한때 시청자들에게 외면 받던 김현중이 이제는 그가 등장하기를 기다리게 되는 배우로 변했습니다. 물론 장르의 선택과 이야기의 힘도 중요하지만, 김현중의 연기 변신에 대한 지독한 갈증과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결과였습니다. 스스로 노력하지 않았다면 그저 얻어질 수 없다는 점에서 김현중의 노력이 만든 '감격시대'의 성공은 김현중의 성공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모두가 기대하게 만드는 존재로 성장한 김현중이 보다 사랑받는 연기자로 거듭나는 계기가 '감격시대'부터 시작되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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